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와 생태건축

 

  안도 다다오, 건축가의 길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콘크리트)로 누구도 만들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다.” 프로 복서 출신으로 독학으로 시작한 건축분야에서 ‘건축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고,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의 말이다.
  안도 다다오는 1941년생으로, 오사카 출신이다. 쌍둥이 중 형으로 태어나 동생과 함께 복서로 자라온 그는 건축에 대해서는 별도의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다. 안도 다다오는 그의 나이 24세에 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꼬르뷔제’의 책을 접하고 그 안의 건축들을 흠모하며 건축의 꿈을 키웠다. 그는 ‘미켈란젤로’, ‘루이스 칸’, ‘알바 알토’ 같은 유명한 작품들을 직접 여행을 다니며 눈으로 보고 느끼는 방법으로 건축을 배웠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서적을 찾아보는 등 오로지 독학을 통해서 스스로 건축가로서의 자질을 만들어 나갔다.
  안도 다다오는 1969년 건축물 ‘스미요시 연립주택’을 통해 건축가로서 데뷔했다. 스미요시 연립주택은 좁은 대지 위에 직사각형 콘크리트 상자를 올려놓은 것 같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그는 도심 속 여러 채의 연립주택 속에서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이 건축물로 일본 건축학회장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안도 다다오는 스미요시 연립주택으로 화려한 데뷔전을 올린 이후 ‘록고 집합주택’으로 일본 문화디자인상, ‘록고 교회’로 마이니치 예술상, ‘기도사키 주택’으로 요시다 이소야상을 받았으며, 오사카 예술상, 프랑스 건축 아카데미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미국 건축가협회 명예회원 임명,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명예회원 임명, 독일 건축가협회 명예회원 임명 등 국내외 많은 수상과 세계적 명예회원으로 추대되면서 그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되었다. 현재 그는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건축학을 전공한 적도, 대학 근처에도 가본 적도 없는 그가 자신의 실력만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어 일본 일류대인 도쿄대의 건축학과 교수가 되기까지 그의 열정과 노력이 실로 얼마나 대단했는지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안도 다다오는 한국에서도 건축을 통해 유명세를 알린 적이 있는데, 제주도 섭지코지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의 ‘글라스하우스’ 와 ‘명상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안도 다다오의 생태정신
  안도 다다오의 작품은 자연을 건축에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유명하다. 그에게 자연은 밀어내고 분리시켜야 하는 존재가 아닌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존재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은 공간 안에서 ‘영성이 흐른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데, 이는 그가 추구하는 건축의 생태정신에 이러한 의미가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도 다다오는 젊은 시절 건축의 꿈을 갖게 한 ‘르 꼬르뷔제’의 건축인 프랑스의 ‘롱샴교회’를 보고 건축은 ‘하나가 되는 공간’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롱샴교회는 인공적 설치물인 전기조명 하나 없이 자연 채광이 공간 안에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밝혀주는 구조로, 안도 다다오가 평소 생각해오던 생태정신의 깊이를 한층 더 높여주는 촉매제가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실제로 ‘빛과 물의 건축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안도 다다오는 다른 무엇보다 자연이라는 요소를 건축 재료의 하나처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자연에서 ‘물’과 ‘빛’의 요소를 많이 활용하는 그에게 물은 쉴 새 없이 흐르는 동적인 자연의 요소다. 특히 인공적인 물이 아니라 자연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물은 고여서 탁해지는 물이 아니라 늘 맑고 투명한 생명의 물이다. 빛 역시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비선형적으로 이동하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는 살아있는 자연의 요소로서 공간의 이곳저곳을 불규칙적으로 비추며 다소 정적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매 순간 다른 위치에서 비춰주는 신비의 빛이다. 이렇듯 물과 빛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있어 하나의 공간을 정적인 공간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동적인 공간으로 이끌어주는 필수적 요소가 된다.

 

                  ▲빛의 교회 (출처. http://blog.naver.com/ggy6120/220241733377)

                                                                                                                           ▲물의 교회(http://stlite.co.kr/bbs/view.phpid=Notic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

  빛과 물, 자연의 건축        
  안도 다다오의 대표적 건축물들을 보면 빛과 물을 그대로 건축에 반영한 형태를 찾아볼 수 있는데, 오사카에 있는 ‘빛의 교회’와 홋카이도에 있는 ‘물의 교회’가 대표적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빛의 교회는 오사카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건축물로 그의 건축물 중에서 빛의 건축물로 알려진 유명한 건물이다. 빛의 교회는 안도 다다오 건물의 특징이기도 한 콘크리트로 건물 전체 외벽이 처리되어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주 출입구는 직사각형으로 15도가 틀어진 채 서있는 벽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교회 제단은 주 출입구를 지나 180도를 돌면 볼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있다. 빛의 교회는 본당의 ‘십자가’ 디자인이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히는데, 십자가 형태를 모형으로 제작하여 위치시킨 일반적인 교회 십자가 디자인이 아닌 콘크리트 벽에 십자가 문양의 틈이 나있는 방식으로 디자인 되어있다. 십자가 문양의 틈은 콘크리트를 관통하여 내뿜는 빛으로 가득 차게 되는데, 조명과 같은 인공적인 빛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빛이기 때문에 빛의 교회에는 항상 인공적인 빛으로는 연출할 수 없는 따뜻함과 강렬한 에너지가 공존한다. 다소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두꺼운 콘크리트 벽의 감성과 자연광 감성의 조화는 교회라는 공간의 아우라(Aura)를 살려주는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으로 물의 교회는 홋카이도 어느 평원에 위치한 건축물로, 그의 건축물 중 물의 건축물로 알려진 유명한 건물이다. 물의 교회는 호텔 로비에서부터 출입구에 해당하는 곳까지 유도하듯 디자인 된 ‘ㄱ(기억)’자 모양의 벽이 호수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출입구에서 원형으로 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예배당이 나온다. 예배당에 들어서면 바라보는 방향 전면의 벽이 개방되어 있는데, 해당 면이 바로 호수와 접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공간 바깥으로 보이는 호수의 풍경이 공간의 일부분 같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예배당에 맞닿아 있는 호수는 근처의 개울물을 끌어다 일부러 작은 인공 호수를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안도 다다오가 건축물을 설계할 때 가지고 있는 생태정신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안도 다다오는 인공물로 둘러싸인 도심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물을 통해 인간의 삶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건축을 보여준다. 산업화가 가속되는 현대사회에서 이와 같은 생태정신은 미래에도 인간과 자연의 원활한 공존을 지속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배우고 지켜나가야 할 미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송지혜 대학원생기자
cinepoem15@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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