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차없이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의 굴레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교통수단별 대중교통분담률 그래프

   대전 시내버스의 실질적인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증차가 이루어져야 한다. 운행대수의 증가없이 집중배차제도와 같은 정책만으로 배차 간격을 줄이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전 시내버스는 1996년을 마지막으로 지난 22년간 증차 없이 면허대수 965대만으로 운행하고 있다. 긴 배차 간격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인 증차가 전혀 없어 대전 버스 이용객들이 겪는 불편함만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전 외곽 개발이 지속되면서 도안 신도시를 비롯해 노은 신도시, 죽동지구 등에도 새로운 노선이 추가되거나 연장되고 있다. 대전시청 교통건설국 대중교통과 김주형 주무관은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거주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증차를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신도시 개발 지역에도 시내버스 운행을 하려면 기존 노선에서 운행차량을 빼와 새로운 노선에 집어넣거나 기존 노선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배차간격이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7년 노선 개편 당시 대전 시내버스의 평균 배차시간은 14.1분이었으나 현재 평균 배차시간은 15.1분으로 평균 1분이 늘어난 상황이다.
   배차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대중교통 이용객수는 타 지역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교통수단별 수송 분담률에 관한 국가교통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전의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은 33.2%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수요는 자연스럽게 손해를 가져오고 손해는 재정지원금의 증가를 야기한다. 김주형 주무관은 “시내버스를 운행하며 매년 대략 300억의 손해가 발생한다. 이 손해는 세금인 재정지원금에서 충당된다”며 “손해가 늘다 보니 필요한 재정지원금이 늘어나 증차를 결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적은 수요와 예산 부족으로 증차가 힘든 상황에서 신도시개발로 인한 노선연장까지 나타나 배차 간격은 더욱 길어졌고 이에 불편함을 느낀 시민들이 버스 이용을 멀리하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결국 손해에 의한 재정난으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해 버스 운행 서비스는 또다시 저하되는 악순환의 굴레에 갇힌 것이다.
   김주형 주무관은 “증차가 없다 보니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대전 시내버스 운영이 시민의 편의와 재정 사이 어려움에 빠져있다”며 “시민들에게 배차간격과 관련된 항의전화가 끊임없이 오는데, 대전시에서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내버스 운행에 대한 관리 및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측도 증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전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김현하 상무는 “긴 배차시간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길게 봤을 때 대전시에 부담이 되더라도 증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구조가 편리해진다면 수요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도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 증차를 대전시에서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효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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