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사설

  요즈음 나라 안팎으로 시끄럽다. TV나 신문 등 각종 언론 매체들은 쉴 새 없이 새로운 뉴스와 이슈들을 쏟아내면서 국민들을 반반으로 갈라 싸우게 유도하는 것이 이제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8월 내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로 처리수니 오염수니 하는 논쟁에서 불붙더니 과학적이라느니 괴담이라느니 하면서 남녀가 노소가 동서가 갈라져 싸우는 형국이다. 결국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는 8월 24일부터 전 인류적 고민거리인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킬러 문항이라는 낯설은 단어가 유행이었다.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사교육 카르텔을 타파하고, 교사와 사교육 업체와의 유착행위에 대해 형사적·행정적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검토하겠다고 난리를 피웠다. 

  7월에는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새내기 담임교사가 교내에서 자살하는 일이 있었다. 학부모로부터 받은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고, 갑질한 가해 학부모의 직업도 공개되었다. 이를 기화로 그 동안 일부 학부모의 갑질에 눌려왔던 교사들도 9월 4일, 49재에 참여하기 위해 8만여명의 교사들이 연가나 병가를 내겠다는 집단 행동에 나섰고, 교육부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웹툰작가 주호민씨 부부의 자폐 아들 담당교사 고소사건이 항간에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교사들에 대한 ‘교권’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화두가 되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은 학생인권 선언이 문제라는 보수 교육계 측과 이는 별개라는 진보 교육계 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8월 1일부터 12일간 세계잼버리대회가 전북 새만금에서 열렸다. 4만3천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세계적 행사로 어마어마한 혈세가 투입되었지만 열악한 환경과 부실한 준비로 부끄러운 대회로 마무리 되었다. 이번 행사 또한 정치권에서는 전 정부탓과 현 정부탓으로 서로 화살을 돌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뜬금없이 국방부장관이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있는 독립군 영웅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고 독립기념관 수장고로 옮기겠다고 밝히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백선엽 장군으로 대체하자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공산주의자냐 친일파냐 하는 때늦은 역사와 이념 문제가 교정으로 넘어온 것이다.  

  이제 9월이건만 올 한해도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숨가쁘고 피곤하게 달려온 오늘이다.

  작년에는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제로 온 국민들의 청각능력을 테스트하더니 올해도 다양한 이슈마다 국민들은 네 편, 내 편으로 쪼개지고 있다. 새 정부가 이제 겨우 1년 반이 지나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은 조각조각으로 나뉘어 싸우게 될까.          

 8월 초 집중호우로 논산천 강둑이 무너져 강물이 인근의 논밭과 마을을 덮친 바 있다. 댐이나 저수지도 조그마한 틈으로 무너지듯이 우리 사회도 조각조각 나뉘다보면 언젠가 둑방이 터져 모두가 휩쓸려가지 않겠는가.

  강둑을 잘 관리해야 하는 최고책임자는 위임받은 일에 미리 대비하고 관리함은 물론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봉사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최고책임자가 자기의 역할과 일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사회적 논의없이 그저 하고 싶은 대로만 일을 처리한다면 그 자체가 이미 국가적 재앙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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