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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냄새가 나는 것이 당연했다. 리어카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반쯤 찢어진 전단, 담배꽁초. 먹다가 흘린 떡볶이 국물, 통째로 납작해진 아이스크림콘. 그리고 개똥. 머릿속에는 잠에 대한 생각, 잠들기 전 담배 한 개비, 소주 한 잔. 노동의 대가로 가장 가까운 것은 포만감이었으며, 내일도 모레도 그래야만
특집
충대신문
2010.05.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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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훔치는 손길 위로 물비늘이 반짝인다 수면 위를 뛰노는 햇빛은 물고기의 맥박을 닮아 있고 여울 속에 흔들리는 물그늘이 햇빛의 무늬를 따라 졸음을 퍼뜨린다 물고기의 엷은 핏줄 손바닥 위로 잎맥처럼 돋아난다 초여름의 여린 박동이 두 손에 고이 잠들고 있다 어제 잡은 물고기를 또 한 번 건져 올린 아이는 물병을 빙글거리며 여름을 놀리고 신록의 부드러운 햇살
특집
충대신문
2010.05.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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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응모된 작품이 예년에 비해서도 훨씬 많았다. 삶의 환경이 유사한 때문인지, 경험을 재현하고 변주할 언어 능력이 그만한 때문인지, 혹은 흉내내고 본받을 텍스트가 빈곤한 때문인지 대부분의 작품들은 가벼운 소재와 플롯으로 너무 쉽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종료되었다. 소설의 종결은 서사의미가 완결되는 순간으로 진중한 지연을 통해서 마침내 이르는 형식이어야 한다.
특집
충대신문
2010.05.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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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부탁이니깐, 저희 할머니 좀 데려가 주세요. 이러다 둘 중에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날 것 같으니깐. 벌 받아도 되니깐 아니 난 이미 한번 죽었으니깐 제발 부탁할게요. 이렇게” 발보다 못한 손을 가슴팍에 모은 채, 두 무릎 땅에 끌고 기도한다. 교회 문턱이라곤 밟아 본 적 없는 나. 그래도 기독교인인 할머니가 편하게 죽음을 맞이하도
특집
충대신문
2010.05.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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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작 30편 중 <구름 낀 맑은 날>과 <속삭임>이 돋보였다. 감상적인 신변잡기와 단정적인 논술 성격의 글은 일단 제외시켰다. 그리고 경험의 객관적 형상화 수준을 고려했다. 여행과 나들이를 통해 느낀 점을 기록한 글도 있었지만 대개는 소소한 일상 속 가족, 부모, 조부모, 선생님, 연인의 존재가치를 깨닫는 과정을 기록한 글이 많았다.
특집
충대신문
2010.05.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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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민주주의의는 대표-책임-참여라는 핵심 원리로 설명되곤 한다. 일찍이 존 스튜어트 밀(J.S Mill)은 ‘최선의 정치체제는 시민이 그들 자신에 의해 정기적으로 선출되는 “대표자”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파하였다. 이어 필립 슈미터 (Philippe Schmitter)는 민주주의를 ‘통치자가 공적 영역에서 그 행
특집
충대신문
2010.05.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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