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천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인 제17대 총학생회 선거활동이 시작되었다. 이에 우리 신문사는 각 후보와의 좌담회를 통해 그들이 마련한 내년도 총학생회상을 들어보았다.
ㆍ일시 : 95년 11월 10일 오후 9시
ㆍ장소 : 충대신문자료실
ㆍ사회 : 양중모 편집국장
ㆍ정리 : 김수진 문화부장

 

△ 각 후보들 나름대로 제27대 총학생회에 대한 대략적인 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만약 총학생회에 당선된다면 어떻게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 말해달라.

  1번 조찬구    자주적 학생회를 건설해 학생들이 학교의 주체, 주인으로 올곧게 설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 일례로 지금까지 학생회 선거에서 “무엇을 해 주겠습니다”의 무작위 홍보가 아닌 선거때부터 학생들의 참여를 우선시해서 그들의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 실제로 현재 설문 형식의 자료, 홍보집을 통해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들을 듣고 그것을 토대로 학생들이 바라는 사업을 할 것이다.
  2번 정재헌    강한 학생권을 위해 강한 학생회를, 강한 학생권을 위해 강한 학생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학생사회를 강화시킬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이것을 크게 참여, 자치, 연대의 대학이라 명명했다. 즉 학생들이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로 통치의 대상이 아닌 자치의 주체, 고립이 아닌 연대의 대학이 되도록 할 것이다.

 

△ 해마다 제기되어온 등록금 문제, 소비조합 문제에 대한 문제 인식과 개선방향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달라.

  1번 박운영    지금까지 등록금 책정 과정은 비공개적으로 3-4명의 학생간부만 참석한채 ‘밀실행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성회비는 학생들이 내는 돈이며 기성회비 책정과정은 학생들이 알아야 할 권리이다. 또한 우리학교 소비조합은 80년 2천만원의 기성회비로 처음 출발하였다. 그러나 교수 13명, 교직원 5명, 학생 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이사 구성원의 소비조합 자체에 대한 무관심, 비공개적 운영등을 통해 많은 폐단을 지니고 있다. 이에 학교 전 구성원의 공동체적 투자로 복지를 증진시키는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을 건설할 계획이다.
  1번 조찬구    조금 더 덧붙혀 말하겠다. 우리학교는 전반적으로 등록금 문제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아 사실 ‘수익자 부담 원리’로 학생들만 항상 당해 왔다. 이러한 부분을 위해 교육의 공공성에 입각한 ‘전담연구부서’가 마련되어야 하며 단기적인 부분만을 봐 등록금 인상율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장기적 전망 속에서 정부의 ‘교육재정 확보’를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즉 현재의 국방비를 줄이고 주한 미군에게 주둔비를 받아 교육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근본적 해결 방안이다. 그리고 비민주적, 비경제적인 소비조합보다는 연대 속에서 공동구매하며, 그 이익금은 교육재정 및 학생 복지를 위해 쓰일 수 있는 생협의 건설이 필요하다. 이것 또한 우리에게 맞는 생협을 연구하는 ‘전담부서’가 필요하며 이러한 기관은 공개모집 형식을 통해 학생들을 모집하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2번 신일섭    등록금, 소비조합 문제 등은 그 결정권이 학생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학생들은 항상 피동적일 수 밖에 없다. 먼저 등록금의 경우 ‘수혜자 부담 원칙’ 이라 해서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만 모든 부담을 주고 있다. 이는 국방비등의 소모성 예산을 줄여 나가는 것을 통해 극복해야 하므로 통일운동의 일환이기도 한 평화군축을 통한 교육재정 확보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 커다란 해결 방안이고, 단기적으로는 대학본부와 등록금 책정과정에서의 협의로 학생들과 함께 힘있게 진행하는 것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다. 또한 소비조합의 경우 타학교의 모범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장점을 살려 우리학교 현실에 맞는 생협을 건설해서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

 

△ 내년의 경우 학내에서는 학부제 문제가 가장 중점적으로 떠오를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한 각 후보들의 생각과 대안을 말해 달라.

