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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프리랜서 여행꾼 '희피', 그녀를 만나다언론정보학과 10학번 이예나 씨
홍세영 기자 | 승인 2018.01.02 10:50|(1135호)

“1000일간의 세계살이 경험,
그 중에서도 히피족과 함께 동거동락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에서 자유, 즐거움, 나눔을 제 1순위에 두는 삶의 태도를 담아 스스로에게 ‘희피(喜披)’라는 별명을 지어줬어요.”

페루 마추픽추 정상 / 사진 이예나 씨 제공

  언론정보학과 10학번인 그녀는 현재 평생 여행하듯 사는 것을 목표로 방송활동, 강연활동, 청소년 및 학부모 교육활동, 사진전 활동, 여행 프로젝트 기획 활동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프리랜서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예나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프리랜서로 일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몇 해 전, 출국 직전의 한 도시에서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게 됐어요. 자신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이제야 알았다며 환하게 미소 짓는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죠. ‘아, 나는 이미 지난 3년간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웠으면서 왜 다시 그 행복을 버리고 먼 길을 돌아서 가려고 했을까?’ 답은 하나였습니다. 오로지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불안감, 이해받고 공감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제 드레드락(레게머리)을 자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머리를 하면 절대 취업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취업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자 시간적 여유가 넘쳐흘렀어요. 처음엔 그 막막한 여유를 어찌할지 몰라 방바닥에 몇 개월 누워도 있어보고, 이것저것 검색해보기도 했어요.
  이후 차츰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돈 한푼 없이 사진 전시회를 여는 것이었어요. 사진전을 열면서 무작정 신문사에 보도 자료를 보낸 것이 실제로 신문에 실리게 되고, 그것이 인연이 돼 여기저기서 강연을 하게 되고 언론에도 알려지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전속 출연도 하게 됐어요. 그렇게 방송과 강연 등을 하다 보니 청소년 교육 및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등 자연스럽게 새로운 일들을 하게 됐습니다.
Q. 자신만의 좌우명이나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한마디로 하면 ‘희피(喜披)’죠. 즐겁고, 자유로운 것. 그리고 그러한 삶의 방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사는 것. 매일 매일 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1000일 간의 여행 속에서 처음으로 자유를 느꼈습니다. 내가 나의 삶을 자유롭게 써내려갈 수 있는 펜을 쥐었음을 깨달았을 때, 정말 짜릿했죠!
  오늘 내게 주어진 24시간을 모두 오늘의 나를 위해서 쓰는 히피들의 삶의 방식을 경험하면서 처음으로 저를 행복하게 하는 법, 제 인생을 즐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저축하듯 사는 우리와 달리, 소유와 정착에서 자유로운 친구들이기에 오늘의 나를 위해 가진 모든 것을 쓰는 친구들이었어요. 그리고 이 자유와 행복이 충만할 때,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눔으로서 2배, 3배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대한민국 누구나, 전세계 누구나 스스로의 행복과 자유를 누릴 줄 아는 ‘희피’로 살도록 돕고 싶어요. 그리고 저 역시 죽을 때까지 그런 희피로 살고 싶어요.

Q.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동안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은 무엇인가요?
A.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며, 그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나설 용기를 줄 수 있을 때요. 저는 원래부터 재능이 타고났거나 꿈이 확실한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는 평범했던 사람, 항상 자신감 없고 누구보다 먹고 사는 일과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아 ‘회색인간’이라고 불리던 저였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게 얼마나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리는지, 꿈이 없는 사람한테 하고 싶은 일을 묻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저이기에 더 몸소 보여주고 싶어요. 꿈을 찾고, 꿈을 이루면서 사는 즐거움이 절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게 아니라는 걸요.

유우니 볼리비아 사막의 해뜨는 순간 / 사진 이예나 씨 제공

Q. 슬럼프나 고난을 이겨낸 방법은 무엇인가요?
A.  딱히 없어요. 벗어나려고 하면 더 깊어지는 게 슬럼프란 늪이죠. 그냥 게으른 대로 놔둬보세요. 사실 슬럼프는 내가 나에게 ‘쉬어가야 한다’, ‘지금 놓치고 있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보내는 신호거든요. 처음에는 그 게으름이 엄청 불안하지만, 게으를 만큼 게으르다 보면 내 마음의 어디가 불편했는지, 그 불편함을 달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시작하면 돼요.
  고난도 마찬가지예요. 고난을 안 아프게 경험할 방법은 없어요. 최대한 많이 아파하세요. 거기서 느끼는 본인의 감정과 태도를 잘 기억하세요. 그 아픈 경험이 진하고 생생할수록, 그 고난을 겪고 났을 때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예전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웠어요. 저도 언젠가는 그것을 알게 되길 바라며 남들처럼 열심히 학창시절을 보냈죠. 그렇게 20대 중반이 되어서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을 때는 정말 낙담했어요. 이제는 좋아하는 일이나 꿈을 찾기엔 너무 부끄러운 나이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 마흔여섯살의 한 학원선생님이 어느 날 학원을 그만두고 로스쿨에 들어가겠다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셨어요. 그때 알았어요. 정말 부끄러운 나이가 되는 건 내가 꿈을 찾기를 포기하는 순간이라는 걸.
  20대에 꿈이 없어도 괜찮아요. 누군가는 서른이 돼서 찾기도 하고 마흔이 돼서 찾기도 해요. 지금 남들보다 늦은 나이까지 내 꿈을 찾고 있다고 해서 그게 부끄럽고 철없는 일이 아니에요. 꿈이 없다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 그 꿈을 찾기 위해서 몇 개월이든 몇 년이든 투자할 수 있는 ‘용기’를 자신에게 주세요. 헤매고, 부딪히고, 실패할 수 있는 ‘시간’을 자신에게 주세요. 그 용기와 시간이 여러분이 여러분의 20대에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투자가 될 거예요.

홍세영 기자  seyeong_@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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