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판정 논란에서 우리가 배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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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블로그

   지금은 사그라졌지만, 몇 주 전 까지도 우리나라는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 선수 편파판정 논란으로 시끌벅적했어.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것이라 기대했던 국민들은 분노에 휩싸였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판정 재심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외신들은 앞 다퉈 러시아의 홈 버프와 심판진 구성에 의문을 두는 등 편파판정 가능성을 제기했어.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의 피겨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판정에 의문을 가졌어. 심지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전직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타리나 비트는 방송에서 “김연아 연기를 보고 정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그의 금메달을 확신했다. 하지만 정말 실망했고 화가 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어.
   김연아 선수의 연기에 결점이 없었기에 국민들이 분노할 만은 해. 그리고 잘못된 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 하지만 몇몇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꼬투리 잡힐 행동을 하고 있어. 몇몇 네티즌들은 소트니코바와 푸틴 총리의 SNS에 사이버 테러를 가하는 등 비매너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피겨 여자싱글에서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꼭 따야 한다’라는 푸틴 총리의 지시가 있었다는 둥 소트니코바와 심판이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라는 둥 사실 확인 여부가 불가능한 루머를 여기저기 퍼트리고 있어.
   전 세계에서는 이미 이번 소치 피켜스케이팅 판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비판하고 있어. 심지어 일부 러시아 언론에서도 편파판정을 비판하기도 했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친 비매너적인 행동은 우리나라의 발등을 스스로 찍는 일이자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의 열정을 짓밟는 일 아닐까? 정작 선수 당사자는 담담해. 주변에서 더 흥분하고 날뛰는 꼴이야. 국민들의 분노에 부채질을 하는 여론몰이도 한 몫 하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 금메달이 아니었어.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뒷모습, 세계적 예술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원했잖아. 그러나 이런 행동은 자칫 금메달을 빼앗긴 것에 대한 집착으로만 보일 수도 있어.
   부끄럽지만 홈 버프는 우리나라에도 존재했어. 88서울올림픽 복싱 결승 경기는 지금까지도 손에 꼽히는 편파판정으로 남아있지. 또한 2002 한일 월드컵은 과도한 선수 퇴장 명령 등으로 피파에서 선정한 최악의 홈 버프 대회로 꼽히기도 했어. 우리가 홈 버프 논란에 휩싸였던 것을 생각하면 과연 이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자격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들어.
   이번 판정을 계기로 2018 평창올림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어. 일부 사람들은 평창올림픽이 ‘복수의 기회’라 말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깨끗이 의무를 다 해야 권리도 주장 할 수 있는 법이잖아? 2018년 우리나라에서 열릴 평창올림픽에서는 홈버프로 얼룩진 경기가 없었으면 해. 매너를 지키면서 실력으로 정정당당히 승부하면 못 할 것이 없지 않겠어?


최유림 기자
hahayoorim@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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