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제가 퇴사하겠습니다

금정민 수습기자(식품영양학과)

  # "부장님 제가 책임지고 퇴사하겠습 니다" 영업팀 A팀 원 오늘 퇴사했다. 퇴사한 당일 그의 책상에는 시작하지 않은 기획서와 명함만 남아있다.

  해당 회사에서는 2주에 한 번 큰 프로젝트가 있다. 첫날은 기획을 한다. 기획에 따라 아이템이 삭제되거나 추가된 다. 선정된 아이템을 토대로 일이 배분된다. 팀원들은 부여된 시간동안 일을 처리한다. 사람과 만나는 일이기에 하 루 이틀 늦기는 하지만 확정일에 모두 마무리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마감 4일전 세 명의 팀원이 중도 포기했다. 갑작스레 늘어난 업무에 남은 팀원들은 어쩔 줄 몰라 한다.  A팀원이 입사초기에 보여준 패기는 사라졌다. 함께 프로젝트를 완수하자던 자신감 대신 공백만 남았다. B팀원은 '일이 힘들다'며 나갔다. C팀원은 '야근까지 하면서 할 일은 아니다'며 떠났다. 떠난 모두는 일을 마 무리하지 않고 나갔다. “책임지고 나간 다”는 말과 함께.

  #  대학입학에 앞서 걱정한 것은 조별 과제였다. 지인들로부터 들은 여러 피해사례가 조별과제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였다. 6명 중 4명이 열심히 한다. 남은 2명이 문제다. 1명은 아프고, 1명은 사라진다. 초반에 만들었던 단체채팅방(이하 단 톡방)에 어느날 카톡이 올라온다.  “제가 빠지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제가 책임지고 빠질게요” 그 말을 끝으로 그들은 사라졌다. 일방적인 통보였다. 그들에게 ‘책임을 진다’는건 무엇인가. 그저 빠지는 게 책임을 다하는 것인가.

  위 사례는 기자가 체험한 일을 각색한 것이다. 이 사건 후로 기자는 ‘책임’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물론 사람마다 사정이 있다. 그렇기에 예외적인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사정이 있는 모두들 ‘진정한 책임’을 졌다.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인수인계’를 거쳤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지도, 정리 하지도 않고 ‘책임지고 나간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올해 충대신문사에서 임기 전에 퇴사한 사람은 7명이다. 그들 또한 나름의 사정이 있을 터. 하지만 그 중 3명은 맡은 바 소임을 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책임을 진다’는 그들의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아무런 대책없이 나가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인가. 다른 불명예퇴사자에 비해 3명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비록 신문사에서는 책임을 다하진 못했으나, 다른 곳에서는 그러지 않길 응원한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