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성(性), 지켜야 할 선(線)

 

   <빅뱅이론>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가. 빅뱅이론은 국내에서 유명한 <프렌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은 시트콤 드라마다. 이 드라마 안에서 등장인물은 성적인 대화를 과감하게 한다. 때론 비유적으로 때론 우회적으로 아주 가끔은 직설적으로 날리기도 한다.
   우리학교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대학생들이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는 없었던 성(性)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간호학과 송라윤 교수로부터 들어봤다.
   현재 우리는 성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 심지어 포르노까지 쉽게 찾을 수 있는 ‘성 개방시대’에 살고 있다. 송 교수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정보 전달이 용이해져 성 개방화가 빨라졌다. 과거 비밀스러웠던 이성교제는 오간데 없고 남녀 관계의 형성은 동성 친구와의 관계처럼 자연스럽고 스스럼 없는 일이 돼버렸다”며 “남녀관계를 편하게 생각하는 경향만 보더라도 젊은이들의 인식이 상당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성에 대한 젊은 청춘들의 열린 자세에 대해 일부는 성을 가볍게 여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송 교수는 “친구 관계에서 우정을 오래 간직하려면 공감과 배려가 필요한데 이는 이성 교제도 마찬가지다. 스킨십과 성 관계는 두 사람의 공감과 동의 하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배려 없이 이뤄지는 관계는 필수불가결한 약속을 깨뜨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어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감정에 더욱 치우칠수록 판단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송 교수는 “이성 간에는 ‘지켜야 할 선’과 ‘책임’이 있는데 이 기준을 나 혼자서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을 때 비로소 배려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배려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해야 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여자보다 남자가 스킨십을 더 원한다는 것에는 모두들 동의할 것이다. 남녀가 원하는 사랑의 유형이 다르고 여성에 비해 남성은 ‘진도’를 나가야만 진정한 사랑을 나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연인 사이에서 남성이 먼저 스킨십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배려다. 송 교수는 “남성은 스스로 원하는 것이 단순히 욕망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인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성교제를 할 때 필요한 것은 배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려 만큼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제력과 책임감이다. 송 교수는 “본인이 자신의 성 문화가 개방화 됐다고 믿는 순간 자신의 책임까지 동반상승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 그리고 ‘하면 안 되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본능을 논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 본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20년 후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없을지가 결정된다. 송 교수는 “교제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이성보다 감정이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래서 충동적인 판단과 실수를 흔히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교제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음껏 즐기되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성(性)의 아름다움은 공감과 배려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 곁에 있는 연인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면 내가 먼저 더욱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내 생각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와 닿을지 항상 주의하고 조심하는 어른스러운 사랑을 시작해보자.


최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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