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결혼하고 싶습니다”

  “시험은 반드시 머리 좋은 사람만을 원하지는 않나봐요. 평범하면서도 처음 품은 뜻을 굽히지 않고, 소신있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합격자 발표 이후, 여기저기 갑작스런 방송사의 요청으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주위 사람들의 축하와 격려가 오히려 고맙다고 말하는 이강혁씨는 우리 학교 경제학과 81학번 선배이다.
  “작년에 축구 시합을 하다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한 동안은 목발을 짚은채로, 택시를 타고 직장에 근무했었죠.” 어엿한 직장도 있는 터였지만, 대학 다닐 때부터 행정고시에 대해 소망하던 꿈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다, 사고로 몸은 몸대로 아파 짜증스럽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이씨는 아픈 몸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대의 기회란 걸 깨달았고, 그때부터는 몸은 불편해도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지난날 얘기를 담담히 꺼내는 이씨와 얘기하고 있는 용문동사무소는 제각기 볼 일로 찾아온 사람들로 꽤 분주하다. 93년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이후 처음 구청세무소에서 일하다가 현재 그가 몸담고 있는 직장이다.
  “동사무소에서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며 근무한 일은 공무원으로서 앞으로 일하는 데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민원 업무로는 행정의 최일선 말단기관이지만 배운 것이 많습니다.” 이씨는 공무원으로서 주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행정을 펴고 싶었으나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밝힌다. 그러나 자신의 소신은 공단은 조성했는데도 입주하는 기업이 없고, 부도율도 높은 대전 경제를 경제학과의 전공을 살려 활성화 시키는 것이라고.
  대학시절, 자신의 소심한 면때문에 후회도 남는다는 이씨는 앞으로의 모든 삶에는 적극적으로 임하고 싶다고 말한다.
  “2남 2녀 중 장남인데다 나이가 35인데도 결혼을 아직 안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걸 이루기 전에는 좀 뒤로 미루고 싶었거든요. 다행히 뜻을 이루었으니 이젠 행복한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하고 싶습니다.”라는 이씨의 눈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씨의 끈기와 소신있는 삶에 격려를 보내며, 그의 결혼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김혜령 기자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