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체성은 찬반의 대상이 아냐

지난 4월 27일 우리학교 제1후생관과 사회과학대학, 백마교양관 등에 ‘대선주자들의 동성애 차별 발언’에 대해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연이어 게시됐다.
  제일 먼저 게시된 ‘나도 잡아가라’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육군당국의 동성애자 색출 기획수사에 대해 언급하며 시작한다. 동성애자 색출 기획 수사에서 A대위의 기소사유인 군형법 제92조의 6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평등권을 침해하며 ‘육군당국의 기획수사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성소수자 탄압’이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25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해 성정체성과 지향성은 찬반의 대상이 아님을 피력했다. 대자보 작성자 원지원(지질·3) 학우는 “육군참모총장의 동성애자 색출지시 사건을 계기로 많은 서울 및 수도권 학교에 ‘나도 잡아가라’는 대자보가 붙는 등 논의가 활발해지는 걸 봤다”며 “성소수자 운동이 이뤄지지 않는 우리 학교에 대자보를 붙임으로써  지방에 성소수자 의제를 활성화하고자 작성하게 됐다”고 답했다. 원학우는 앞으로 “정부차원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군형법 92조의 6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며 “더불어 성소수자 이슈를 공론화하고 적극적으로 다뤄야한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도' 성소수자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창피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게시된 ‘동성애를 반대하고 싫어하지만 차별도 반대한다는 당신에게’라는 대자보는 동성애를 찬반의 대상, 호오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에 대해 ‘타인의 존재를 찬반하고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을 언급하며 시작한다. 지난 대선토론회에서 대선주자들의 동성애 차별발언에 대해 ‘대의와 표심을 위한 발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것이 정치질이며 적폐’라며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자보를 작성한 곽효원(정치외교·4)학우는 “개인적 분노와 배움의 실천이라는 생각에서 쓰게 됐다"며 "비판적 견해를 표출하는 창구로써 대자보를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곽 학우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 열망을 업고 취임한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돼야 한다. 이에 배제되는 사회적 소수자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를 미루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권에 나중은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나는 동성애자입니다. - 그리고 그건 그대로 괜찮아요’를 작성한 B학우는 육군의 인권침해적인 동성애자 색출 수사 기사와  대선토론회에서의 동성애 반대 발언을 접한 후 대자보를 쓰게 됐다며 동기를 밝혔다. B 학우는 자신을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삶을 사는 대학생이라고 밝히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동성애자를 존재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며 대자보를 작성한 B학우는 “성소수자의 존재가 부정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며 “사회에서 남들과 똑같이 살아가며 잘못한 것도 없는데 두려움과 위협감, 존재가 지워지는 것만 같은 억울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아직까지 국민적 합의와 사유가 불충분한 현실이다.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공식 토론회에서 얘기가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에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정부가 노력애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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