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하정웅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오완석 작가 인터뷰

 

▲2014년 '하정웅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오완석 작가

  오완석 작가는 2012년 충남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2013년 카페 안도르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해 2014년에는 ‘하정웅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작가다. 개인적인 얘기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생각까지 작품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는 오완석 작가를 만나봤다.

Q. 한 가지 장르가 아니라 설치, 회화, 조각, 드로잉 등 여러 장르를 융합한 작품이 많은데, 여러 장르를 융합한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그림만 그리는 사람, 공예만 하는 사람 등 한 가지 장르에만 집중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들도 많다. 본인의 경우 후자에 해당되는 것 같다. 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장르를 활용하고 있다. 또, 실험적인 작품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훨씬 더 다양한 분야를 시도해볼 계획이다.

Q.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A. 비물질적인 실체에 대한 궁금증과 비물질적인 실체가 결과적으로 추출되는 것이 모든 작품에 공통적으로 녹아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작품들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미지수다. 계속해서 작업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고 관심 분야가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완석 작가의 작품-1

Q.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애정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A. 첫 작품인 ‘제로베이스 1’이라는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제로베이스 1’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힘들었다. ‘제로베이스 1’이 완성된 이후에는 시각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돼 더 애정이 가는 것 같다.  스스로의 예술관을 정립하게 한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Q. 현재 진행 중인 전시회 <마이너스 영>의 의미가 궁금하다.
A. <마이너스 영>이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공간’, 즉 ‘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0은 극을 향하는 숫자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정점에 있는 숫자다. 그런데 그 숫자 앞에 ‘마이너스’를 붙임으로써 사람들에게 번외의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이너스 영>은 스스로에게도 가장 어렵고 생각을 많이 하게끔 하는 개념이다.

오완석 작가의 작품-2

Q. 이번 전시회에는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설치물이 많다. 체험설치물을 많이 배치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이번 전시회에서 대표적인 체험설치물로 ‘Case 작업’이 있다. ‘Case 작업’은 관객들에게 만들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것의 치수를 바탕으로 나무 상자를 만드는 작업이다. 빈 상자를 만드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관객들이 만드는 상자는 비어있는 것이 아니다. 치수를 불러준 관객의 정신적인 세계가 반영돼있기 때문이다.
  치수에 대한 질문을 받은 관객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게 된다. 관객들로 하여금 생각을 유발시키고, 작가의 관심 주제인 ‘비물질적인 것’에 대해 관객들이 함께 고민하고 참여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Case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관객들이 물질과 비물질이라는 개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체험설치물로 전시회를 구성하게 됐다.

Q. 현재까지 지속해오는 작업들이 있는가? 또, 작업을 할 때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하는가?
A. ‘Case 작업’과 ‘속 그림 작업’이라는 두 개의 시리즈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속 그림 작업’은 2014년부터 전시를 한 작품으로, 유리에 그림을 그린 후 유리를 뒤집어 전시하는 작품이다. 뒤집힌 유리에 보이는 것을 ‘그림의 속’이라 지칭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을 유발하는 것이다.
  ‘Case 작업’과 ‘속 그림 작업’이 관객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만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나게 되는 지점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 머릿속의 생각들을 전시로 이어나가는 것이 주된 계획이다. 머릿속의 생각들을 전시로 이어나가기 위해 ‘나의 생각이 전시장에서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나와 같은 고민의 지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숙고하며 작업을 진행한다.

Q. 대학교 재학시절 전공이나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되는가?
A. 대학 때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서 배우는 시기다. 전공 시간에 흙, 플라스틱, 컴퓨터 등 다양한 재료를 많이 접했다. 그때 경험이 현재 어떤 재료를 만났을 때 거리감을 줄여주고 재료들을 응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Q.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대학을 다닐 때,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학교 내부 활동에 초점을 맞춰 생활했다. 그런데 대학 졸업 이후 외부 작가들을 만나며 학교 밖과 사람을 통해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충남대라는 장소와 충남대의 사람들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후배들이 학교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 넓은 시각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작가들은 작업 중 ‘자기 검열’의 과정을 거치는데, 후배들 또한 자신을 위한 ‘자기 검열’의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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