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페미니즘 대두, 여성혐오 문화 고발 이어져

  지난 11월 30일, 사회과학대학 입구와 엘리베이터, 학생회 게시판 등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정남이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재됐다. 해당 대자보는 언론정보학과 내 여성 혐오와 성희롱 문제를 고발하고 있어 학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자보를 게시한 채지희(언론정보‧4) 학우는 “학과에서 겪었고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저지르고 있는 여성혐오에 대해 폭로해 여성혐오 문화를 인지하고 바꾸기 위함”이라고 대자보의 목적을 밝혔다. 함께 대자보를 게시한 김나은(언론정보‧4) 학우 역시 “공식적인 사과와 여성혐오 문화가 없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 학교라는 공간이 (여성혐오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능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정남이에게’ 대자보에서 ‘정남’이란 언론정보학과 남학우의 줄임말이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언론정보학과 내 남학우 집단을 지칭하고 있다. 대자보를 게시한 김현정(언론정보‧졸업) 학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특정 남학우 집단의 카톡방 이름이자 대외적으로 말하는 기치다”라고 말했다. 이는 언론정보학과 내부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아래 여성혐오와 성희롱이 자행돼왔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해당 대자보는 ‘여성을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소외시키기, 뮤즈나 구원의 여인상으로 특화해 숭배하기, 여성의 성적대상화, 여성 멸시 등등 모든 게 여혐이야’라고 여성혐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 ‘자전거 타는 여자애들보면서 처녀막 다 터졌을 거라고’, ‘대중문화 공부하는 여자는 다 빠수니’ 등의 성희롱과 여성혐오 발언에 대해 고발했으며 ‘너는 정남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니?’라고 끝을 맺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언론정보학과 이원재(언론정보‧4) 학생회장은 “일단 유감스럽다. 앞으로 언론정보학과 학생회에서 입장표명과 관련된 대자보를 게재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인지, 반성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회장으로서 대외적인 이미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언론정보학과에서는 지난 12월 1일 열린 종강총회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사과와 논의가 진행됐으며, 학과 내 여성혐오 문화 타파를 위한 강연과 페미니즘 스터디를 기획 중에 있다.

한편 지난 12월 2일, 경상대에서는 ‘여자가 열심히 일 안 하니까 취직이 안 되는 거라던 경남이에게’라는 대자보가 게재됐다. 해당 자보는 앞선 언론정보학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던 정남이에게’를 패러디한 것으로 경상대 내 여성혐오 사례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학내 여성혐오를 고발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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