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잡지 '월간 토마토' 이용원 대표(신문방송․95년 졸)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문화가 창조되며 향유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뿐 아니라 대전에도 각자의 개성과 특성을 지닌 다양한 문화예술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10년 동안 대전의 모습을 기록하며 대중들에게 넓고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 지역잡지 ‘월간 토마토’ 이용원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월간 토마토' 이용원 대표

Q. ‘월간 토마토’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A. ‘잡지를 통해 세상에 즐거움과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잡지를 창간했는데 어느 새 10주년을 맞이했다. ‘월간 토마토’는 공간, 사람 그리고 기록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기술해 나가는 잡지다.
  ‘월간 토마토’에서는 잡지발행 이외의 다양한 사업도 하고 있다. 작년까지 대흥동에 ‘이데’라는 북카페를 운영하며 카페 겸 문화공간을 제공하려 노력했고, 6개의 단행본을 발행하기도 했다. 예술을 매개로 시민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들을 꿈꿔왔다. 어떤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에너지를 교환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작업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에 대한 내부적 논의를 활발하게 할 예정이다.

Q. ‘월간 토마토’의 제호는 어떻게 결정된 것인가?
A. ‘월간 토마토’를 준비할 때, 같이 준비하던 친구들과 제호를 놓고 고민했다. 그때 ‘서울에서 발행하는 잡지들은 전국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는데, 왜 지역에서 발행하는 잡지는 전국을 대상으로 판매하면 안 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을 대상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한 후, 지역명이 제호에 포함되면 판매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됐다. 이후 제호를 과일 이름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 중 과일과 채소의 특징을 모두 가진 ‘토마토’를 제호로 삼는 것으로 결정됐다.

Q. ‘월간 토마토’에서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성은 무엇인가?
A. ‘월간 토마토’를 통해 재밌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재밌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세상이 갑갑하고 지겨운 이유 중 하나가 정해진 틀을 강요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월간 토마토’에서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들, 다른 지역의 모습들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Q. 지역 잡지가 대중들에게 생소하고 위험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잡지를 창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대학시절부터 대전에서 살고 있다. 대전이 고향은 아니지만 대전이라는 도시가 좋았고 잘 아는 곳에서 잡지를 출판하고 싶었다. 대전이 무엇을 시작할 때 가능성이 열려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요하고 조용한 도시인 대전을 흔들어놓고 싶었다.

Q. ‘월간 토마토’의 활동이 지역발전에 공헌한 사례가 있는가? 소개 부탁드린다.
A. ‘월간 토마토’의 다양한 가능성과 시도가 정형적으로 분석되거나 평가되지는 않았어도 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누군가는 우리의 시도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월간 토마토’가 독자들에게 생각의 여지와 가능성, 기회 등을 만들어 줬다는 것 자체가 지역발전에 공헌한 것이 아닌가 한다.
  ‘월간 토마토’는 평범한 사람이나 공간이 갖고 있는 의미나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기록해 두고자 한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으로 마을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마을 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해 두기 위해 사라지는 마을을 우선적으로 취재했다.
 독자 중에 책에 약도나 지도를 넣어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터가 관광지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잡지를 보고 영감을 받거나 감정의 흔들림을 느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Q. ‘월간 토마토’는 주로 문화․예술 분야의 콘텐츠를 다룬다. 문화․예술분야가 갖는 사회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현재 우리 사회는 창의력이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문화와 예술은 창의성을 발현하고 구현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광복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문화와 예술 분야에 대한 교육과 향유의 기회가 박탈돼 문화와 예술이 일상에 녹아들지 못한 실정이다. 예술이 준공공재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사회적인 합의의 상당부분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읽고,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고, 그것을 가지고 함께 검토하고 토론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문화예술이라는 장르 안에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Q. ‘월간 토마토’ 경영 중 겪은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사람들은 영상시대에 잡지를 창간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가능성이 닫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구매하거나 잡지를 구독하는 계층이 많이 줄어들어 재정적인 부분을 고민하게 된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지만, 토대로 하고 있는 도시에서 판매율이 높았으면 하는데 한계가 있어 안타깝다. 지역에서 사람, 출판 환경, 인쇄 환경 등의 인프라를 모두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Q. 대학 때 전공과 5년 간의 기자생활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되는가?
A. 신문방송학은 커뮤니케이션학이다. 전공을 공부하면서 독자나 인터뷰 대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실질적으로 출판에 많은 도움이 됐다.
 학부시절 ‘언론비평연구반’이라는 과 동아리에서 미디어를 보는 방법과 미디어에 대한 비평적 시각을 기른 것도 도움이 됐다. 학부생활과 기자생활을 통해 경험한 모든 것이 세상을 읽는 시각을 갖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Q. 기자나 에디터 등을 꿈꾸는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기자라고 하면 흔히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해나가기 위한 도구일 뿐, 궁극적으로 기자는 세상을 보는 사람이다. 정확하고 의미 있는 사안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는 것이 기자의 자질이다.
 따라서 기자나 에디터를 꿈꾸는 학우들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편협하지 않는 자기만의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갖게 됐다면 논리력을 갖춰 기술하는 능력을 기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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