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박윤희 기자

 기자는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자취방에 가만히 누워 쉬고 있었다. 몇 일전 임시 공휴일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돌더니 정말 이렇게 될 줄이야…. 이유는 모르겠고 감사한 마음으로 여유를 즐겼다. 별다른 취미가 없는 기자는 연휴동안 SNS를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수만개의 좋아요가 눌러진 게시물에는 연휴를 맞아 떠난 여행사진들과 피크닉사진, 멋진 도시락과 친구들, 연인이 담겨있었다. 부럽기도 하고 언젠가는 해야지 다짐도 하면서 눈요기했다. 사진들 속에는 젊음도 활기도 낭만도 담겨져 있었다.
 주말이 되고 어버이날을 맞아 고향집에 갔다. 한 밤을 자고 왔는데 그 곳에서도 기자는 줄곧 휴대폰과 SNS를 했다. 거실에서 TV를 켜놓고 휴대폰을 하고 있으니 아버지가 나와 TV 앞 보조 의자에 앉으셨다. 휴대폰 뒤로 아버지가 보이면서 SNS의 수많은 사진들과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 문득 ‘아 이 젊음과 아름다운 추억들, 낭만들은 오롯이 다 내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좋아진 세상에 바래진 추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을 위해 일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는 우리의 젊음을 우리끼리 누리고 사랑하고 소유하고 있었다. 우리의 젊음밑에는 부모님의 희생과 낡은 낭만이 있었다.
 어버이날 동안 올라온 사진 속에서 부모님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버이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드린 꽃과 선물엔 어떤 큰 의미가 있었을까.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느 샌가부터 마음 속 우선순위가 달라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통 가정은 자식이 나이가 들수록 가족과 함께한 사진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가까운 공원에서 가벼운 피크닉을 즐긴 가족사진은 자랑거리가 될 수 없을까? 어릴 적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 여행을 떠난 우리에게는 그보다 행복하고 설레는 날이 없었는데 시대가 바뀐 건지 사람이 바뀐 건지 우리는 변했다.
 SNS속에서는 모르는 사람과도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하면서 정작 부모님과는 소통, 공감은 극히 적다. 지금의 우리는 다른 세대를 넘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서로를 공유할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님과 함께한 특별한 추억이 언제인지 생각해 보자. 부모님을 위한 진정한 선물은 과연 뭘까? 당신의 세상, 젊음, 낭만을 나누는 것은 부모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과 가족의 의미, 소중함을 되새겨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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