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9.23 수 12:11
상단여백
HOME 충대신문 대학
무늬만 교수? 대학가의 지식 행상인, 시간강사시간강사를 지켜주지 못하는 시간강사법
충대신문 | 승인 2016.03.07 14:21|(1110호)

 

한교조 시간강사법 반대시위 현장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보다도 못한 시간강사”,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 햄버거를 만드는 공간보다 사람을 위하지 못한다면, 참 슬픈 일”『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 1201호(김민섭) 저

 법적 테두리 밖에 있는 시간강사
 2010년 봄, 조선대 시간강사 서정민 박사는 대학가의 불합리한 행태를 담은 5장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유가족은 10여 년 동안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한 故서정민 박사의 퇴직금을 요구했으나, 전임교원이 아닌 단순 시간강사였던 故서정민 박사에게 돌아갈 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현재 대학교 시간강사는 교원이란 법적 테두리 밖에 위치해있다. 교원이 아닌 계약직 시간강사는 4대 보험·퇴직금·고용안정 중 어느 하나도 보장받지 못한다. 그들은 6개월 단위의 계약을 통해 대학에 고용되며 맡은 강의에 따라 시급을 받는다. 때문에 항간에선 불안정한 고용상태의 시간강사들을 ‘대학가의 지식 행상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이미 불안정한 상태의 시간강사들이 설자리마저 잃어간다는 것이다. 2010년 고용비율 45.2%였던 시간강사가 2014년 고용비율 37.2%로 하락했다.(대학교육연구소, <대교원통계>대학 교원 현황) 이는 대학평가지표에 전임교원 확보율이 포함되자 대학들이 비 전임교원인 시간강사 수를 축소하고 전임교원을 충원해 벌어진 현상이다.
 그러나 모든 계약직 시간 강사가 정규직 전임교원으로 충원되지는 못했다. 재정상의 문제로 인해 축소되는 시간강사의 비율이 충당되는 전임교원의 비율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또 교원으로 전환된 시간강사는 대학 측의 비용절감을 위해 임금과 정년보장에서 기존 전임교원에 비해 차별을 받는 ‘비정년트랙’으로 고용돼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미뤄지고 미뤄지는 시간강사법
 시간강사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자 2011년 교육부는 시간강사의 교원지위 인정과 4대 보험료 및 퇴직금의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이하 시간강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시간강사법은 시간강사와 대학의 반대로 2013년 1월 시행에서 2014년 1월로 1년 유예됐다. 시행을 한 달 앞둔 2013년 12월에도 여전히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2016년 1월로 2년 유예됐다. 그리고 작년 말, 교육부는 시간강사법 시행을 다시금 2018년으로 2년 유예시켰다.
 계속되는 유예에 대해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임순광 위원장은 “시간강사법 자체가 독소조항이 많아 반대하는 입장이다. 현재의 시간강사법이 시행되면 시간강사들이 대량 해고될 것이고 처우는 더 악화될 것이다. 법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 급하게 시행이 유예된 것이고 원죄는 법을 잘못 만든 교육부에 있다”며 “유예기간동안 올바른 방향으로 법을 새로이 바꿔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강사를 지켜주지 못하는 시간강사법
 대학과 시간강사 모두 시간강사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모순 가득한 법안 내용에 있다. 시간강사법은 시간강사의 교원지위를 인정하고 있지만 ‘교육공무원법, 사학연금법 등을 적용할 땐 강사를 교원으로 보지 않는다.’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있다. 결국 시간강사는 교육공무원이 아니며 실질적 수혜는 받을 수 없는 행색만 교원이 된다는 지적이다.
 1년으로 연장될 계약기간과 주 9시간 이상의 의무강의 보장 역시 문제다. 계약기간이 1년으로 바뀌면 시간강사는 방학 중에도 대학에 고용된 상태가 된다. 그러나 실제 수업은 없어 임금은 받을 수 없다. 고용 상태라 실업급여 신청, 구직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무엇보다 연장된 1년이라는 기간 자체도 그들의 지위를 보장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계약기간의 연장이라는 항목만큼 중요한 게 공정한 절차로 보장된 재계약인데, 현재 시간강사법은 이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현재 시간강사 평균 강의 시간은 3~4시간이다. 법의 내용대로 9시간 이상의 의무강의를 보장하면 시간강사들은 더 많은 강의를 담당하게 된다. 이는 그만큼 고용될 수 있는 자리 역시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줄어드는 자리는 대량의 고학력 실업자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전보다 많은 강의를 부담하는 만큼 강사의 전공과 맞지 않는 교양과목을 진행하거나, 수업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리 학교 A시간강사는 “시간강사법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강사들은 모두 법 시행을 반대한다”며 “시간강사를 위한 법이 시간강사의 절반 이상을 실업자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간강사법의 문제점에 대해 중앙대학교 유럽문화학부 김누리 교수는 “시간강사 문제 자체가 시장논리에 잠식된 대학 구조에서 오는 문제”라며 “동일한 노동을 하고 교수에 비해 10배 낮은 임금을 받는 기형적인 구조가 개선되기 위해선, 연구가 동반된 국가의 고등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그러나 기득권층이 이를 시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지식이 어떻게 유통되고 얼마나 국가발전에 영향을 미치는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시장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어야 할 대학이 시장논리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시간강사법에 반대하는 건 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학과차원에서 고용되던 시간강사가 교원이 됨으로 대학차원에서 공개채용 하게 된다. 이를 위해 새로운 행정 절차가 생기는 만큼 수반되는 비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따로 재정지원을 약속하지 않아 대학이 모든 부담을 안고가야 될 처지에 놓였다. 마찬가지로 시간강사 계약기간이 1년으로 늘어나면 시간강사들을 위해 6개월 단위의 기존 교과과정을 재편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행정적·재정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이 많다.

 개선이 필요한 시간강사법
 장차 시간강사법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임광순 위원장은 “크게는 비정규 교수제도를 하나로 통합하고, 대학평가지표에서 교원확보율을 제외해야 한다. 법 안에서는 책임 수업시수를 9시간 이내로 규정해야 되고, 평가를 통한 자동재계약 제도를 도입해야 된다”며 “소청심사권(해고사유가 적절하지 못할 때 문제를 제기할 권리)과 같은 실질적인 교원의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임 위원장은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개편은 없다”며 “국립대의 경우 국가가, 사립대의 경우 국가와 재단이 함께 재원을 마련하여 정규 재정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시간강사는 현재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원이다. 마찬가지로 시간강사는 교육계를 이끄는 교수들의 과거이자 장차 교육계를 이끌어갈 미래의 교수들이다. 교육계의 학문적 성과와 기대치를 무시하고 실업자로 내모는 것은 당장 학생과 앞으로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시간강사는 법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임금과 고용안정을 보장 받아야한다. 이제는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이 반영된 법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충대신문  -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05-764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  대표전화 : 042)821-6141  |  팩스 : 042)821-72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금영
사장 : 이진숙  |  편집인, 주간 : 이금영  |  충대신문편집국장 : 김동환  |  충대포스트편집국장 : 이해람  |  충대방송편성국장 : 성민주
Copyright © 2011-2020 충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