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뿌듯한 믿음으로

  ”아가, 이름은 뭔고?” 큰 눈에 서글서글한 뚝배기 아저씨 같이 다가섰던 찬구형. 다소 과장을 섞자면 이 짧은 2박 3일 안의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찬구형은 새내기의 이름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었다. 역시 내 이름도 불러 주었다. “영선아”
  그 흐뭇한 웃음속에서 벌써 두치는 자란 내 의식의 키를 느낄 수 있었다. 왜소해져가는 우리의 도시적인 메마른 정서를 텁텁한 막걸리 같은 사투리와 걸진 목소리로 적셨던 그때의 모습들에서 대학생활의 생기를 체험했다.
  얼마전 찬구형이 총학생회장에 출마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다. 잃어버린 10여명의 선배님들에 대한 슬픔을 다 씻기도 전에 더 큰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동안 가슴이 꽉 막히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쉼없이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광주학살자들을 법정으로 보내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전개해왔고, 학생회에서는 늘 학우들을 위해 강의를 거르면서까지 노력한 것. 그리고 늘 웃음을 간직하고 후배들을 사랑으로 보듬던 그 모습들에서 힘찬 결의의 박수를 보낸다.
  조직사건에 연루되어 검찰에 송치되어 있는 다른 형들을 위해서 찬구형의 총학생회장 입후보 결행을 단순한 동의가 아닌 가슴 뿌듯한 믿음으로 지켜본다. 적어도 찬구형은 자꾸만 잠식당하는 학생권 문제, 국민혈세를 수천억씩 삼키고도 버젓이 행세하는 위정자들의 정치적 사안은 물론 학내문제까지 늘 저항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여하튼, 결과보다는 과정의 깨끗함을 바라며 상대 후보자들의 선전을 바란다.
  “찬구형, 우리가 함께 뛸테니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하세요!”

류영선(경영ㆍ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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