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심장, 페이지를 깊숙히 파헤치다

 
   강의가 끝나고 쉬는 시간. 다음 수업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다. 우리는 곧바로 주머니에 손을 넣어 스마트폰을 꺼낸다. 그리고 자연스레 페이스북 어플을 누른다. 어플 속 화면, 이른바 뉴스피드에는 온갖 사진과 동영상이 빈틈없이 채워져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지인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 외에도 각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최준호(경영·1) 학우는 “페이스북은 좋은 킬링 타임용 어플인 것 같다. 재밌는 자료가 많아서 주로 심심할 때 보는데 그 중에는 일상에 도움을 주는 정보도 많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정보와 흥미를 던져주는 페이지, 페이지 속으로 들어가 보자.

   SNS가 주목받는 이유, 페이지에 있다
   우리가 SNS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만남의 창이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 만나기 어려운 친구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 주는 오작교가 되어주곤 한다. 이렇듯 인간관계에서 SNS의 역할이 커지면서 덩달아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도 증가하게 됐다. 최근 페이지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그 기업들 중 하나는 바로 ‘롯데월드’다. 롯데월드는 놀이공원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페이지를 통해 고객에게 알리고 댓글을 통해 반응까지 파악하고 있다. 이로써 국내 놀이공원 중 최초로 현재 약 40만 명의 팬을 확보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페이지를 각종 이벤트 및 출시 상품 홍보에 사용하고 있다. 기업 페이지에서 올라온 정보를 사람들은 ‘좋아요’와 ‘공유하기’로 관심을 나타내고 그 정보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가듯 페이지의 파급 효과는 날로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내 손 안의 작은 잡지가 되다
   페이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누구나 손쉽게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소수의 정보 제공자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정보를 얻기만 하던 일반 사람들도 정보를 제공하는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이런 페이지의 특성 때문에 현재 페이지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렇게 늘어난 페이지들이 과거에는 흥미 위주의 정보를 주로 다뤘다면 최근에는 특정분야의 정보를 다루는 전문 페이지들도 등장하고 있다. 갑자기 늘어난 페이지들 사이에서 각자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 ‘먹방 페북’, ‘패션짱짱맨’, ‘대학의 정석’이 있다. ‘먹방 페북’은 맛집 소개를, ‘패션짱짱맨’은 최신 유행 패션 정보를, ‘대학의 정석’은 대학 생활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세 페이지 모두 젊은 층들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실제로 팬들 중 10대와 20대가 많다.
   사람들은 페이지에서 다루는 내용이 마음에 들면 즐겨찾기 목록에 추가하기도 한다. 해당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계속해서 보기 위해 마치 좋아하는 잡지를 정기 구독하는 것처럼 말이다.

   유머게시글의 대가, 피키캐스트
   색깔을 잘 살린 페이지 중 하나로 ‘피키캐스트’를 들 수 있다. 피키캐스트는 특히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페이지로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나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자료가 넘쳐난다. 본래 피키캐스트는 앱 개발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벤처기업이다. 현재는 자료의 확산성이 뛰어난 페이지 운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피키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학교 동문 장자성(의류·08학번) 씨는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피키캐스트를 개설하게 됐다”며 “예전부터 재미와 감동, 신기한 이야기를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었고 그런 쪽으로도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피키캐스트 페이지는 영상의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자료의 출처도 가지각색이다. 그는 “페이지에 업로드 하는 자료는 제보영상과 자체제작 콘텐츠를 이용한다. 포털사이트나 유튜브 같이 이미 오픈돼 있는 곳에서 자료를 얻기도 한다”며 “방송국 제휴를 통해 저작권이 확보돼 있는 콘텐츠를 적절히 선별해 업로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피키캐스트는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자료를 업로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으나 그 이외에도 피키캐스트의 모든 활동에 대해 알리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피키캐스트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 원활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다 보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제보를 받을 때도 있다. 장자성 씨는 “피키캐스트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받고 있다. 그래서 제보를 통해 생긴 에피소드가 많다”며 한 여학생의 사연을 소개했다. 비인기 종목 선수로서 국내대회에 참여한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어머니의 투병 사실을 몰랐고 결국 대회를 며칠 앞둔 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그 여학생은 대회에서 꼭 수상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얘기하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여학생의 종목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었기 때문에 그 학생이 수상한 뒤에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그 여학생의 사연을 피키캐스트에서 소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 이후에 피키캐스트는 여학생의 사연을 게시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고 글을 본 사람들은 여학생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는 “단지 피키캐스트를 통해 전하고자 한 일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어 뿌듯했다. 그때의 일은 한동안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자성 씨는 업로드한 자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자료를 소개했다. “한 버스 기사님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승객을 도와주는 감동적인 사진이었다. 5만이 넘는 ‘좋아요’ 수치를 기록했고 그 이후에도 보건복지부와 방송국에서 연락이 와 피키캐스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페이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어서 개인과 기업뿐만 아니라 기관과 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비록 페이지의 수와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아지고 있지만 페이지를 운영하는 이유는 하나인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소통’이다. 학생이나 직장인을 포함한 현대인은 모두 각자의 바쁜 일상에 지쳐 사람들과 대화도 잘 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고자 페이지는 인터넷을 이용해 대화의 장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에게 사람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는지 되새겨주고 있다. 이런 페이지가 오랫동안 우리 곁에 함께 하길 바라본다.


최병인 수습기자
 bright9400@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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