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보다 사람이야기 가득한 술자리를 갖자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13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종강총회와 송년회 같은 연말 술자리 약속도 머지 않았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거나, 술만 먹으면 실수하는 사람들에게 술자리는 아주 곤혹스럽다. 이들에게도 즐거운 연말 술자리가 될 수 있도록 심리학과 윤미라 강사로부터 술자리 극복기를 들어봤다.
   대학에 입학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술자리에 단 한 번도 참석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학에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끊임없이 갖게 되는 술자리. 도대체 우리는 무슨 이유로 술자리에 계속 참여하는 것일까? 윤미라 강사는 “술이란 어떤 사람에겐 휴식을, 어떤 사람에겐 스트레스 해소를 가져다주기도 한다”며 “누군가는 바쁘게 일을 하다 긴장의 끈을 놓고 편히 쉬기 위해, 또 누군가는 용기가 없어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말했다. 한두 잔의 술을 기울이며 정답게 오고 가는 대화 속에 일상의 걱정도, 지난날의 응어리들도 씻은 듯이 사라지곤 한다. 결국 술 자체가 아닌 술이 만드는 분위기가 긴장감을 풀어주고 억눌려 있던 욕구들을 표출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냥 좋을 것만 같은 술자리도 어떤 이에겐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술을 못 마시거나 싫어하는 이들은 되도록이면 술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술자리를 제공한 사람과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염려해 억지로 술자리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이다. 윤 강사는 이런 이들에게 회피와 갈등, 둘 중 하나를 과감히 선택할 것을 충고했다. 그는 “두 상황 속에서 갈팡질팡하지 말고 과감하게 하나를 선택해 맞설 수 있어야 한다”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선택에 그 순간만큼은 책임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소신을 갖고 술이 없어도 인간관계가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음주문화를 개척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량을 고려하지 않고 술에 흠뻑 취해 주변 사람들을 진땀 빼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윤 강사는 “술자리에서 만취한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저지른 일을 일일이 다 뒤처리 해주는 것보다 차라리 무시하고 집으로 가버리는 것이 좋다”며 “과음으로 무책임한 행동을 범했을 때 상대방을 받아주지 말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줘야 곤란한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정이랍시고 술주정을 받아주기 이전에 때론 인생의 쓴 맛을 알려주는 친구가 더 좋은 친구일 수 있다.
   그렇다면 술고래들에게 꼭 필요한 ‘술을 조절하며 마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윤미라 강사는 “일단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섭취량을 자의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힘들다”며 “술이 들어가면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에 주량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술자리에 돈을 적게 가져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윤 강사는 “술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술자리에 돈을 조금만 가져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술을 같이 먹는 멤버들의 성향도 파악해 술을 좋아하는 멤버가 있는 날은 술자리를 최대한 기피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미라 강사는 “우리나라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해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이 존중되지 못할 위험이 크다. 술을 마시는 것은 문제가 아니겠지만 술자리에 강압적으로 참여하도록 권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술자리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단지 술을 마시기 위해 술자리를 마련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이 고파서가 아니라 서로 터놓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 바로 그것 때문에 술자리를 가질 것이다. 이번 연말 술자리부터는 술을 마시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안부를 물으며 화목하게 한 해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술자리가 가득하길 바란다.
 

최병인 기자 bright9400@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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