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니까 청춘이다

   젊음은 푸르다. 젊은이들을 흔히 청년(靑年), 청춘(靑春)이라고 한다. 푸르고 싱그러운 때가 청년이고 푸른 봄을 나타내는 것이 청춘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젊은이들을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의미로 3포 세대라고 한다. 최근에는 관계·주택구입·희망·꿈까지 포기하는 7포세대로 젊음을 말한다. 이제는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에스파냐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쓴 ‘돈키호테’라는 소설을 한번쯤은 다 들어봤을 것이다. 흔히 엄청난 열정의 사람을 일컬어 돈키호테라고 하는데 사실 그는 삐쩍 마른 중년의 남성이다. 돈키호테는 기사가 정의를 위해 싸우고 공주와 사랑을 이루는 내용의 로맨스 소설에 푹 빠진 시골의 몰락한 귀족이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착각하고 낡은 창과, 낡은 갑옷, 자신과 같이 삐쩍 말라 볼품없는 말에게 로시난테라는 이름을 지어 정의와 사랑을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 여정 중 이발사의 면도용 대야를 뺏어 황금투구라고 쓰기도 하고, 선량한 장례행렬을 악당으로 여겨 공격하기도 하고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여 공격하기도 한다. 그런 돈 키호테는 주변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고 자신이 환상에 빠졌음을 깨닫고 며칠이 안지나 숨을 거둔다.
   보통은 돈키호테를 중세에서 신항로가 개척되고 상업으로 변해가던 상황에 아직도 중세를 버리지 못한 귀족계층에 대한 풍자나 당시 강국이었다가 몰락한 에스파냐를 풍자로 해석한다. 하지만 청춘들은 돈키호테에서 꿈과 희망 열정을 읽어야 한다. 지금 우리 청춘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볼품없던 중년, 시골의 몰락한 귀족인 알론소 기하노(돈키호테의 본명)는 꿈을 꾸었고 비로소 돈키호테가 된다. 그리고 그는 꿈의 여정을 마친 뒤 자신의 꿈이 환상임을 깨닫고 죽는다. 언제나 도전하는 것이 그의 삶이었고 도전이 끝난 것은 그의 삶도 끝임을 의미한다.
   우리는 정말 상황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것일까? 이 이야기는 포기를 권하는 사회를 묵인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든 꿈을 꾸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희망을 가질 수 없던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졌던 사람 돈 키호테, 그가 이 시대에 청춘들에게 고한다. “그것은 진정한 기사의 임무이자 의무. 아니!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노라.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것. 무적의 적수를 이기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고귀한 이상을 위해 죽는 것. 잘못을 고칠 줄 알며, 순수함과 선의로 사랑하는 것. 불가능한 꿈에 빠져서도 믿음을 갖고, 별에 닿기를 갈망하는 것"이라고.


박두진(사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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