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호흡기를 떼고

 
 
 

  매번 입버릇처럼 “이런 아이템 다시는 안 해!”라고 외친다. 하지만 기자가 자학적인 것에 쾌감을 느끼는 것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그런’ 아이템을 가져온다. 지역 내 노사갈등이라든가, 언론문제라든가. 그리고 이번 기사는 다시는 안 해야지 하고 치를 떨며 준비하던 노사갈등문제와 언론문제가 한데 뒤섞인 기사였다.
사실 지역 언론에 대해서 한 번쯤은 다뤄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대전일보 노사갈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언론은 사기업과는 달리 공공성이 남다른 집단이다. 따라서 언론 노사문제에서 다양한 의미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사실 욕심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기사다. 지역 언론이 망가진 것에는 단순히 경영상의 문제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체의 변화, 서울1극체제 등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났고 그것이 지역 언론 쇠락에 원인이 됐을 것이다. 그런 복합적인 문제점을 다루진 못한 것은 여러모로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 언론에 얼마나 생명력이 남아있는지 의문이다. 길 가던 사람 아무나 붙잡고 알고 있는 지역의 언론을 말하라고 하면 몇 개나 대답할 수 있을까. 아마도 3개 이상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지역 언론은 사람들에게 잊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은 사라져선 안 된다. 지역 언론이 필요한 이유는 하나다. 지역 언론만이 지역의 의제를 이야기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 수 있다. 기사에도 적었지만, 중앙 언론은 지역에 관심이 없다. 사설 전체에서 2% 다룰까 말까하고 다룬다고 해도 70%는 천재지변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지역단체장의 비리 등을 들며 주장하는 지방자치 무용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언론이 사라지면 지역의 의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의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사람이 사라진다. 지역 언론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지역 언론들은 모두 호흡기를 달고 간신히 살아있다. 기자들을 책이나 티켓을 팔게 하는 영업사원으로 만들고, 광고에 의존해 가까스로 살아있는 형국이다. 이상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구독률을 높여 구독료로 광고를 대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기사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이 관심가질 수 있는 기사들이 필요하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필요하다. 좋은 예시로 경남도민일보를 들 수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역밀착보도’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독자참여공간을 꾸준히 제공하며 SNS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언론사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제 지역 언론들은 호흡기를 뗄 시간이다. 살아남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니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물론 지역 언론만의 노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독자들의 관심 역시 필요하다. 중앙 언론에 비해 부족하다고 혹은 지나치게 친권력적이라고 무작정 관심을 끊는 것은 답이 아니다. 꾸준한 관심과 건설적인 비판이 필요하며 이는 지역 언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지역 언론, 호흡기를 떼기를 고대해본다.

곽효원 기자 kwakhyo1@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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