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아이비, 베라, 나임, 소피에라          이승현 기자 0226seunghyun@cnu.ac.kr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면 외국에서 온 유학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현재 우리학교에는 46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있다. 본지에서는 개교기념일을 맞이하여 우리학교 유학생 특집 기획을 준비했다. 한국 학생과 유학생이 서로를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상호 간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캄보디아에서 온 소피에라(경제학),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나임(국제경영), 대만에서 온 아이비(컴퓨터공학), 인도네시아에서 온 베라(그래픽 디자인)을 만났다.
 

Q1.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모국의 문화나 한국 문화와의 차이점은?

   베라 : 맛있는 음식을 소개해주고 싶다. 제일 유명한 음식은 나시고렝(nasi goreng)이다. 나시고렝은 한국의 볶음밥과 비슷하다. 쌀로 만들고 칠리, 토마토소스, 계란, 고기, 각종 양념 등이 들어가지만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이 달라진다. 또한 내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왔기 때문에 여행지로 유명한 발리 섬을 소개해주고 싶다. 이곳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오며, 볼 것들이 많다. 
   아이비 : 대만은 야시장이 특히 유명하다. 야시장에 간다면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또한 게임도 할 수 있고 다양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대만은 여러 개의 야시장이 있는데 야시장마다 각각의 특색이 있다. 대만의 먹거리로는 버블티, 대만 치킨, 비프 누들(소고기 면)이 유명하다. 비프 누들은 누들 수프의 한 종류로 추천할 만한 매우 맛있는 음식이다. 
   소피에라 : 한국과 캄보디아는 문화적으로 많이 다르다. 처음 한두 달 간은 베개 때문에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캄보디아의 베개와 한국 베개는 정말 다르다. 캄보디아는 베개와 침대가 밀착되어 있지만 한국 베개를 베고 있으면 머리가 하늘을 향해 떠 있는 느낌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주로 면으로 베개를 만들지만 높게 사용하지는 않는다.
   공공 교통수단에도 차이가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버스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보다는 주로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많은 캄보디아들은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다. 부유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탄다. 이와 달리 한국은 도로가 굉장히 넓고 자동차는 많은 반면 오토바이는 거의 없다. 
   또한 캄보디아는 영어가 제2언어라서 어린 애들도 영어로 말할 수 있다. 심지어 길거리의 거지조차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들은 외국인이 오면 영어로 구걸하기도 한다. 젊은 사람은 물론 나이든 중년들도 영어를 쓸 수 있다.
   나임 :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케밥을 많이 먹는다. 케밥은 대표적인 전통음식이다. 예전에는 중동 국가들이 하나의 나라였기 때문에 문화적인 공통점이 많다. 이 때문에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동지역 나라들도 케밥을 먹는다. 또 다른 음식으로 빵의 일종인 남(nnam)을 소개해 주고 싶다. 아침이든 점심이든 언제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또한 필라우라는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데 건조제품, 소고기, 쌀 등이 들어간 음식이다.
 

한국 학생들은 대화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많이 바쁜 것 같다
그러나 의사소통은 세계화에 있어 중요하다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항상 친절히 도와줬다

Q2. 한국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가?

   나임 : ‘주세요’와 ‘좋아요’의 발음이 비슷해서 생긴 재미난 일이 있다. 친구와 함께 식당에 간 적이 있다. 친구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종업원이 왔고 서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종업원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물었는데 나는 한국 발음이 헷갈려서 ‘~이 좋아요’가 아닌 ‘~을 주세요’라고 말해버렸다. “맥주 주세요, 소주 주세요, 비빔밥 주세요, 불고기 주세요” 그랬더니 나도 모르게 주문한 음식들이 속속 테이블에 나오기 시작했다. 때마침 온 친구가 ‘네가 주문한 거야?’라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결국엔 모든 음식에 대한 값을 지불했다.
   베라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재밌는 일은 없지만 내가 어떤 곳에 놀러 가면 한국 사람들은 종종 한국어로 나에게 질문을 한다. 나 역시 한국어로 대답하면 질문한 사람들은 내가 한국어를 잘하는 줄 착각한다. 왜냐하면 그럴 때마다 난 그냥 ‘네~네~’라고 응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 나가지만 사실은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소피에라 : 내가 처음 한국에 와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많은 충격을 받게 됐는데 특히 날마다 다른 일상생활의 차이가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아무 것도 몰랐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조차 몰랐다. 전화기도 없었고 인터넷을 사용하려고 해도 기숙사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도움을 주는 한국인 룸메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옛날 생각을 하면 웃음만 나온다.
   또 한국은 물가가 비싸다. 그래서 대전역에 있는 중고시장을 자주 이용한다. 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중고시장에 가면 유용한 물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에게 그곳을 추천해줬다. 어느새 친구들과 함께 몰려가 그곳에서 물건을 사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

Q3. 모국에 돌아간다면 어떤 한국의 문화를 친구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은가?

