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을 가진 나라 ‘태국’

  작년 12월 1일 출국하여 3개월간 태국에 있는 자매학교인 Burapha대학에서 지난 여름에 신성철 교수님께서 수고하신 초급 한국어에 이어 중급 한국어 강의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 기회에 태국과 자매학교에 관해 간략한 소개를 해볼까 한다.
  Burapha대학은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90km거리에 있으며, 유명한 바타야 해수욕장이 남쪽으로 약 30km의 가까운 거리에 있다. Burapha대학은 1955년에 Bangsaen사범대학으로 처음 설립된 후 1974년에 종합대학으로 개편되었다. 현재의 Burapha대학의 명칭과 함께 제2의 도약의 계기를 갖게 된 것은 1990년이다. 그후 충남대학교의 유성 캠퍼스 건설을 연상케하는 대대적인 대학 건설 사업에 의해 비약적인 발전을 계속 해왔으며 현재도 많은 건물을 건축 중에 있다.
  눈부신 외형적인 발전에 비해 교육과정은 아직 빈약한 편이다. 간호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교육대학, 보건대학, 공과대학 그리고 예술대학등 모두 7개 단과대학에 32개의 학과가 있다. 석사과정은 7개 과정이 있으며 박사과정은 아직 없다. 이제 막 탄생한 공대는 현재 화공학과와 산업공학과 뿐이며, 현재 2학년까지 밖에 없으나 앞으로 매년 학과를 증설할 계획이다. 공대 건물은 이미 다 완성되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체 학생수는 800명 정도의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5,000명 정도이나 2000년 까지는 8,000명 정도로 증원할 계획으로 있으며, 현재 동부지역의 끝인 찬타부리에 분교를 건설중에 있다.
  태국 대학의 특징 중 하나는 학생들의 교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남학생은 검은바지에 흰 상의, 여학생은 검은 긴 치마에 흰 블라우스를 입는 것이 특색이다.(원칙적으로 교복을 입지 않고는 교실에 들어올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여학생들은 거의 화장을 하지 않고 파마도 하지 않기 때문에, 여학생이 많은 대학의 경우 캠퍼스 분위기는 마치 수녀원같은 느낌을 준다. 학생들은 모두 순박하고 교수들 역시 아주 친절하다.
  태국의 다른 대학은 잘 모르겠으나 Burapha대학의 재미있는 특징중의 하나는 여교수가 많고 (약 50%?) 또 그 중엔 독신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우대받는 나라이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교직원들이 학교 관사 아니면 신축한 학교 아파트에서 관리비만 내고 생활하고 있다. 상하의 나라이기 때문인지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없으며, 학생ㆍ교수할 것 없이 모두가 승용차 아니면 오토바이 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학교 건물 주변에는 학생들의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꽉 차 있다.
  사범대학으로 출발한 탓인지 순수 인문분야는 약하며, 인문대학에 인문계통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학과는 태국어학과, 영문과, 사학과 그리고 생긴지 얼마 안되는 중문과와 일문과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들 두 학과는 현재 동양어학과로 통합 운영되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어학과를 추가로 개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태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대학은 Burapha대학외에 세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모두 아직은 개척 단계에 있는 것 같고, 한국학 연구소가 정식으로 개설될 경우 자매학교인 충남대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번에 태국에 가서 동남아에는 아시안 게임의 축소판이라고 말할 수 있는 SEA Game(South East Asian Game)이라는 4년마다 열리는 순수동양계(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 스리랑카는 제외) 동남아 국가간의 운동경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작년 12월 태국 칭마이에서 개최된 이 경기에서 태국은 금메달 157개로 전체 금메달 중 반 가량을 독식했다. 2위인 인도네시아는 77개, 3, 4위인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33개와 31개를 얻는데 그쳤다. 아무리 주체국의 잇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것은 동남아에서 태국의 국력을 그대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국은 한국 다음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자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다. 현재 태국에 진출하고 있는 크고 작은 한국 기업체는 250개가 넘으며 앞으로는 특히 대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긴 안목에서 볼 때 한국과 태국과의 긴밀한 유대와 협조관계는 양국의 발전과 국익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보며, 이에 충남대학교가 그 일익을 담당하게 되기를 충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박영의(영문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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