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거 문제의 답으로 셰어하우스가 있다”

 

 

   대전 청년들의 움직임, 기획자 최내윤(사학· 14) 학우를 만나다

  떠오르는 신조어 ‘민달팽이족’. 이는 지하나 옥탑방,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일정한 주거지 없이 생활하는 청년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들은 껍데기집 대신 열악하고 좁은 곳에 자신의 몸을 누인다.
  최근 등장한 셰어하우스는 이러한 민달팽이들이 모여 집을 마련하고 거주하는 주거형태다. 대전에는 단 하나의 셰어하우스 ‘꿈꿀통’이 있다. ‘꿈꿀통’은 6명의 학우들의 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태호(29), 권성대(30) 그리고 우리 학교 졸업생 김동준(행정, 25), 김송희(문헌정보, 23), 재학생 김연길(경영· 09), 최내윤(사학· 14). ‘꿈꿀통’의 기획자인 최내윤 학우를 만나봤다.

어은동에 위치한 셰어하우스 ‘꿈꿀통’내부, 사진출처 : 최내윤

  셰어하우스란 무엇인가?
  셰어하우스의 기본적인 의미는 ‘활용 빈도가 낮은 곳은 공유함으로써 개인공간을 넓이자’는 것이다. 비용을 나눠 부담하면 넓은 공간에서 보다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 또 집을 공유함으로써 타인과 유대감을 느끼고, 어울려 놀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대부분의 셰어하우스가 그렇지만, 꿈꿀통은 집의 공유 공간을 반드시 확보하고 있다. 지금 노은동에 위치한 꿈꿀통 1호점은 옥상이 그런 공간이다. 어떤 취미활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런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산다면 이런 장점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셰어하우스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대전을 포함해 현재 청년들은 비정상 주거를 하고 있다. 먼저 보증금과 월세를 내기 위해 일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대부분의 청년자취생들은 보증금과 월세를 부모에게서 지원받는다. 성인이 된 청년들은 늘 독립과 자유를 외치지만 경제적으로는 현실의 벽에 부딪쳐 있다. ‘부모는 언제까지 자식의 보증금과 월세를 내줘야 하나. 자식은 언제 부모가 되나’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또, 대전은 전국에서 청년인구가 2위인 도시다. 자취하는 청년들의 1/4은 청년주거빈곤대상에 해당하며 전국 2위다. 청년주거빈곤층이란 14m²이하, 방과 부엌이 분리 되지 않는 공간의 열악한 환경에서 주거하고 있는 청년들을 이른다. 대전 청년들의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 비율 (RIR)또한 49.3%로 높을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각보다 비닐하우스나 불법증축물, 컨테이너에 사는 사람이 많다. 또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있지만 대다수 4인가구나 신혼가구들이 사용하고 있어 실제 혜택 받는 청년들은 1.7%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런 대전 주거문제의 답으로 셰어하우스가 있다고 봤다.
 
  셰어하우스의 시작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대전 사회적자본사업에 공유네트워크 사업안을 제출하여 모인 팀이다. 6월말부터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해왔다. 꿈꿀통 기획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디자인 협회 ‘BY AND BY’의 도움으로 인테리어 조언을 받아 직접 공사를 했다. 정말 우리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전기공사를 제외하면, 모두 손수 인테리어를 했다. 입주는 8월부터 진행했고, 9월 말에 꿈꿀통을 알리는 오픈파티를 열었다.

  입주방식이 궁금하다.
  현재 조합원은 10명 정도다. 출자금 5만원을 내고, 매달 1만원씩 기부하면 입주자격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학생신분이거나 직장인이 아닌 경우에는 출자금은 같고 매달 5천 원씩 기부하면 된다.