   나임 : 내가 우리나라에 돌아간다면 우리 친구들에게 한국의 정확한 버스 시간에 대해 소개해주고 싶다. 이것은 정말 놀랍다. 버스가 미리 정해진 버스 시간표에 맞춰 정확한 시간에 오기 때문이다.
   베라 : 친구들에게 떡볶이, 삼겹살, 불고기, 닭갈비 등 맛있는 한국 음식을 소개해 주고 싶다. 음식들을 처음 먹어본 뒤 계속 먹고 싶어졌다. 나는 닭갈비의 매운맛을 좋아한다. 인도네시아 친구나 가족들 역시 매운맛에 익숙하다. 또한 한국 화장품, K-Pop, 드라마와 같은 한국의 유행문화를 소개해주고 싶다.
   소피에라 : 나에게 한국 최고의 음식은 김치찌개이기 때문에 친구와 가족들에게 김치찌개를 소개해주고 싶다. 캄보디아에서는 김치가 비싸지만 맛은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캄보디아에서 한국 김치찌개를 요리해주고 싶다.
   한국 사람들은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멋지고 예쁜 사람들도 공부에 열중한다. 이러한 교육 문화가 장점이다.
   아이비 : 어느 카페에 가도 와이파이가 갖춰 있어 편리하다. 와이파이가 있기 때문에 정보를 찾을 때 매우 유용하다. 또한 화장품이 싸다는 것이다. 대만에도 한국 화장품이 있긴 하지만 가격은 비싸다.

Q4.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나임 : 많은 한국인들과 충남대 학생들은 외국인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다른 행동을 보인다. 미국 사람에게는 대화도 많이 하고 더욱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나를 포함한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 외국인에 대한 행동이 사뭇 다르다. 나는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충남대에는 수많은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 있고 각자 문화, 생활, 행동 등이 다르다. 이 때문에 나라 구별없이 상호 이해하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문화적 상대성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피에라 : 충남대 학생들과 좋은 관계로 발전하고 싶다. 나는 의사소통을 하고 싶지만 그러한 연결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외국인 유학생과 대화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많이 바쁜 것 같다. 그러나 의사소통은 대단히 세계화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한 사람을 알고 지낸다면 알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을 더 신뢰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신뢰 관계를 만드는 것이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의사소통이 매우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을 함에 있어서는 어느 국가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너와 나는 친구지만 미래에는 서로 한 나라의 대통령일 수 있고 한 나라의 장관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베라 : 특별히 바라는 점은 없지만 충남대학교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다른 나라에서 와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일과 그들의 언어를 공부하는 일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한국 학생들도 다른 문화를 배우려는 의지를 갖기를 바란다.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면서 나의 문화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비 : 나 또한 충남대학교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내가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항상 친절히 도와줬다.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Q5. 한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자신의 장래에 대한 계획은?

   나임 : 나의 계획은 단기 계획, 장기 계획으로 나누어져 있다. 단기 계획은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미국에서 공부를 이어서 하는 것이다. 나의 장기 계획이자 꿈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정치경제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만약 그 일이 실패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다. 나는 간절히 원하고 내가 해야만 한다면 절대 실패할 일이 없을 거라고 대답한다. 목표와 소망이 있으면 성공하지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하기를 원하면 이룰 수 있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 
   아이비 : 대학을 마치고 토플을 봐서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을 것이다. 아직 장기 계획은 잘 모르겠다.
   베라 : 석사 학위를 마치고 취업을 할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강의하고 싶다. 그리고 자유 시간에 프리랜서로 활동할 것이다. 기회가 있다면 다른 나라도 방문하고 싶다. 또한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진지하게 배우고 싶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나의 문화를 공부하기 싫었는데 여기 와서 사람들이 물어보면 제대로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기 위해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험을 쌓고 싶다. 
   소피에라 :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있지 않게 된다면 캄보디아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기업 경제학을 더 공부해서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을 것이다. 나는 비즈니스 분야를 좋아하는데 내가 경제학을 공부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경영학을 공부하면 매니저가 될 수 있지만 경제학을 공부하면 리더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유다.


글 / 최유림 기자 hahayoorim@cnu.ac.kr
허보영 기자 ourrights@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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