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주체 노동자, 그 웅비의 날개짓

  지난 11일 우리 나라 노동운동의 한 획을 긋는 민주노총이 출범했다. 전국 노동자 문화제, 창립 대의원 대회, 전국 노동자 대회를 지면에 담아본다.

글  :  김재중 기자, 이제원 기자
사진 : 김재중 기자, 최혁중 기자

 

  25년전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며 한점 불꽃으로 산화한 전태일 열사가 긋기 시작한 노동운동의 획이 한줄 더 그어졌다. 지난 11일 창립 대의원대회를 치러내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공식 출범한 것이다. 전태일 열사의 사후 고난과 가시밭길을 달려온 노동운동의 맥이 87년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면서 가시화 되었으며 숱한 음해속에서도 우뚝 솟은 것이다. 민주노총의 출범은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창립대의원 대회
  11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대의원 대회는 창립대회인 만큼 토론과정에 더불어 노동계 인사들의 자축의 의미가 강조된 행사였다. 양규헌 공동대표의 개회선언에 이어 민주노총 가맹조직 소개, 국내외 인사들의 소개뒤 권영길 공동대표의 인사말이 있었다. 권대표는 “우리는 드디어 만들었다. 오늘에 이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동지들이 피와 노력을 바쳐왔던가?”라며 “작은 불만은 가라 앉히고 엄숙하고 성숙하게 치러내자.”고 격양되어 이야기 했다. 이후 연대사에서는 천영세 전국연합 의장과 IMF 사무총장이 민주노총 출범을 축하했다. 특히 IMF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는 노동운동 탄압을 중지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부에서는 전교조 위원장 정해숙씨가 임시의장으로 선출되어 민주노총의 강령과 규약 채택, 임원선출 등을 의결했다. 전체 대의원 366명 중 326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287표의 찬성표를 얻은 권영길 대표가 민주노총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인사말에서 권대표는 “민주노총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역사의 현장인 이곳에서부터 노동해방의 길로 나아갑시다”라고 밝혔다. 이어 권영길 위원장의 사회로 3부 순서가 이어졌다. 3부에서는 국제노동단체(ICFTU)의 가입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뒤 ‘4천만 국민에게 드리는 글’, ‘세계 노동자에게 드리는 글’, ‘창립선언문’의 낭독이 있었다. 창립선언문의 주된 내용은 민주노총이 산별노조를 통한 전국중앙조직으로의 발전, 민주세력과 연대한 정치세력화의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이날 대의원 대회는 1천 2백만 노동자들의 단일조직의 구체적 위상을 담는데 한계는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정통성있는 숙원조직의 틀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민주노총 창립 전국노동자 문화제
  11일 오후 7시 전국 노동자 문화제가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렸다. 행사장에 등장한 민주노총 의장인 권영길씨는 ‘정말 기쁩니다. 전국의 많은 노동자가 왔다. 아직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라며 민주노총 건설에 한없는 기쁨을 표시했다. 2부 순서에서는 전교조 ‘해맑은 웃음을 위하여’의 축하공연으로 시작해 서울 북부지역, 금속연맹, 부천ㆍ시흥 지역등의 참가자들의 문예실력을 가늠했다. 행사 중간에는 한총련 의장인 정태흥(고려대 총학생회장)군의 연대사가 있었다. 이자리에서 정태흥 의장은 “노동자들의 위대한 힘을 알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건설되는 지금 우리 청년 학생은 항상 노동자들과 같이 통일 조국과 해방 조국을 위한 자리에 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7천여명의 후원과 온 국민의 성금으로 제작된 전태일 영화 예고편이 있었다. 또 전태일 역을 맡은 홍경인 군이 나와 관중들의 요청으로 ‘아침이슬’과 ‘광야에서’를 불렀다. 전국 노동자 문화제는 1만 5천명을 수용한다는 연세대 노천극장의 수용인원을 2만 5천명으로 늘려놓고 관중들의 대대적인 호응속에서 4시간의 모든 공연을 마쳤다.

민주노총 창립 전국 노동자 대회
  민주노총 창립 전국 노동자 대회가 지난 12일 오후 2시 여의도 광장에서 노동자와 학생, 시민 6만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행사에 앞서 연세대에서 여의도 광장까지 가두행진을 가졌다. 문화 행사 1부와 본 대회 문화 행사 2부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꽃다지등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되었다.
  본 대회에서는 노동자대회 참가 노조들의 깃발 입장으로 시작했다. 민주노총 산하조직 소개에서는 전국 861개 노조 41만 8천 1백 54명이 가입했음을 밝혔다. 다음으로 창립선언문에서는 민주노총은 민주적 개혁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개혁함과 더불어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재민주세력과 결합하여 정치세력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문화 행사 2부에서는 ‘민주노총호 출항 대동 뱃놀이’를 노동자와 학생, 시민이 함께 어울림으로서 민주노총건설이 노동자만의 조직이 아님을 말했다. 대동 뱃놀이를 끝으로 역사적인 민주노총건설 전국 노동자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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