  1호점의 생활은 어떠한가?
  현재 노은동에 위치한 1호점에는 4명의 입주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 4명은 꿈꿀통의 초기멤버다. 평수는 40평대 인데 20만원 중후반이다. 공과금도 1/N해서 나눠 내고 있다. 방값은 규모와 조건에 따라 다른데 평균적으로 25만원 내외다. 이는 입주자가 1명 부족하기 때문이다. 입주자가 들어온다면 20만원 초반대로 떨어질 것이다. 다음달에는 1명의 추가 입주로 1호점의 입주가 마무리되었다.
  냉장고의 음식 같은 경우는 공용으로 쓰는 것은 같이 구매하지만 대부분 개인적으로 구매한다. 공용으로 구매하게 되면 사용량도 다르고 논란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최소화하고 있다. 공용물품 또한 그렇다. 규칙 같은 경우는 개개인에게 원하는 부분을 받아 조합하고 피드백 했다. 청소, 외부인 등 기본적인 것만을 정해두었다.

  생소한 주거형태인 만큼 홍보가 중요해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가?
 우선 지금은 페이스 북이 가장 활발하다. 유어유니브에 올린 것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별로 홍보 효과를 보지 못했다. 어은동 유림공원에서 ‘비마켓’행사에 홍보목적으로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홍보 효과가 꽤 괜찮았다. 꾸준하게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기획자 모두 본업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어떤 보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참여도가 떨어졌다. 그리고 실제 처음 기획 멤버였던 8명중 3명이 떠났다. 하지만 모든 걸 감안하고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을 탓하지는 않는다. 이 일이 늘 우선일 수 없는 것이고 두 번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은 인원이 더 효율적이라고도 느낀다.

  현재 극복해야 하는 문제점은?
  비용적인 측면을 들 수 있다. 현재 1호점은 지원금의 일부와 입주자들의 200만원씩의 보증금을 받아 마련했다. 이는 평균 가격인 30/300(월세/보증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이다. 지금 가격대가 형성된 이유는 인테리어 비용에서 발생했다. 일정기간이 지나 인테리어 비용이 충당되면 월세가 낮아질 것이다. 사실 지금 가장 큰 문제점은 조합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조합원은 10명인데 이 문제가 해결돼야 2호점, 3호점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후원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후원 시스템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일시후원 1만원이 있고, 일반후원으로 출자금 5만원 매달 1만원이 있다. 이는 청년보다 사회인분들이 대전 청년들을 위해 후원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청년준조합원이 있다. 이는 20-30대 청년들만 가능하다. 청년준조합원은 입주자로서 자격이 부여된다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서울지역에는 쉐어하우스의 주거형태가 많이 있다. 이처럼 대전에도 이런 셰어하우스가 생소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종목표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청년 주거 정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고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청년 주거문제가 심각한데 비해 정책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봐주고 우리의 소리에 귀를 귀울였으면 좋겠다.

  충대의 수많은 민달팽이들에게 셰어하우스 ‘꿈꿀통’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꿈꿀통’이 제대로 운영되고 유지되려면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당차게 시작한 최내윤 학우는 이렇게 말한다. “적은 비용도 물론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중점을 두는 것은 입주자들 간에 소통이다. 꿈꿀통 옥상에서 공연 같은 문화행사로 젊은이들이 즐거움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대전 주거 문제를 설명하고 있는 최내윤 학우

 

  Q. (입주자 겸 기획자 김송희 동문)    셰어하우스 만족도는?★★★★☆

  다 같이 산다는 점에서 외롭지 않아서 좋다. 원래 자취를 했었는데 그에 비해 시끌벅적해서 사람사는 것 같다. 일주일에 꼭 1번 술을 마시면서 가족회의를 하는데 가족들과 기획자분들 모두가 모여 셰어하우스에 대한 이야기와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꿈꿀통 1호점의 특징이 청년사업가들이 모인 셰어하우스라는 것인데 비슷한 일을 하다보니 서로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아직 초기다 보니 체계가 덜 잡히고 하는 일들이 바빠 청소나 규칙같은 것이 지켜지질 못할 때가 있어서 별 하나를 뺐다. 웬만해서는 서로를 이해해주지만 불편한 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는 성격들이라 큰 불편함을 없다. 이 부분에서는 가족회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 1호점에는 여자가 나 하나뿐이라 화장실이 달린 독방을 쓰고 있다. 다음 달에는 여자분 1분이 같이 들어와 살 예정인데 잘 지낼 수 있을지 살짝 우려가 되지만 긍정적이다.

 

 

박윤희 기자 uni65@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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