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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 풀뿌리 언론 '옥천 신문'
홍세영 기자 | 승인 2017.04.24 17:15|(1127호)

  우리 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옥천신문과 인연을 맺어 현재 옥천신문 제작국장과 옥천의 마을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황민호 기자를 만났다.

▲ '옥천신문 황민호 제작국장 사진/황민호 제작국장 제공

Q. 옥천신문에 입사한 계기는 무엇인가.
A. 94년도에 충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동기들은 대부분 방송국 PD나 기자, 작가로 진로를 정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언론이라는 건 대형 방송사나 언론사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 남들과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특히 지역공동체와 풀뿌리 신문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작은 언론이 희망이라 생각했다. 이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지역신문의 기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2002년 4월에 옥천신문에 입사했다.

Q. 옥천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A.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마감일정에 치이면 힘든 점이 많다. 더불어 옥천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비판기사를 쓰는 일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비판적 내용의 기사가 실린 신문이 발행되는 날에는 찾아와 ‘어떻게 이런 기사를 쓰냐?’라며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생활에 지쳐 기자를 그만두고 쉰 적도 있다. 그러나 옥천이라는 지역을 떠나지 못했다. 우연한 기회에 친환경 농산물 납품 업체인 ‘옥천살림’이라는 곳에서 급식에 필요한 농산물을 배달하는 트럭을 몰았다. 약 3년간 즐겁게 일을 하다가 복귀 제안을 받고 2015년에 다시 옥천신문으로 돌아왔다.

Q. 제작국장 임기동안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
A. 기자들의 비밀투표를 통해 제작국장이 선출된다. 제작국장의 임기는 2년이다. 임기동안 기자들의 월급을 매달 5만원씩 모아 1000만원 이상이 모이면 무이자로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옥인의 금고’나 매일 끼니를 밖에서 해결하는 직원들을 위해 옥천의 농산물을 이용한 구내식당 ‘옥인의 밥상’ 등을 운영했다. 이 외에도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호봉제에서 입사 후 3년이 지나면 기존 직원과 동일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임금동일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1~2년이면 업무 역량이 갖춰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똑같은 시간과 강도의 일을 하면서 임금이 차이가 나는 것이 불평등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돈을 벌지 못해도 일을 하면서 행복하고 보람있는 옥천신문을 만들고 싶었다. 지역사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신문을 제작하는 만큼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며 무결한 조직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남을 비판하는 만큼 내부에서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며 살맛나는 조직을 만들고자 했다.

Q. 옥천신문이 지역신문으로서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
A. 언론자체가 권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견제하고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하는 노조가 존재한다.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로 스스로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규모가 큰 신문사의 기자는 일반인보다 특수한 직위의 사람을 자주 만난다. 그러나 지역 언론에서는 지역민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주민들을 주로 만난다. 때때로 기자를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늘 뒤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주민들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런 지역주민들의 애정이 힘든 생활을 버티게 해준다.

Q. 옥천신문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은 어느 정도인가.
A. 옥천신문은 1989년 9월에 222명의 주민들이 돈을 모아 발행을 시작했다. 현재는 한 부에 1,500원으로 판매되는데 옥천의 2만 가구 중에서 20%가 유료로 구독 중이다. 옥천신문의 온라인 페이지도 유료구독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다. 그만큼 지역민이 우리 신문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Q. ‘충대신문’의 역할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학보사는 대학 권력이나 자본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감시하는 역할이다. 현재 학교의 권력이 교수나 대학 본부 등으로 집중돼 있다. 학보사는 자율권을 가지고 약자를 살피며 강자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학보사는 참된 언론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록하고, 학생들이 찾는 신문이 돼야 한다. 학보사는 학생들의 관심사와 요구사항을 고려함과 동시에 영향력과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언론이 돼야 한다.

Q.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대부분 대학들은 설립취지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거점국립대학교의 소명은 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나도 옥천신문에 입사하기 이전에는 옥천이라는 곳을 몰랐다. 그런데 기자생활을 하면서 옥천이 나를 키워줬다. 이 시간들이 인생에서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조건 서울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도 나쁘지 않지만,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돼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Q. 참된 언론과 언론인은 무엇인가.
A. 신문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다. 지역 사회의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촛불을 드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착취와 억압, 부당함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언론의 주된 역할이다. 지역의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생활 언론’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지역의 신문은 ‘삶의 기록’을 하는 역할을 한다. 기록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신중한 작업이다. 잘못된 서술은 누군가의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늘 중간을 지키기 위해 경계선을 걷는다. 때문에 기자는 소명과 사명을 가져야 한다. 기성언론이 세상을 보는 창의 역할을 한다면 지역신문은 지역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이 변방취급을 받고 모든 것이 서울과 광역시를 위주로 하는 사회에서 언론의 분권이 필요하다. 공공의 영역에서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홍세영 기자  seyeong_@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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