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의 길

 
 

  글재주가 별로 없는 입장에서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항상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주제의 선정도 어렵고 내용을 채우는 것은 더 어렵게 느껴진다. 고민 끝에 그래도 가장 많이 경험하고 알고 있는 연구자로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창의적인 삶. 연구란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 관찰 및 제작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이나 물건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연구의 성공과 실패는 얼마나 좋은 가설을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가설은 관련분야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세워지기에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좋은 가설은 항상 창의성이 동반된다. 창의성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창의성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관련분야의 세미나 혹은 학회에는 꼭 참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 학회에도 가끔씩은 참가하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시대가 필요로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다보면 새롭고 창의적인 주제가 다가올 것이다. 새롭게 개발되는 연구방법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끊임없는 고민과 새로움에 대한 도전은 아무도 가지 않았지만 가야만 하는 길이 되어줄 것이다.    
둘째, 성실한 삶. 아무리 좋은 가설을 세울지라도 증명하지 못한다면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많은 가설 중에 일부만이 증명을 통해 새로운 지식으로 탄생한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가설을 세우고 증명할 수 있느냐에 따라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의 양이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많은 경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지만 증명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인하기 위하여 얼마나 열심히 임했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은 달라질 것이다.
셋째, 즐거운 삶. 연구자는 결코 편안한 길을 걸어갈 수는 없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몸으로 움직여야 한다. 오죽하면 연구직종을 3D업종에 속한다고 이야기할까. 연구를 계속하다보면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모든 일을 논리를 가지고 설명하려고 든다. 그러다보면 타인과의 대화에서 소외되고 점점 외골수가 되어가는 것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는 연구가 즐겁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왜? 즐겁지 않으면 연구를 계속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연구를 즐겁게 할 수 있을까? 방법은 하나다. 본인이 연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비록 연구과제는 본인이 설정할 수 없을지라도 연구를 진행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본인이 가설을 세우고 증명해가는 과정이 수반될 때 연구는 재미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내용의 반복은 결코 좋은 연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역동적인 삶이 연구자가 살아가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연구자에게도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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