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키델릭 락’은 몽환적이고 환각적인 분위기의 락 장르다. 1960년대 중후반 영미권 주류로 ‘사이키델릭 락’은 환각적인 사운드 때문에 마치 마약에 취해 연주하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마약에 취한 ‘느낌’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마약을 복용하는 밴드도 많았다. 여기서 파생된 ‘애시드 락(Acid Rock)’은 Lysergic Acid Diethylamide(이하 LSD)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으며, 정말 마약에 취한 상태로 음악을 하는 락 장르다. 대표적인 밴드로 비틀즈와 롤링스톤즈, 도어즈가 있으며 사이키델릭 락과 애시드 락은 이들의 마약 중독 역사와 함께 발전했다.
  LSD가 유발하는 환각경험은 매우 다양하다. LSD는 감정, 기억, 시간 전반에서 정상적인 감각을 강하게 왜곡한다고 알려져 있다. 시각과 청각의 왜곡이 가장 흔하며 경험자들은 소리를 볼 수 있다거나 색깔을 들을 수 있었다는 식으로 묘사한다. 일부는 창의력 증진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비틀즈가 작업 당시 한창 마약에 빠져 있었다고 전해지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은 비틀즈의 앨범들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기존 비틀즈의 스타일과는 확연히 궤를 달리했으나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담았다는 극찬 속에 큰 성공을 거뒀고, 27주의 영국 차트 정상과 15주의 미국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앨범 전반에 마약에 대한 은유가 담겨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친구의 작은 도움으로 기분이 좋아진다는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와 앞 글자를 따면 LSD가 되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등의 수록곡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A Day in the Life’의 ‘I’d love to turn you on…(널 흥분시키고 싶어…)’이라는 구절은 마약 복용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방송금지곡 처분을 받았다. 당시 비틀즈는 앨범의 마약 관계성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2004년 폴 매카트니는 한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곡들을 포함, 그 외에도 많은 곡이 마약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며 사실상 과거의 발언을 뒤집었다.
  많은 논란에도 이 앨범은 엄청나게 성공했다. 사이키델릭 색채를 전면에 드러내며 선보인 실험적 음악은 대중에게 파고들었으며 흔들리던 밴드 정체성을 다 잡는 계기가 됐다.
  비틀즈 외에도 마약에 취해 만든 작업물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더불어 다 빠져버린 치아와 심히 탁해진 목소리로 물리적・정신적 자산을 잃은 사례 또한 너무나도 많다.
  지미 핸드릭스, 짐 모리슨, 브라이언 존스 등 수 많은 뮤지션들이 약물 중독, 혹은 약물중독과 연관된 사고로 20대에 사망했다. 비틀즈 역시 활동 시기가 길어지며 멤버 개개인의 약물 중독이 한 차례씩 문제를 일으켰다. 그 와중에 폴 매카트니는 짧은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마약 친구’들의 작은 도움이 밴드의 음악적 성취에 얼마나 지대한 기여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늘 그렇듯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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