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여, 직업을 가져라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0년의 39.9%에서 93년 47.2%로 증가했다. 이것은 국경없는 경제전쟁 시대에 여성인력 활용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핵가족화와 기술의 발달로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이 매우 적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적자생존의 원칙이 철저히 적용되는 무한경쟁 시대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력 확보에 실패하면 국제화, 개방화는 곧 종속화, 예속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오늘날 세계 각국은 기업, 정부, 교육, 노조 등의 조직과 제도를 개혁하면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초우량 기업만이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그동안 남성위주로 운용되던 '연공주의' 인력관리에서 벗어나 '능력주의'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능력주의로의 전환에 따라 30대에 임원승진, 40대에 실직이라는 빠른 인력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그런데 능력주의의 요청은 고학력 여성인력에게는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국제화, 개방화 시대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 국경과 성의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을 차별하는 기업은 차별하지 않는 기업에게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몇몇 기업들은 이런 국제화, 고용평등의 분위기를 타고 여성인력을 흡수하는 장치를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여성 채용 비율 다소 감소
  50대 그룹의 대졸자 신규채용이 지난해 경기호황으로 사상 처음 3만명 선을 넘어 섰다. 그 반면에 여성 채용은 93년(2천5백26명)보다 약 2백명 정도 늘어난 2천7백41명에 그쳤다. 여성채용 비율은 88년부터 93년까지는 4%대에서 91년 5.4%, 92년 6.3%, 93년에는 9.7%로 채용비율이 해마다 증가하였으나 94년도에는 8.6%로 1.1%가 감소했다. 이것은 전체 대졸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5%인 점을 감안해 볼 때 대졸여성의 취업난은 여전히 심각한 실정이다. 여성채용 방법은 공채(76.8%), 추천(17.5%), 인턴사원(4.5%), 기타(1.2%) 순이며, 특히 인턴채용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 여성들의 자아실현 욕구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0년의 39.9%에서 93년 47.2%로 증가했다. 대졸 여성들의 직종별 분포를 보면 전체 취업자의 63.6%가 전문기술직에 종사하고, 그 다음이 사무관리직, 판매직, 서비스직, 행정관리직, 단순노무직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기술직의 경우 교사, 간호사, 약사가 대부분이며, 사무직의 경우는 비서, 도서관 사서가 취업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에서의 성별직종분리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여성대졸 신규 취업자의 직종별 분포를 보면, 행정관리직과 사무직에 취업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행정관리직의 취업율 증가는 89년과 91년에 공무원임용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여성채용비율의 상한선을 철폐한 결과, 하위직 공무원 채용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무직의 취업율 증가는 최근 기업에서 여성인력을 채용하는 비중이 증가한데 기인하고 있다. 고학력 여성에 대한 노동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인데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째, 이유는 국경 없는 경제전쟁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인력관리가 요구되고 있어 여성인력 활용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또한 선진국 기업들의 여성인력 활용사례는 우리나라 기업의 여성인력 관리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산업구조와 작업 환경은 경제의 서비스화, 제조업의 소프트화, 정보화 등으로 종업원들에게 과거의 육체적인 힘 대신 정신적인 머리와 손을 요구하고 있어 여성인력의 유용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셋째, 가족구조는 자녀수의 감소로 핵가족화가 일반화되고 가전제품의 발달로 육아 및 가사노동의 부담이 감소함에 따라, 여성의 계속적인 취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정부 및 기업의 탁아소, 유아원의 건립 확대, 노력이 증가하고 있어 기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보다 용이해질 것이다.
  넷째, 여성의 의식구조 변화를 들 수 있다. 현대 여성들은 자아의식이 확대되고 있어 유교전통에 따른 남존여비, 여필종부의 기존 가치관에서 탈피, 일 자체를 결혼이나 가정보다 우선시하는 사고가 확대되어 직업은 필수적이고 결혼은 선택 사항이라는 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 여성 근로자의 프로페셔널리즘이 확대되는 추세를 여겨진다.
  다섯째, 남성의 의식구조가 남성위주의 사고에서 남, 녀 평등의 사고로 점점 전환해 가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남성이 증가하고 있을뿐 아니라, 가사노동의 분담을 통해 유교전통에서 지배된 가부장적 자세에서 벗어나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남성들의이 증가하고 있다.
  여섯째, 여성 노동력의 고학력화 추세 지속과 남녀고용 평등법의 실효성 증가를 들 수 있다. 핵가족화가 진전되면서 가정에서 여성과 남성에 대한 교육투자가 동일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성별에 의한 학력차별이 없어지고 있다. 또한 남녀고용 평등법을 준수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일곱째, 기업의 인사관리 관행이 학력과 성별을 중시하던 연공주의에서 벗어나 직무 성격과 능력을 중시하는 직무 또는 직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직에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고학력 여성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덟째, 고용 형태의 변화다. 임시직, 파트타이머, 파견근로자 등 비정규직 형태의 고용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인력 관리가 고임금, 인력부족, 대립적 노사관계 등으로 소수 정예주의를 추구하면서 핵심인력은 정예화하고 주변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근무형태도 플렉스타임제, 재택 근무 등이 도입되고 있어 여성의 참여가 증가할 전망이다.

 
 

 

※ 본 기사는 '96 하반기 채용기업가이드, '95 하반기 채용기업연구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충대신문 기자가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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