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한다는 말의 의미란?

차두식
음악과 교수
   우리가 살면서 자주 쓰는 말 중에 ‘최선’ 이라는 말을 잘 쓰곤 한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최선의 선택이다? 종종 최선이라는 기준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최선일까. 얼마만큼 해야 최선이고 최선을 다 했다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그 해답이 무엇일까?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사실 정말 어려운 약속과도 같은 말이다. 스스로에게 약속을 할 수도 있고, 상대에게 도움을 주고자 최선이라는 말로 약속을 대신 하기도 하고, 도움을 받고자 최선이라는 말로 당부를 부탁하기도 한다.
   나의 대학졸업후의 진로는 유학이었다. 성악가로서 유학은 나에겐 과분한 선택이었고 금융위기 속에서도 독일유학을 떠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나 자신을 꼭 시험해보고 싶어서 이었기도 했다.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단 한번뿐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유학은 상상처럼 낭만적 이진 않았다. 음악대학의 입학이 쉽지 않았고 언어의 벽은 높기만 했다.
   천만다행으로 독일에서 유학을 시작한지 6개월 만에 드레스덴 국립음악대학에 합격을 하였고, 꿈에 그리던 학생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최선을 다하지는 못했다.
지금도 더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10년 이라는 독일에서의 삶에서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음대 졸업후의 진로였다. 한국으로 귀국을 하느냐 아니면 독일에서 직장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막상 귀국길에 오르자니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직장이 막연하였고 당시 많은 유학파 성악가들이 직장을 찾아 유럽으로 다시 몰려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 또한 다른 성악가들처럼 독일극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여러 극장오디션에서 실패를 맛보았고 점점 자신감과 의욕을 상실해 갔다. 마지막 극장에서의 오디션에서 합격하지 못한다면 비자문제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는 절박했던 심정이었고 최선을 다하되 실패하더라도 후회 없는 마지막 기회로 만들고 싶었다. 마지막 오디션에서 극장무대에 설수 있는 기회를 맛볼 수 있었다. 꿈만 같았다. 내가 실력이 남보다 뛰어나서가 아니다. 주역에 ‘궁즉통’ 이란 말이 있다. 궁하면 통한다는 것이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궁해야 한다는 말인데 여기서 궁의 의미는 바로 최선을 다하다 즉 ‘간절함’ 이다.
   간절함의 차이였을까 처음으로 후회 없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10년 남짓 독일에서 돌아와 이제 모교 충남대학교에 몸 담은 지 1년 6개월 정도가 되어간다. 내 자신이 부족한 것은 더욱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은 저 성장시대에 돌입했다. 성공에 대한 꿈은커녕 현실에 안주하기 조차 어려운 시대다. 하지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님을 잊지 말자. 현실은 비관적이지만 성공하고 싶다면 비관적인 현실을 극복해 내자.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패가 있어야 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간절함이 있으면 통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아팠던 겨울만큼 봄날은 더욱 따뜻할 것이다.
   학업과 시험, 취직과 진로 등으로 고민하는 여러분들에게 기대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만 하자. 그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후회 없는 대학생활이 여러분들의 미래에 있을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