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김채윤 편집국장(고고학과)

  신문 발행이 중단된 이후 많은 질문을 받았다.

'용기있는 선택인거같아'
'정의를 위해 그런거야?‘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정의롭거나 용기있는 사람은 아니다. 집에가는 골목길에 험악한 인상의 사람이 있으면 먼 길을 돌아서 집에 가고, 운전을 하다가 난폭운전을 목격해도 상대 운전자가 인상이 강해보이면 경적을 누르려던 손을 멈춘다. 수업을 들을 땐 혹여 ‘교수님’들의 눈에 띌까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내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사회적 정의나 부조리에 맞서기보단 실리를 취하는 전형적인 사람이다. 분쟁을 싫어하고, 편안하고 조용한 삶을 좋아한다. 편집국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바로 앞에 다가온 시험에 마음이 조급한 '평범한' 학생일 뿐이다.


 '그런데 왜 학보사 기자가 됐어?'

사명감이나 정의감보단 그냥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사람들을 만나며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것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게 좋았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항상 생각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옳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호간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내 입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서로 타협점을 찾고,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해결되지 않을 일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건 상호간의 신뢰다. 발행중단 사태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학우들은 우리보다 더 우리 일처럼 나서줬다. 신문사를 졸업한 선배들도 우리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번에 찾아간 옥천신문 황민호 편집국장에게도 연락이 왔다.

 

‘학교를 홍보하는 글은 학교 홍보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므로 신문에서는 미처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불편을 이야기해야 할 것’

올해 초 들었던 말이 다시금 생각나는 일주일이었다.  독자들이 충대신문에 가지고있는 관심과 신뢰를 느낄 수 있는 일주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론이 지켜야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발행일정을 지키지 못해 죄책감이 드는 일주일이었다. 지난 일주일동안 충대신문은 더 단단해졌고, 독자들에게 더 좋은 기사를 보여주기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충대신문은 사보가 아니라 우리 학교 공식 ‘언론’이다. 발행중단 사태는 단순히 발행이 재개되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충대신문이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대신문 편집국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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