  2번 신일섭    먼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어버린 학부제 문제를 ‘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의 차원을 벗어나서 이제는 ‘올바른 학부제 실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해당 학과별 ‘소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교수ㆍ학생이 참여하는 ‘과별 소위원회’에서 타대학 사례조사 및 자체 연구를 통해 계열화의 구체적인 상이 마련돼야 한다. 해당학과 교수나 학생 즉, ‘과별 소위원회’ 프로젝트의 타당성의 검증과 공유를 위한 공청회 등의 형식도 필요하다. 전공규정의 개선으로 전공필수과목 축소 및 단계적 폐지, 전공일정 과목의 단계적 확대(강좌 개설권, 강사 추천권 확보)하겠다. 그리고 대학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화를 위한 대학자치협의회 건설, 교수협의회 건설, 과 학생회 건설 지원 및 장기적인 학번 학생회 건설 추진, 동아리 강화 및 동아리 학회 등 자치 활동단위의 새로운 연대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1번 박운영     2번 후보의 말에 많은 부분 공통적인 것 같다. 학부제는 대학원 중심제를 겨냥, 대안없이 서구를 따르는 제도이다. 이러한 것보다는 내실을 기해야 하며 강의 평가제, 공개 강사 채용 등을 통해 공개적인 합의를 통해 실행되어야 한다.
  1번 조찬구     동일한 성격의 과들을 횡적으로 연결한 학부제는 어느 정도 인정한다. 그러나 학부제를 결정하게 된 그 과정이 중요하며 지금부터라도 학교 구성원간의 신뢰 회복을 통해 교수, 학생간의 정례회의 등을 활성화시켜 학부제로 인한 기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 각 후보의 공약 내용중 중심적인 부분을 설명해 달라.

  1번 조찬구    ‘자주시대 청년다운 공동체를 향하여’란 틀에서 크게 교육환경권 쟁취와 학생권 강화로 잡아 보았다. 교육환경권은 학내의 교통문제, 도서관 복지, 식당 질 개선 등과 학외문제로 가까운 새동네 관광특구 문제를 들 수 있다. 또한 학원의 3주체의 자주적 참여와 민주적 운영으로 자주학원, 민족대학건설을 위해 학생이 학교의 주체, 주인으로 서고자 학생권의 올바른 정립과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즉 학사경고제, 학과 통폐합, 교수 및 강사 채용 등과 같이 학생들의 이해와 연결되는 중대 사안의 논의와 결정과정에서 학생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할 것이다.
  2번 신일섭    크게 4가지로 나눠 보았다. 첫째, ‘살아있는 교육의 대학’으로 대학구 설치, 과기원과 대학간 협력체제 구축, 대학도서관 자료열람실 상호 개방, 학점 인정제를 실시할 것이다. 둘째로는, 실험 ‘창조 문화의 대학’, 셋째는 민노총(특히 지역적으로 과기노조)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과 일상적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학내 제단체와 맺어주는 ‘사회로의 열린 대학’을 건설하겠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해 ‘21세기를 예비하는 정보의 대학’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 내년에는 총선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부권 중심의 대학으로 이를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2번 정재헌    올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반민자, 반김영삼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 안에서 이제는 한국정치 개혁을 위해 진보적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국민적 의견을 반영하는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열 예정이다. 즉 지역적 운동을 강화하여 지역민의 지지를 받아 사회 변화, 발전을 위해 총선을 준비할 것이다.
  1번 조찬구    5ㆍ18 문제의 진상규명을 위한 대중적 의지를 모아 내년도 총선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 흐름을 역행하며 국민을 무시하는 반통일, 반민중적인 김영삼 정권을 총선을 통해 심판해야 하며 아울러 유신잔당인 자민련도 낙선시켜야 한다.

 

△ 마지막으로 많은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번 정재헌    많은 부분에 있어서 1만 8천을 책임지는 총학생회장의 자격으로는 부족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옳다고 느낀다면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으로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감히 나섰다. 남한 사회의 자본주의적 모순과 학내의 여러모순을 극복하고, 학생회와 학생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 끊임없는 고민으로 펼쳐나가겠다.
  2번 신일섭    모든 부분 학생들이 바라는 것을 풀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있는 힘을 다해 열심히 할 자신이 있으며 학생들의 끊임없는 관심, 후원, 동참을 바란다.
  1번 조찬구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지 간에 충대의 발전을 위해 애쓸것이라 여기며 학생들이 학생회의 눈과 귀가 되어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학생의 이해와 요구에 반하지 않게 올곧게 서는 학생회를 건설해 나가겠다.
  1번 박운영    요즘들어 많은 학생들을 만나면서 기분이 참 좋다. 의외로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까지 제시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비록 몸은 지치지만 뿌듯함을 느낀다. 앞으로도 직접 몸으로 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느끼는 가운데 함께 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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