함께의 효과

노연주 부편집장/고고학과

  #영미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온 국민의 마음속에 남은 단어이다. 한국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은 경북 의성에서 어릴적부터 함께 지내온 친구이자 가족이라는 스토리를 지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올림픽이 끝난 지금도 ‘영미’라는 단어는 아쉬웠던 올림픽의 여운을 간직하고 있다. 많은 경기와 선수들 중에서도 국민들이 ‘영미’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 일까. 그들은 컬링 불모지 한국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냈다. 그들이 보여준 놀라운 팀워크와 실력은 은메달과 많은 감동을 국민들에게 가져다주었다.

#보름
영미를 떠올리자면 보름 또한 잊을 수가 없다. ‘누구의 문제다’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그 결과가 안타깝다. 김보름 선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기록을 신경쓰느라 미처 뒤의 선수를 챙기지 못했다는 말을 전했다. 선두로서 뒤를 신경쓰지 못했다는 김보름 선수의 말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이기에 선뜻 비난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수 많은 경쟁에서 목표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갈 때, 뒤에서 힘들다고 외치는 누군가를 외면한 적이 없다고 그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적어도 이 글을 쓰는 기자는 팀워크의 중요성과 의미를 깨달았음에도 명백히 부정할 자신이 없다.
  혼밥, 혼술, 혼영. 혼자하는 문화가 익숙한 현대인들은 여러사람들이 함께 해야만하는 활동을 꺼리기도 한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 당연시 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혹여나 남을 위했던 행동 하나가 나에게 피해로 돌아오지는 않을까 전전긍긍 하기도 한다. 그 결과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해야하는 학생회나 동아리 등 대학 내 많은 조직이 위태로운 현실이다. 구성원이 원동력이 되는 단체에서 구성원의 부재와 무관심은 조직에게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기자 또한 충대신문이라는 단체의 일원이 아니었다면 ‘함께’의 소중함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고, 서로를 토닥이며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것이 기자가 생각하는 ‘팀워크’다.

  편집마감을 마무리하고 기자들과 함께 내려가는 새벽길에 바라본 음력 정월 대보름달은 구름과 함께 어우러져 환히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길을 내려가는 중에도 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나눴다. 이번 편집국을 시작할 때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다. 2년 동안 누구보다 바쁘게 활동했지만, 국장단으로서 능력과 자질에 대해 스스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망치고 싶었고 숨고 싶었다. 하지만 몇 남지 않은 입사 동기와 힘을 모아 앞으로의 충대신문을 함께 이끌어나가기로 했다. 함께 신문을 제작중인 지금은 작년보다 좀 더 수월하게 일을 헤쳐나가고 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과 부족한 능력은 다른 동료 기자가 채워줬고, 다른 기자가 힘든 일은 또 다른 동료기자가 채워주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 좋은 신문이 되고자하는 충대신문 편집국의 목표로 이어지고 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지금의 마음 또한 무뎌질테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의미를 되새기며 앞으로의 1년간 충대신문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다. 나아가 충남대 학우들을 위한 더 나은 신문을 만들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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