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학교 김정권(사학·88) 교수를 만나다

 

   대학생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취업. 날로 높아지는 스펙의 벽, 줄어드는 일자리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공통분모의 난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에게 손길을 내밀어주는 이가 있다. 바로 우리학교 전 혁신인력개발원 경력개발팀장이자 현재 광운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인 김정권 동문이다.
   김 교수는 전국적으로 가장 먼저 세워진 우리학교 취업지원과의 오래된 역사와 변화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대학생의 ‘취업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문의 탐구가 이어준 새로운 만남
   김 교수는 인문학 중에서도 3대 순수학문에 속하는 사학을 전공했다. 우리학교 사학과와 국사학과에서 각각 학사과정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서강대학교에서 박사과정까지 밟은 그는 순수 역사학도라 할 수 있다.
   그런 그와 취업진로의 연결고리는 아무래도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 물었다. 그는 “2000년 전후에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국립대학에 취업지원시설을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당시 충남대학교는 기존에 설치돼있던 취업보도센터와 학생생활연구소, 여대생커리어센터를 통합해 취업지원센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김 교수는 취업지원센터와 연을 맺게 됐다. 그는 “학부생 시절부터 사학 중에서도 인물의 전기와 열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취업센터에서 읽은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와 전기 사이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사람을 연구하는 같지만 다른 글이라는 점이 취업진로라는 분야에 눈을 뜨게 했다”고 말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생 취업이 사회적인 문제로 주목받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초기의 취업지원센터는 학생들에게 취업정보를 주로 제공하고 취업을 목적으로 한 교육을 진행했다. 지금은 취업과 관련된 정보를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제공되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취업이나 고용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취업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했다”며 “취업교육을 위해 고용능력개념 교육을 처음 실시했는데 이는 전국적으로 가장 먼저 시도한 사례였다”고 말했다.

   바다에서 진주 찾기로 인재양성에 힘쓰다
   취업지원센터는 이후 혁신인력개발원이라는 이름으로 새 단장을 했다.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인재 찾기에 힘을 쏟아 부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백마 엘리트 프로젝트’다. 김 교수는 “지금은 인재 양성 프로젝트가 각 대학마다 일반화돼 있지만 당시에 진행했던 백마 엘리트 프로젝트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최초의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백마엘리트 프로젝트를 통해 인력개발원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주요 대학의 관심과 더불어 금전적인 지원까지 받게 됐다.
   이후에도 그는 ‘CNU 혁신인력개발 프로젝트’, ‘지역거점대학 학생취업 활성화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일을 찾도록 도왔다. 또한 정책뿐만 아니라 캠프 운영, 교육, 상담 등을 운영해 다방면에서 취업·진로 분야가 활성화 되도록 선구자의 길을 걸었다.
   취업지원센터에서 혁신인력개발원에 이르기까지 인재 양성을 도맡았던 김 교수는 그의 연구 열정을 인정받아 광운대학교 교수로 부임하게 됐다.
   그는 “아직까지도 취업 지원에 대한 연구와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학생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향한 스승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졌다.

   체력으로 끈기를, 신문으로 생각을 길러라
   흔히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은 버킷 리스트에 적어 놓으라고 말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버킷 리스트다. 목적지 없이 항해하는 배는 난파당하기 십상이지만 분명한 목적지가 있는 배는 파도 앞에도 끄떡없는 것처럼 말이다.
   김 교수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크게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하라고 말한다”며 “하나는 강인한 체력, 다른 하나는 신문을 읽는 습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력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길러야 쉽게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이 국력이란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강한 체력은 당당한 자신감을 키워주고 궁극적으로 목표를 실현하는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게 한다.
   또한 김 교수는 “신문을 꾸준히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신문을 읽으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책은 모든 지식의 근간이다. 책으로부터 얻어진 지식은 생각의 힘에 무게를 실어준다. 신문을 보는 것은 매일 ‘신간’을 읽는 것과 다름없다. 날마다 신간을 읽는 습관으로 생각의 창고를 넓혀 나갈 수 있다.
   현재 광운대신문의 주간교수인 그는 평소 여론면의 사설에 자신의 글을 담으며 학생들과 똑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의 이런 경험은 실제로 글을 쓸 때 사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했다.
   그는 “사설을 하루 이틀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읽고 입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루에 15분씩 투자하라”고 말했다. 15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100일 동안 15분이 쌓이면 어느새 자신의 필력이 늘어난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또한 “취업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가진 능력을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진짜 능력인 셈”이라고 말했다.

   열정과 밝은 미소로 면접관을 사로잡다
   김 교수는 취업진로 분야를 연구하면서 그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다양한 면접들을 보며 느낀 것이 있다. 바로 직접 찾아가고 발로 뛰는 노력이 중요하단 사실이다.
   그는 “지도하던 학생 중 한 명이 H기업에 취직을 하고 싶어 했다. 그 학생은 매일같이 자신이 가고 싶은 기업을 찾아가 강하게 의지를 다짐하곤 했다. 실제로 그 학생은 자신이 원하던 기업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꿈꾸고 있는 목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본다면 의지가 더욱 강해진다”며 “직접 뛰어다니며 흘린 땀이 결국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준비하고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찾아오는 법이다.
   또 다른 특별한 경쟁력으로 김 교수는 ‘웃음’을 꼽았다. 어느 주한 외국인이 대한민국은 인재 천국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수없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장 빛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밝은 웃음’이다. 실제로 모 재단의 이사장 비서 면접에 면접관으로 초청받았던 그는 “면접에 응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외모도 준수하고 능력도 출중했다. 도저히 서류나 면접 결과로는 변별이 가능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억에 남는 응시자는 면접 내내 밝게 웃고 있는 응시자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취업이 인생의 또 다른 시작임을 학생들이 기억하길 바란다”며 “취업을 해결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지만 막상 사회생활을 해보면 인생은 시험의 연속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시험을 버티려면 끈기와 성실함이 필요한데 바로 이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것이 체력이다. 그는 “탄탄한 체력을 꾸준하게 길러야 힘든 시련이 왔을 때 극복해 낼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대학생 취업진로라는 분야에서 10여 년의 세월 동안 묵묵히 한 길만 걸어온 김정권 교수. 그의 뜨거운 열정과 학생을 향한 따뜻한 관심이 있기에 학생들은 오늘도 희망을 놓지 않고 힘차게 달린다.

 


글 / 사진 최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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