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캠퍼스에는 하나 둘 피는 꽃들과 함께 싱그러운 봄이 찾아왔다. 봄이 되면 학생생활관 주변과 농생대 길(아리랑 고개)에 벚꽃을 시작으로 개나리, 진달래가 만개하여 화사한 봄꽃들이 만발한 캠퍼스를 자랑한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학교에서는 꽃길 축제를 열어 대전 시민들을 초대한다. 꽃길 축제기간에는 화사한 꽃이 만발하는 캠퍼스를 무료로 개방하여 매년 약 3만여명의 시민들이 찾는 봄꽃 축제의 명소가 되고 있다.

올해도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캠퍼스 내(학생생활관, 학군단 운동장, 교시탑 주변)에서 '꽃길 축제'가 열렸다. 특히 이번 꽃길 축제에는 참여존, 푸드존, 오락존 등 총 17개 테마 부스에 관현악단 연주, 사물놀이, 마술 공연 및 체험 등 여러 가지 주제로 시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였고, 다양한 볼거리와 알찬 행사에 날씨도 따뜻하여 친구와 연인, 그리고 가족 나들이로 하루를 즐기기에 안성맞춤 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삼월 삼짇날(음력 3월 3일)을 전후해, 들판에 나가 붉은 진달래 꽃잎으로 화전을 부치며 꽃놀이를 하고 새 풀을 밟으며 봄을 즐겼다. 이를 ‘화전(花煎)놀이’라고 불렀는데, 이렇게 봄꽃이 만발한 경치 좋은 곳에서 봄을 맞이하고 함께 즐겼던 것이다.

오늘 날 우리들도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캠퍼스 곳곳에 만개한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 향연의 아름다운 정취를 즐기니, 꽃과 함께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일도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로 넘쳐나고, 일부 몰지각한 방문객들로 인하여 난장판으로 변한다면 무슨 소용이랴. 벚꽃을 즐긴 방문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들과 인도를 점령한 불법 잡상인들은 분명 대학의 축제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게다가 사진을 찍는다고 아름다운 꽃밭에 들어가 꽃을 훼손하고, 예쁘다고 가지 채 꺾는다면 더 이상 꽃길 축제는 축제가 아니다. 그래서 매년 지역신문에는 우리학교의 꽃길 축제를 알리는 기사와 함께 축제가 끝난 후에는 쓰레기를 비롯한 여러 문제점을 질타하는 기사가 반복이 되고 있다.

아름다운 꽃을 구경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머물렀던 주변도 한번쯤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머문 자리엔 봄꽃 향기만 남긴 채 우리가 가져온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고, 공중도덕을 지키며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봄꽃처럼 완연하게 성숙할 때이다. 그래도 올해는 백마봉사단의 환경정화 활동으로 행사기간 내내 깨끗한 축제가 진행되었다고 하니 봉사단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아름다운 사람은 내 안에 꽃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충남대의 꽃길 축제가 지역 봄 축제의 명소로 계속 이어지길 원한다면 시민들도 깨끗한 축제 만들기에 적극 동참하여 서로가 더 좋은 봄꽃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해마다 봄꽃을 찾아오는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꽃길 축제’는 영원히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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