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을 다녀야 할 위기에 봉착했다

김채윤 편집국장(고고학과)

  수강신청 당일, 복수 전공 학과에서 문자가 왔다. 졸업 소요 학점 기준이 바뀌었으니 공지를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시간표를 짜놓고 편한 마음으로 다른 일을 처리하다 급히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중복학점 인정이 갑작스레 철회됐다. 공지가 잘못된 줄 알았다. 얼마 전, 학과에 문의 전화를 할 때만 해도 중복 학점 인정이 되니 걱정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터였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학과에 전화를 걸었으나, 담당자가 자리에 없었다. 수강 신청이 한 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미리 짜뒀던 시간표를 급하게 새로 짜야 했다. 오전 내내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 담당자가 전화해준다고 했으나,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이 오지 않았다. 학과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교무과에서 바뀐 교육과정을 학과에 전달하지 않아 공지를 이제 수정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잘못 공지된 것은 맞지만, 본인들도 전달을 잘못 받았을 뿐이란다. 해결책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교무과에 학생이 직접 건의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지 오류로 인해 피해를 본 학우들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이틀을 마음 졸여 얻어낸 답변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절망적이었다. 사과의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졸업계획을 통째로 바꿨다. 중복 학점 인정이 되지 않았다면, 복수전공을 신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3학년 2학기를 앞두고 복수전공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바뀐 졸업 소요 학점대로라면 5학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복수전공을 부전공으로 내려야만 겨우 4학년에 맞춰 졸업할 수 있다.  

  학사과정을 둘러싸고 생기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모르겠다고 답변하고,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회피하는 담당자들 사이에서 학생들은 표류한다. 공지에도 없는 내용을 학우들이 알아낼 방도는 없다. 담당자들이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않아 생긴 문제들의 피해는 오롯이 학우들의 몫이 된다. 학우들의 등록금과 시간이 공지 하나로 좌우된다. 모른다는 대답으로 회피 될 문제가 아니다. 학우들의 투정으로 치부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담당자들은 자신의 발언이 가진 무게를 생각해야한다. 부디 학우들에게 회피가 아닌 책임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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