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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라진 중앙로에 불통과 불편만 남았다교통 대란, 상권 매출 감소 유발한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
성진우 기자 | 승인 2016.02.25 00:17|(1109호)

 

작년  9월,  대전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의 전경. 출저. 대전시청 제공

  대전 ‘중앙로 차 없는 거리’는 옛 충남도청에서 대전역에 이르는 중앙로(대흥동-은행동) 약 1km 구간의 차량진입을 막고 시민들에게 보행자 중심의 도심환경을 제공하는 행사다. 작년 9월부터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총 네 차례 진행됐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각종 무대가 중앙로에 다채롭게 구성됐다.
  그러나 올해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둘러싼 갈등 양상이 심각하다. 행사가 중구청과 중앙로 인근 주민·상인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무늬만 화려한 ‘불통 행사’
  지표상으로 중앙로 차 없는 거리는 분명 성공적인 행사다. 작년 진행된 네 차례 행사에서 1회 평균 약 20만 명이 방문했다. 총 행사의 방문객은 100만 명에 달해 대전시가 원도심에서 진행한 여러 행사 중 가장 많은 방문객이 몰렸다. 대전시는 0시 축제, 대학연합축제 등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행사를 개최해왔다. 그러나 중앙로 차 없는 거리만큼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대전시청 균형발전과 강연구 과장은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원도심이 쇠퇴하는 현상을 해결하고 도시경쟁력을 높여나가는 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성공적인 행사가 올해 일정에는 제동이 걸렸다. 중앙로 인근 상인과 주민, 중구청이 교통 대란과 상권 매출 하락을 이유로 올해 중앙로 차 없는 거리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년부터 행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이런 지적에 대응하지 않다가 행사에 대한 중구청의 행정적·인적 지원 중단 선언 후 급히 사태 파악에 나섰다.

  대전시청 vs 중구청, 불통이 유발한 행정력 낭비
  작년 중구청은 시청보다 6개월 먼저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진행했다. 중구청의 차 없는 거리 행사는 중앙로에서 두 블록 떨어진 ‘중교로’에서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렸다. 중구청은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가 중구청의 ‘중교로 차 없는 거리 행사’와 격주로 진행된 만큼 교통 대란 등의 문제가 심화됐다고 주장한다. 즉, ‘겹치기 행사’가 원도심 상인과 주민들의 불편을 더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중구청 도시활성화과 박상근 계장은 “주말에는 예약 등을 통한 소비가 어느 정도 유지됐다. 그런데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로 교통 문제가 부각되면서 원도심 접근성이 현저히 감소했다”며 “지상에 일부 식음료 직종을 제외하면 대다수 업종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상근 계장은 “중앙로 행사가 중교로 행사 자체에 영향을 준 바는 없다. 하지만 차 없는 거리 행사가 한 달에 두 번이나 열려 부작용이 심화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구청은 지난 1월 6일부터 9일까지 원 도심 인근 주민, 상인, 운송업자 등 약 5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중앙로 차 없는 거리가 원도심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지 여부에 대해 원도심 상인 82%(604명 중 496명)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원도심 주민들도 약 80%(2241명 중 1788명)가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2573명을 대상으로 한 운수 종사자들도 90%가 차 없는 거리를 반대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에 대전시청은 설문조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이다. 대전시청 균형발전과 강연구 과장은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행사에 참가한 일반 시민들의 만족도를 고려하지 않고 운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차 없는 거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면 당연히 부정적인 의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매출도 업종에 따라 다르다. 소위 대박이 난 업종도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1월 26일, 시청과 중구청은 중앙로 차 없는 거리 문제 해결을 위한 경청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토론회에서 중구청은 ▲ 행사 전면 폐지 ▲ 중교로 차 없는 거리와 통합 ▲ 연 8회 개최에서 1~2회로 축소 중 한 가지를 시청이 선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이를 거부하고 올해 8회 개최 중 3월 한 차례 행사만 취소한 상태다. 대전시청 강연구 과장은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의 원천 취소라는 대안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른 대안들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도시정책은 당장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구청 박상근 계장은 “구민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대전시 발전을 감행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전시와 중구청의 대립으로 유발되는 행정력 낭비는 곧 시민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대전시와 중구청간의 소통과 경청을 통한 문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 해 11월 18일, 시정연설 중인 권선택 대전시장. 출저. 아이캠뉴스

  교통 대란, 매출 연계성 없는 행사 구성…진정한 원도심 활성화?
  작년 행사 기간 내 토요일이면 중앙로 인근에 심각한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대중교통은 우회 노선으로 변경됐고, 일반 승용차의 주정차 문제도 심각했다. 특히 대흥동, 은행동 등 중앙로 일대 주민들과 대전역 이용 시민들이 큰 피해를 받았다. 주민 오민기(52·대동) 씨는 “차 없는 거리 행사 때는 원동쪽으로 우회해서 들어와야 된다. 15분이면 가는 거리가 30분 이상 걸릴 때도 많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전호현(44·대흥동) 씨는 “701번을 자주 이용하는 데 행사 때마다 우회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진다. 행사가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병준(22·태평동) 씨는 “행사 일정을 알고 서둘러 대전역까지 택시를 이용했다. 그런데도 기차 시간을 간신히 맞췄다”며 “행사에 참가한 시민만 대전시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청 균형발전과 강연구 과장은 “교통대란을 해결할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도로 상황, 중앙로에 운집한 인원 등에 대한 분석 자료를 고려해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의 완성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심각한 교통대란은 원도심 상인 매출을 오히려 감소시켰다.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의류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주요 고객이 중년여성이다. 단골 고객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토요일을 피해서 오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단골 고객들이 발길이 뜸해졌다”며 “행사 진행 후 주말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은행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대환(48·선화동) 씨는 “당연히 인파는 평소보다 많이 몰린다. 그러나 매출은 평소 주말보다 행사가 진행된 주말에 더 적다. 작년 11월은 원래 매출의 50% 수준에 그쳤다”며 “부스로 골목 입구를 막다시피 해 인파가 중앙로 안에만 갇혀 버린다”고 지적했다.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됐던 중앙로 차 없는 거리가 오히려 원도심 상권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시청은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청 강연구 과장은 “작년 행사의 성과를 보면 중앙로에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모여든 적이 없다. 원도심 활성화의 첫 단계는 많은 시민들이 중앙로에 방문하는 것”이라며 “다만 방문객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업종변화 등 상인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수반돼야 차 없는 거리가 상가의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강 과장은 “현재 국토교통부 공간정보 연구센터에 중앙로 주변 카드매출 현황에 대한 빅테이터를 의뢰했다. 또한 행사가 진행되는 날의 운집 인원 데이터도 분석 중이다. 객관적인 정보를 분석해 행사와 상권의 매출 연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간을 채우는 건 시민의 몫
  많은 성과를 낸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가 비판에 직면한 이유는 ‘성과주의’ 행사에 그쳤기 때문이다.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민들의 의견과 참여는 제한됐다. 대전문화연대 박한표 대표는 “중앙로 차 없는 거리는 시민 참여 중심이 아니라 관 주도의 성과주의, 실적주의 행사가 됐다. 행사의 목적에 시민의 역할이 없으니 원도심의 매력을 살리는 데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 수렴과 소통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시민들이 문화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중앙로 차 없는 거리는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박한표 대표는 “중앙로를 차 대신 천막 부스, 무대, 소음으로 채우는 운영 방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또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편을 감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함께 모이는 평가회의를 통해 개선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진우 기자  politpeter@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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