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로 변질된 유성관광특구의 현재와 미래

 

 
 
                                        ▲ 유성 온천 일대 기형적으로 발달한 유흥가

  유성이 관광특구로 지정된 지 올해로 21년째다. 인간으로 치면 막 20대에 접어든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일 때지만 유성관광특구의 활동은 침체된 지 오래다. 본지는 유성관광특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짚어보았다.

  관광객 없는 ‘관광’특구?
  관광특구란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 촉진 등을 위해 관광 활동과 관련된 관계 법령의 적용이 배제 또는 완화되고, 관광여건을 집중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유성은 1994년 8월 31일, 설악·경주·해운대·제주와 함께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유성이 관광특구라는 것을 아는 학우는 많지 않다. 이서희(정치외교·2) 학우는 “유성구가 관광산업에 관심 있다는 것은 알았으나 관광특구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용범(원예·2) 학우 역시 “관광특구인지 전혀 몰랐다.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유성관광특구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에 배재대학교 여가서비스경영학과 박근수 교수는 두 가지 원인을 뽑았다. 첫 번째 원인은 혜택 없는 관광특구제도다. 박근수 교수는 “1994년 당시만 해도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다양한 혜택을 받았다. 그 중 가장 큰 혜택이 통행금지 해제”라고 말했다. 통행금지가 존재하던 시기 관광특구만 통행금지를 해제해 관광지로서 혜택을 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행금지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통행금지 해제 혜택은 더 이상 혜택이 되지 못했다. 박근수 교수는 “유성이 관광특구라고 해서 지원받는 것이 없다. 관광특구가 홍보는 될 수 있으나 잠깐 뿐이다”라고 말했다. 대전시관광협회 신원식 부장 역시 “야간영업 시간제한이 폐지된 후 관광특구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은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관광진흥법 제73조를 참고하면 ‘우수한 관광특구에 대하여는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사실상 유성관광특구가 지원을 받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두 번째 원인은 후속 발전과 시설 개선의 미비다. 유성은 온천 관광으로 유명했지만 그 후 방향성을 갖고 발전해나가지 못했다. 박근수 교수는 “온천 관광 자체는 더 이상 매력 있는 관광지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성 온천 지역은 아직도 70년대 동네 목욕탕 수준의 온천이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온천수를 활용한 대규모 위락시설이 유행했지만 유성 온천 지역은 이러한 시설 투자 역시 없었다. 신원식 부장은 “다른 지역은 워터파크 조성 등 물놀이 시설과 융합한 테마파크 설립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한 반면 유성온천은 물 좋은 목욕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 했다. 박근수 교수는 “온천 위락시설 형성 역시 뒤늦었다. 제3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온천 관광이 경쟁력을 잃은 반면 유흥가는 기형적으로 발달했다. 유성관광특구 내 224개의 유흥시설(주점 162개, 안마시술소 13개, 노래방 29개)이 운영되고 있으며, 모텔은 118개에 이른다. 유흥가로 변질된 유성 온천 지역에 대해 시민들과 학우들은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이서희(정치외교·2) 학우는 “유성 온천 근처에 모텔이 많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대학가 근처라 이런 유흥시설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유성특구의 기형적인 유흥가 발달에 박근수 교수는 “온천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해 이제는 유흥가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답은 ‘치유와 힐링’
  다행히 유성관광특구는 관광지로서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 5월 8~10일, 3일간 열린 유성온천문화축제는 유래 없는 성과를 거뒀다. 역대 최고 방문객 수를 기록하였으며 258억 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왔다. 유성구청 문화관광과 이영우 계장은 “올해 유성온천문화축제가 성황리에 끝났다”며 “내외국인들이 우리 지역을 많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 타 자치단체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유성의 테마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신원식 부장 또한 “유성온천문화축제를 통해 유성관광특구의 이미지가 한층 가까워졌다. 앞으로 이러한 축제를 잘 활용하여 이미지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유성구청은 온천 지역을 중심으로 유성관광특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다. 매년 1~2회 관광편의시설을 점검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또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유성관광특구 설명회를 열어 파워블로거, 여행작가, 기자단 등에게 유성관광에 대해 홍보했으며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주변지역과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유성구청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유성온천건강특화거리’ 조성사업이다. 이영우 계장은 “의료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유성온천건강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치유와 힐링을 위한 시설 기반 조성에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료관광으로 발전하려는 유성구청의 시도를 박근수 교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근수 교수는 “유성 온천은 온천수질이나 수량이 굉장히 뛰어나다. 게다가 인근에 큰 병원이 세 곳이나 있고 수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다”며 “수치료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희소하기 때문에 온천수를 이용한 의료관광분야로 개척해 나간다면 전망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성구청은 현재도 무료 족욕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호응 역시 좋다. 동구에서 온 한 시민은 “(족욕체험장이) 저녁을 빼면 시간에 제한이 없고 무료여서 굉장히 좋다. 인근 교통 역시 편리하다”고 말했다. 신원식 부장은 “유성관광특구에서 가장 각광 받는 지역이 족욕체험장”이라며 “족욕체험장을 고급화하고 시설 설비를 확충하면 더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유성구청은 이러한 족욕체험장을 테마를 갖춰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이영우 계장은 “특성 있는 한방족욕카페 등을 조성하려고 한다. 유성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 온천 지역 유흥가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이영우 계장은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유흥시설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기념품 판매점, 카페전문점으로 바뀌고 있으며 분위기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관광특구가 활성화되기 위해 지자체, 지역 주민, 지역 상인 각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박근수 교수는 “유성구청은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 재정지원 및 시설투자를 해야 하며 소통의 중심이 돼야 한다. 지역 주민들은 유성구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친절캠페인, 유성알기캠페인 등을 진행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지역 상인들의 시설 재투자가 필요하다. 서비스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원식 부장은 “관광개발은 지역 인프라 구축과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경제적 소득뿐만 아닌 지역 주민의 삶의 질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라며 관광의 가치를 설명했다. 유성관광특구가 활성화돼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시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유성 온천 족욕체험장


글  /  곽효원 기자 kwakhyo1@cnu.ac.kr
사진 /  충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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