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주말 저녁, 여러 TV프로그램 가운데도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이하 좋은 세상)’는 우리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좋은세상’은 ‘엄마, 아빠 죄송해요’, ‘고향에서 온 편지’, ‘장수퀴즈’. 이렇게 3개의 코너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장수퀴즈는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비중있는 코너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도한다.
 이 코너는 우선 퀴즈의 사회자가 문제를 내고, 참여자로 나온 고령의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답을하는 형식으로 여타의 퀴즈 프로그램하고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코너는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노인들이 주어진 문제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든가, 또는 너무 연로하여 잘 듣지 못하는 이유로 규칙을 무시하여 돌발적이며 우수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낸다. 즉, 다시 말하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넌 센스적인 말이나 행동을 노인들로 하여금 하게 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즐거움과 웃음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종래의 퀴즈쇼와 차별성을 가진다.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이 게임은 선수로 나선 노인들에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게임일 수 있다.
 물론 그들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칫 그들의 이미지가 편향적으로 구축되는 경우 그것은 오히려 사회적으로 무력한 노인집단을 주류사회로부터 배제시켜 결국은 사회적인 분열을 조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IMF시대를 맞아 어려운 시절을 과감히 감내해 낸 한국인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로부터 좋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는 의도는 좋지만, 시골 노인들의 ‘삶’과 ‘역사’ 가 우리들의 웃음거리화되는 것은 한편으로는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희 주
(전기공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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