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의 예시 2011년에 상영된 국내 영화 써니(좌)는 1980년에 개봉한 프랑스 작품인 라붐(우)의 명장면을 오마주했다.

  할리우드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1963~)의 작품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장면이 셀 수 없이 보인다. 그런데 평론가와 대중들은 이를 문제삼지 않는다. 왜 그럴까? 바로 그가 존경하는 감독들에게 보이는 표시, 즉 오마주(Homage)이기 때문이다.
  오마주는 일반적으로 다른 작품의 표현이나 장면을 흉내내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거장의 작품’이 오마주의 대상으로 인정받는데, 특히 영화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풍자의 성격을 지닌 패러디와는 다르게 오마주는 원작자에 대한 경의를 표출하는 게 목적이다. 오마주의 가치는 단순히 감독 자신이 영향을 받은 장면을 따라함으로써 생기는 게 아니라, 모티프로 삼은 작품을 자신만의 것으로 재창작했을 때 진정으로 빛을 발한다.
  그러나 오마주 역시 표절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표절은 베꼈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한다면 오마주는 원저작물로부터 영향을 받아 그것을 자신의 영역으로 개척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오마주의 대표적인 예시로 각각 《사망유희》, 《첩혈쌍웅》을 오마주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시리즈와 《저수지의 개들》이 있다. 특히 《킬 빌》 시리즈는 《사망유희》에서 이소룡이 입고 나온 노란 트레이닝복을 주인공이 그대로 입고 나왔다. 국내에선 《석양의 무법자들》을 오마주한 봉준호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원작이 가진 핵심적인 요소들을 가져와 작품 전반에 잘 녹여 호평을 받았다.
  사실 표절이나 오마주를 어떻게 나누고 판단하는지 무척 어렵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원작자에게 사전에 알리는 것이다. 아무리 오마주를 통해 명작으로 칭송받는 작품이더라도 정작 원작자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법적 문제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작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건전한 비판 의식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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