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도시, 도시 속의 숲

 

  충남대를 둘러보면 숲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이나 나무가 많다. 학교에 숲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숲에 학교가 있는 것 같을 때도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 고라니나 너구리도 볼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다.
  숲이라고 하면 대체로 나무들이 우거져있는 그런 공간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공간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숲을 그리워한다. 그렇기에 주말에 가족들과 수목원에 가거나 혹은 친구들과 등산을 가고, 휴가 때는 휴양림에서 여유로움을 즐기기도 한다. 또는 우리 삶 속에서 숲을, 자연을 느끼기 위해 아파트 단지에 생태공원을 만든다. 누구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꾼다. 하지만 도시와 숲은 멀게만 느껴진다. 그렇다면, 숲을 도시에 데려오는 것은 어떨까? 도시에는 어떤 숲이 필요할까?
  요즘은 아파트 옥상이나 건물 옥상에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 작은 식물원을 설치하기도 한다. 또 지자체 차원에서 수목원을 건설하기도 한다. 대전에도 가까운 곳에 한밭수목원이 있어 도시에 지친 대전 시민들에게 삶의 여유로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수목원 말고 다른 숲을 접할 수 없을까?
  1980년, 뉴욕 10번가에는 화물수송을 위해 마차와 증기차, 열차, 사람들과 자전거 등이 구분 없이 달렸다고 한다. 혼잡한 거리에서 열차는 수많은 인명사고를 냈고 사람들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공중철도를 설치했다. 하지만 곧 고속도로가 생겨 사용량이 줄어든 공중철도는 도시의 애물단지가 되어버렸고, 사람들은 공중철도를 철거하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공중철도가 철거되는 것을 안타까워한 사람들이 모여 공중철도에 식물 등을 심어 도심 속 공원인 하이라인 파크로 재탄생시켰다. 하이라인 파크는 뉴욕 거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되었다. 이곳은 도심 속의 숲이 되어, 때로는 문화예술 공연이 열리거나, 열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이런 숲이 도시에 필요한 숲의 모습이 아닐까? 도시의 자원을 훌륭하게 활용해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손실도 없이 도시와 숲을 자연스럽게 공존하게 만들었다. 최근 이렇게 도시와 조화로운 숲들이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청주시의 원흥이 방죽이 두꺼비 공원 등이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올해 산림청에서는 도시 속 숲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도시 숲들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도시와 조화를 이루는 숲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내 집에서 내 동네·마을과 어울리는 숲이 생긴다면, 우리는 더 이상 숲을 그리워만 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강민지(문헌정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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