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우들은 ‘궁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단지 자고 먹고, 술과 노래방을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인 곳인가? 아니면 내가 잠시 머무를 뿐이라는 생각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일까?
궁동은 대학로이며 대학문화이고, 또 하나의 대학생활이다. 마찬가지로  좀더 나은 대학로는 그만큼 나의 대학생활을 풍요롭게 한다. 어느 대학교에 가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면, 어느 대학로에 사느냐도 중요한 결정인 것이다.
이번호 신문에서는 좀 더 나은 대학로를 위해 필요한 대안들을 모색해 보았다.                                                                               <편집자 주>

 

사회∥ 대학로로서 궁동의 모습은 어떠한가.
박광민(이하 박)∥ 대학로라 하면 소비 중심의 일반 상업 공간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김선건(이하 김)∥ 궁동은 대학로, 대학촌으로서의 성격으로는 부족함이 많다. 궁동은 문화적인 생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단지 술집, 음식점, 피씨방, 비디오방, 당구장 등등 지극히 소비 중심적인 공간들만이 가득하다. 영화관이나 전시 공간은 물론이며 서점이나 책방도 없다.
박∥ 3년 전만 하더라도 영화 상영 공간이나, 밴드가 공연할 수 있는 장소, 재즈 카페 등이 존재했었다. 또 나름대로의 지향을 갖고 있는 서점도 있었다. 학생들이 활용하고 이용하려는 요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들이 없어지게 되었다.
김∥ 궁동에 대한 주인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누가 주인이 되어야 하는가 생각한다면 주 소비층이 되는 충대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주인 의식을 갖고 어떤 공간을 원하는 가를 분명하게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도경주(이하 도)∥ 주인이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궁동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취생들로 타 지역 학생들이다. 이들은 궁동을 잠시 머물다 떠나야 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조금 불편한 점이 있어도 필요한 것이 있어도 주도적으로 요구하려는 생각을 좀처럼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는 현실적인 계획이 나올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요구가 선차적으로 따라야 가능할 것이다.
김∥ 궁동의 문화는 대학 문화와 관련이 있다. 요즈음의 우리 대학 문화는 점차 소비적이고 개인주의화 되어 가고 있다. 공동체적인 문화는 사라져 가고 있다.
사회∥ 궁동 이야기가 대학 문화와 연관되는 것 같다.
박∥ 정심화국제문화 회관이 척도가 될 수 있다. 주로 하는 공연들을 보면 주로, 돈 되는 상업적 공연이 대세적이다. 지금의 대학 축제도 대학 문화로써의 정체성을 투영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궁동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무리일 수 있다.
김∥ 궁동을 변화시키려면 충대 내부의 문화 환경을 같이 변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어찌 보면 대학 문화가 굉장히 황폐화 되어 있는 상황이다. 궁동과 대학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궁동 문화의 성격은 충대 문화에 의해서 규정된다. 스스로의 진지한 반성,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권리는 스스로 찾아내고 외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복지뿐만 아니라 우리는 문화 권리도 가지고 있다. 요구해야 한다.
도∥ 학생들이 수동적인 면은 있으나 분명히 욕구나 의지는 가지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한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 축제도 학생들의 요구, 여론을 반영한 형태로 진행되어야 하나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의 다양한 여론을 한곳으로 이끌어 내 주지를 못한다. 학생들의 요구와 수요가 먼저 있은 다음 자치기구나 공연 주체 등에서 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박∥ 충대에는 많은 공연 팀들이 있다. 상당한 실력을 갖춘 밴드들도 많다. 기존에 있는 요소들을 활용해야 한다. 다만 관객이나 공연 주체들이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도∥ 학생들이 궁동에 나와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잘 못한다. 궁동을 대학로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학로다운 대학로, 대학로 하면 자유롭게 뭔가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 궁동 거리 문화제의 평가는.
김∥ 작년에 처음으로 시도된 거리 축제의 의미는 크다. ‘압구궁동’이라 불리며 소비 중심의 향락 문화로 대변되던 궁동이 그 이미지에서 탈피 중이다. 차 없는 거리 또한 실시 계획을 갖고 있는 등 대학촌으로 만들어 갈 여건들은 전 보다 나아졌다. 어떤 궁동을 원하는 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작년에는 사회학과 학생들 위주로 준비 되었고, 참여 인원이 적었다.
박∥ 지난 번 행사의 큰 소득은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경험을 얻은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공연자들도 대단히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궁동이 대학로이며, 문화 공연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고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도∥ 외국인들 같은 경우 아무 거리낌 없이 행사와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지만 우리 학생들은 머뭇거리고 어색해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도 분명 문화적인 욕구는 갖고 있다.
박∥ 지난번 거리 문화제에서의 중앙 풍물패의 길놀이 등은 궁동 주민들에게 굉장히 신기한 볼거리가 되었다. 대학 안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풍물이지만 그것이 궁동에서는 신기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인디 밴드들보다 더 많은 호응을 얻었다.
크게 많은 연습과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이미 대학 내에서 하고 있었던 것들, 즐겨 하던 것들을 자연스레 공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리 문화제도 이러한 형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김∥ 캠퍼스를 벗어나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대학 축제가 성공하려면 지역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사회∥ 그 외에 진전되어야 하는 부분은.
도∥ 대학로라면 주민들과 어울리는 공간이 되어야 함에도, 학생들의 술 마시는 모습이나 유흥가의 모습은 주민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궁동이 주민들에게 기피 장소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나 고민해 보아야 한다.
김∥ 교수들도 궁동에는 자주 오지 않는다. 근래에 들어서는 교수와 학생들 간의 관계도 많이 달라졌다. 같이 어울리는 자리 마련하기가 어렵다.
도∥ 다른 대학들의 주변 상가에는 전통 음식점 같은 공간이 있다. 그 곳에서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선후배 간이라도 같은 느낌과 공통의 화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모습이다.
김∥ 대학로로서의 궁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총학생회나 대학 본부에서도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유성 구청, 지역 주민, 학생이 함께 요구 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적인 생산이 이루어 질 수 있어야 한다. 이미 구성되어 있는 하드웨어는 어쩔 수 없다 쳐도,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즉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상업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상인들과 연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상인은 나름의 실험 정신으로 이윤 추구를 하고, 소비자인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나름대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 문화가 도시적 실험을 거쳐 대중화 되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즐기면서 동시에 생산해 낼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박∥ 서울의 대학로는 굉장히 역사가 오래되었고 여러 문화가 역사를 거쳐 쌓아져 온 것이다. 때문에 대학로나 홍대는 굉장히 특수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곳들을 제외한 일반 대학가들의 모습은 비슷하다. 신촌을 예로 보아도 오히려 궁동보다 소비적인 문화가 더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궁동을 중심으로 고민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대학 안에서 진행되던 것들을 인식을 넓혀 밖으로 나올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전입신고를 하는가?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선거권과 투표권을 확보하면 자치단체와의 협상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어렵지 않은 부분인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등한시 여기는 것 같다. 지금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생활 터전에서도 하기 힘들다. 지금부터 주체적으로 나서고 동참해야 한다.

정리  황기택기자 lazyluv@cnu.ac.kr
사진 이진경기자  ljg416@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