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기자수첩

정지원 기자, 언론정보학과
정지원 기자, 언론정보학과

  “혹시 충대신문에서 도망치고 싶으신가요?”      

  수습기자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도망치고 싶어요. 하지만... 

  “다녀오겠습니다” 수습기자로서 1학기의 마지막 마감 회의 중, 도서관 관련 기사에 추가로 쓰일 인터뷰를 위해 기자는 도서관으로 걸어갔다. 휴대전화 하나와 수습기자로서의 깡을 지니고 말이다. 선배 기자와 국장님이 갔다 오라고 하셔서 결국 가긴 했지만 기자는 절대 가고 싶지 않았다. 

  1학기 동안 수습기자로 활동하며 기자의 필수 덕목을 깨달았다. 첫 번째 ‘얼굴에 철판 깔기’이다. 쓰고 있는 기사 주제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거나 학우들의 의견을 알기 위해서는 인터뷰가 필요하다. 새로운 사람과 인터뷰할 때, 서면으로 하면 얼마나 좋은가. 전화하거나 대면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때면 기자는 매우 두려워진다. 휴대전화라는 기계 혹은 파동으로 듣게 되는 목소리를 통해 어떤 대답이 즉각적으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서 인터뷰는 필수적이다. 설문조사를 하기 위해서도 여러 사람에게 연락한다. 에브리타임이나 충대신문 인스타그램에 네이버 폼 링크를 올리더라도 설문 응답자를 모으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들에게 “혹시 학과 단톡방에 네이버 폼을 올려줄 수 있을까?”라는 부탁과 함께 10명... 20명...늘어난다.   

  수습기자로서 활동하며 느낀 기자의 필수 덕목 두 번째, ‘소신’ 이와 동시에 ‘수용하는 마음’이다. 기사는 ‘주제 선정 - 개요서 작성 - 초안 작성 - 퇴고’의 과정으로 완성된다. 주제 선정은 기사에 적합한 주제로 국장단의 동의 아래 이루어진다. 개요서 작성과 초안 작성 후에는 국장단이 피드백을 주고 이에 따라 수정을 진행한다. 기사를 쓰는 과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피드백’이다. 물론 국장단의 능력을 존경하기에 기자는 피드백에 따라 수정한다. 하지만 국장단이 기자의 기사를 슬라임처럼 누른다고 기사가 눌리면 안 되는 것이 기자의 필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피드백을 통해 기자가 쓰고자 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기사를 쓰고자 할 때 기사의 첫 의도를 확실히 가지고 그것이 변질되지 않는 방향안에서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필수 덕목 세 번째, ‘시간 비우기’이다. 충대신문의 마감회의 전주는 ‘피드백 폭풍’이 시작된다. 그 폭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정을 계속 해야 한다. 이를 간과한 기자는 마감 회의 전주에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여행지에서 주섬주섬 노트북을 꺼내 기사를 수정했다. 

  9월호에 실을 기사를 위해 충대신문 단톡방에는 ‘00 퇴고했습니다’, ‘00 수정했습니다’가 반복되고 있다. 기자의 현재 머릿속에도 ‘기자가 지금 쓰고 있는 방향이 맞을까?’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군가 “충대신문에서 도망치고 싶으신가요?”라고 질문한다면   “아니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좋은 신문을 발행하기 위한 목표 아래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다른 기자님들을 보고 있으면 기자도 그들 사이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기 때문이다. 넘어질 때가 있더라도 ‘수습’ 기자로서 앞으로도 ‘좋은 신문 발행’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기사를 하나씩 작성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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