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학과-96학번 박사은 선배와 02학번 안현진 후배

 
300:1의 경쟁률을 뚫고 세계 자산 5번째를 자랑하는 외국계기업, 일본항공(Japanese Air Lines Company)에 입사하게 된 박사은(무역·4) 선배를 후배 안현진(무역·2)양과 만나보았다. 내년에 졸업을 하는 선배는 다음 달 3일 입사한다. 고부가가치 상품의 물류, 여객운송의 일을 맡아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며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다. 취업에 3번의 도전장을 내고 얻어진 결실이다.

후배 : 어떻게 입사하게 되신 거예요?
선배 : 인터넷 취업 게시판과 우리학교 취업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일본항공에 취직하게 된 동기는 대한항공 파일럿인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형이 하는 일을 동경했거든요. 전공과 통하는 부분도 많았고요.

취업준비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상식 준비’라고 한다. “필기시험을 준비할 때든 면접전형을 준비할 때든 적어도 뉴스에 나오는 소식의 내막과 전망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선배는 회사의 이익과 접목시킬 수 있는 상식수준에 대해 자기만의 목소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상식 이외의 상식문제’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요즘 질문과는 달리 선배는 특별한 질문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1, 2차 면접 모두 한국어가 아닌 영어와 일어를 사용해 대답해야 했다고.
토익이 자기개발에 대한 대가라면, 학점은 대학생활의 성실성을 측정하는 잣대로 작용한다. 그리고 면접을 볼 때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드러낼 수 있게 하면 효과적이라는 얘기도 해줬다.

후배 : 취업준비 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어떤 것이었나요?
선배 :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받고 온 친구들보다 외국어에서 뒤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국내파’였던 저는 토익점수에 신경을 썼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고 8백75점을 맞았는데, 후에 9백40점으로 올랐어요.
후배 : 일본어를 잘한다고 들었는데,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나요?
선배 : 3개월 공부하면 붙을 수 있는 일본어능력시험 3급 자격증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요. 후에 1급에 붙고, 이를 계기로 나고야 대학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갔어요.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행도 다닌 그 시절이 인생의 봄날이었어요.(웃음)

일본에서 처음 3∼4개월은 영어를 사용하며 일본인 친구에게 영어를 알려주고, 일본어를 도움 받았단다. “그 때 사귀었던 다른 나라 친구들도 가끔씩 메신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몇 해전 크리스마스에 프랑스산 과자를 받았다”며 “올해 그 친구에게 한과를 선물해야겠다”고 했다.

후배 : 학생 때 선배님 모습은 어땠어요?
선배 : 난 외곬으로 두 가지 일을 못해요. 1학년 때, 단대 동아리 활동을 했고, 복학 후 ‘습관을 만드는데 6주가 걸린다’는 생각으로 도서관에서 열심히 전공공부를 했어요. 공강이 한시간만 있어도 도서관에 갈 정도로…….

선배는 대학시절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이론 공부를 하고 싶었다. 무역학과는 이론과 실기,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한다.
“대학시절 무역학과 교수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무역학과 교수 한분한분과의 추억을 얘기하던 선배는 시를 좋아하는 교수와의 사건을 떠올렸다. 호(號)가 강물인 하정출(무역·시강)교수가 이래저래 좋은 행사가 많이 겹쳤던 2001년 10월 생일을 챙겨줬다고.

후배 : 선배님, 꿈이 뭐예요?
선배 :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특별한 꿈이 없어서 꿈을 가진 친구들이 부럽긴 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내가 알고 있는 세계에서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 애매했어요.
존경하는 인물은 이명박(전 현대중공업 사장, 현 서울시장)씨 예요. 그 분의 경영 철학과 불우했던 가정형편을 극복하는 삶의 방식이 와 닿았어요.

선배의 좌우명 : More reach-!!
다리엔 모래주머니, 등에 산소통을 메고 후지산 정상까지 등반한 적이 있다. 오르지 못할 것만 같았던 그곳에 오르고 좀 더 높은 곳을 찾게 되었다. 목표에 도달한 후, ‘조금 더 하자’는 마음이 나를 부지런하게 만든 것 같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말고 나아갈 수 있는 목표를 세워야겠다.

인터뷰 내내 ‘단순한 외곬’이라고 하는 선배는 입사 후에도 야간 대학에서 관련된 공부를 해서 꿈을 단단히 하고 싶다고 했다. 취미로 배우는 오카리나처럼 또랑또랑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길 기대한다.

정리 조경미기자   cat4@cnu.ac.kr
사진 이진경기자 ljg416@cnu.ac.kr

 

★현진이의 일기★
2003년 10월 23일 목요일 날씨-맑고 바람
  갑자기 하게 된 인터뷰였다. 선배님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긴장되고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가 아니라 학과 선배님을 만나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맘이 편해졌다.
  선배님과 학과생활, 그리고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금세 편안해졌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가 아직 2학년이지만 당장 내일 모레 내게 닥쳐 올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학과 공부에 치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선배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동안 투정을 부리면서 학교를 다녔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인터뷰는 나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선배님은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시진 않았지만, 선배님을 통해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많은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11월에 외국기업, 일본항공으로 입사하게 되는 선배님이 외국인으로써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