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성장 경험에서 사회환원적 고민 필요

  소비성, 일회성 유행 극복, 참된 여행문화로 정착돼야

  눈만 뜨면 TV에서 오대양사건의 세모관련 수사가 엉켜진 실타래처럼 엉키기만 하고 경희대에서 열리는 범민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북측대표 80여명이 판문점에서 되돌아가는 이, 불볕더위는 누구든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만든다. 그러나 막상 떠나기는 또 쉽질 않다. 다음 기회로 미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철저한 계획하에 「떠나는 것」을 과감히 실행하는 학우가 늘고있다. 「배낭여행」이 바로 그것.
  학생들의 배낭여행만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는 국내에 6곳 정도가 있는데 한 여행사 통계에 따르면 이번 여름방학동안에 7천여명이, 충남에서만 2백50여명이 배낭여행을 간 것으로 추산된다.
  배낭여행은 원래 철도로 이어져있는 유럽에서 대학생들이 「적은 돈으로 많은 곳」을 볼 수 있는 여행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60년대부터 이 배낭여행이 성행하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여행이 자율화되면서 3~4년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하여 1~2년 사이에 벌써 많은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학우들이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어 앞으로 여행문화의 하나로 안정적인 정착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행기를 이용해야만 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적은돈」의 원칙은 변질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늘어나는 대학생들의 배낭여행을 두고 찬반론이 분분하다.
  세계 속에 당당히 어깨를 겨누는 젊은이로써 견문을 넓히고 실제적인 언어습득 능력을 기를 수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인데 배낭여행을 다녀온 한 학우는 『우리것, 정체성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싶었고, 여행이 아닐 정도로 심각한 고뇌와 그 해답을 부여할 것으로 스스로 요구했다』고 말하는데, 성장하는 젊은이로써 객관적인 눈으로 세계와 우리나라의 실정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또 한 학우는 『정권에 의해 왜곡된 우리나라 젊은이들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소 외교관역할도 해낼 수 있고 현지인들과 생활하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의 국민성들을 다시 생각하고 이민가서 열심히 바람직하게 살고있는 동포들을 보며 민족사명감과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길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산활동에 직접 참가하지도 않은 학생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외화를 낭비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대부분이 유럽여행으로 30박 또는 40박 정도로 다녀오는데 비용은 30박을 기준으로 약 1백60만원 정도가 든다』고 말하는데, 실제 다녀온 학생들에 의하면 약2백만원이 윗돈다는 것이다. 왕복항공원, 철도여행권(유레일패스), 국제학생증, 유스호스텔증등이 필요한데 이것을 위한 비용으로 1백만원이 소요되고 보통 하루 생활비를 1만원에서 1만5천원정도로 잡는다고 한다.
  『한달내내 일해서도 등록금을 채 다 마련하지 못했다』는 어느 학우의 말을 상기해 볼만한 일이다. 대학생에게 2백만원 정도면 엄청난 큰 돈인데 이것에 대한 올바른 사용가치를 찾기위해서라도 철저한 계획하에 배낭여행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어와야 한다.
  언어라든가 그 나라의 역사적 이해, 생활방식등에 대한 준비가 없으면 무지한 입장에서 여행이 아니라 보고 구경하다 오는 것이 되기 싶다.
  배낭여행이란 정보여행이어서 여행을 다녀온 자들로부터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여행사의 알선으로 가는 경우 2~3달 가량의 준비기간동안 조심해야할 행동양식, 회화교육등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한 학우는 프랑스 니스해변의 나체족들 속에서 우리나라 배낭여행하는 사람들끼리 맞부딪혔을 경우 서로 옷들을 주섬 주섬 주워입는 모습들을 본 적이 있다며 우리의 것을 잃어버리고 외국의 방식에 흡수되어 행동하는 배낭족들을 볼때 안타깝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 땅도 제대로 이해못한 채 해외여행을 한다는 것은 사회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대학인들의 참된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부모님이 비용을 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학우들이 아르바이트로 비용을 마련하는 것, 「적은 비용으로 많이 배우겠다」는 뜻이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학인들의 실리적이고 합리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배낭여행이 개인성장의 경험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배낭여행에서 삶에 대한 관점이 더욱 풍부화되고 세계 속에서 「한국」을 더욱 객관화하여 볼 수 있다면 지성인으로서 사회를 위해 환원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한 것이며 배낭여행이 일회적이고 소비적이고 유행에 따라가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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