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노래

  ▼갑자기 바람이 매서워졌다. 달걀은 병아리를 품고 있고 꽃봉오리는 꽃을 품고 있는 봄은 와야할때 꼭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갑자기 불어오는 눈보라에 마음이 급해진다. 봄을 믿지 못하는 조급성일까.
  하지만 그 눈살속에는 새순은, 새생명은 싹트고 있으니 봄을 잉태한 바람임에 틀림없다. 아니 그렇게 믿기로 한다. 가끔씩은 억측같은 희망을 가지고 싶을때가 있다.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신한국'을 선택했다. 조금이라도 우리네 삶에 변화가 있길 바라면서, 신바람나는 정치를 기대하면서 서로를 믿으면서 봄을 확신하면서 가슴을 열고 봄의 멀지 않음에 두근거려했다. 특정인을 위한 중립내각과 언로의 철저한 킹메이커전략과 국민들의 레드컴플렉스의 자극과 관려을 동원한 힘의 논리에도 어느새 우뚝 서 있을 서로를 믿었기에 희망은 늘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변화를 갈망하는 마음은 '안정'속의 '개혁'이라는 왜곡된 선택을 강요당했고 또다른 겨울을 만났다.
  ▼3당야합의 변절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문민정부'의 출범을 그리 미더워하지 않는다. '신한국창조', 개혁의 약속에 변절당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선거속에서의 과정이 그랬고 김영삼의 족적이 그랬다. 문민정부라는 말장난을 믿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안정을 지향하는 개혁은 늘 한을 탄압하는 기조로 갈 수 밖에 없음을 예견한다. 변절의 욕구는 늘 자리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꺼져가는 불꽃이 어느샌가 커다란 불꽃을 피워올림을 본적이 있다. 커다란 대특을 태우는 불꽃도 한 점 불꽃에서 비롯된다. 겨울속에는 가녀린 봄의 싹이 자라고 있고 어느샌가 산천을 푸르게 변화시킬 것이다.
  겨울로 다시 후퇴한듯한 계에 부딪힐때 노동자, 농민바람에 활짝 편 가슴을 웅크리고 다시 동면에 들어가려 준비하는 어리석음을 범할수는 없다. 희망은 언제나 어떤 형태로든 현재속에 존재하기 마련이고 힘찬 걸음만이 희망을 현실로 안아올수 있다. 봄은 지금 우리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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