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주가 변동 사항을 앱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한 대학생의 모습이다. 사진/ 이승혜 기자
실시간 주가 변동 사항을 앱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한 대학생의 모습이다. 사진/ 이승혜 기자

  “하루의 시작과 끝을 주식으로 보내고 있어요”  

  우리 학교 A 학우는 올해로 주식투자 4년 차에 접어들었다. A 학우의 일상은 언제나 주식과 함께하고 있다. 아침 9시, 학교 수업에 가기 위해 일어난 그가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주가(주식이나 주권의 가격)를 확인하는 것이다. 평소 사용하고 있는 주식 앱에 들어가서 주가가 올랐는지 내렸는지 본다. A 학우는 이렇게 일과를 시작하고 학교에서의 삶을 보낸다. 오후 3시 30분경 주식장이 닫힌 후 A 학우는 다시 주식 앱에 들어가서 주가를 확인한다. 오후 11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시간까지도 A 학우는 주식과 함께한다. 즐겨보는 주식 관련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면서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하루가 끝이 난다.  

  이렇듯 주식은 A 학우의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이는 A 학우뿐만 아니라 주식투자를 하는 많은 대학생들의 일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폭락한 이후,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의 초보 개인 투자자들이 폭락한 주가의 반등을 노리고 저가매수(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는 것)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2022년에는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주식투자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2021년 대학생 주식투자 현황, 10명 중 3명 꼴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인포/ 송민경 기자
2021년 대학생 주식투자 현황, 10명 중 3명 꼴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인포/ 송민경 기자

  주식투자에 뛰어든 대학생  

  최근 몇 년 동안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대학생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대전의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21년 금강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말엔 직장인들의 유입이 많았는데 요즘엔 주식에 관심을 갖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증권 계좌 개설을 문의하는 경우가 간간이 있다”고 말했다. 

  - 주식이란?

  주식이란 주식회사의 입장에서 자본금을 구성하는 요소이자 동시에 주주가 주주의 자격을 얻기 위해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출자금액을 의미한다. 여기서 주식회사란 주식의 발행을 통해 여러 사람으로부터 자본금을 조달받고 설립된 회사를 말한다. 쉽게 말해 주식회사의 주인은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다. 이처럼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돈을 여러 사람이 투자하는 것을 주식투자라고 한다.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주식게시판, 학우들이 주식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인포/ 송민경 기자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주식게시판, 학우들이 주식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인포/ 송민경 기자

  - 너도나도 주식투자 

  지난 2021년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취업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1,2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9.2%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대학생 10명 중 3명꼴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은 대학생이 66.9%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는 대학생이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학교에서는 금융 및 주식 관련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으며, 에브리타임 내에서도 주식 게시판이 개설됐다. 아직 주식투자 경험이 없는 우리 학교 B 학우는 “에브리타임이나 비슷한 나이의 또래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소위 ‘주린이(주식투자 초보자)’라며 주식 관련 기초 질문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 대학생 주식투자 방법 

  몇 년 전부터 영업점 내 방문뿐만 아니라 신분증만 있어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교적 쉽게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면서 대학생들의 주식투자 접근성이 높아졌다. 주식투자를 진행하기 이전에는 증권회사를 통해 계좌 개설을 진행한다. 계좌 개설을 완료한 후에는 앱 내에서 거래하고 싶은 회사를 검색하고, 매수가를 정해 투자를 진행한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투자자는 주주의 지위를 얻는다.

  대학생의 주식 투자 금액은 평균 500만 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한국투자증권이 ‘제5회 뱅키스 대학생 모의투자대회’에 참가한 대학·대학원생 4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7%가 주식에 500만 원 미만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왔다. 

  주식투자에 뛰어든 이유 

  - 코로나19 여파 

  대학생이 주식투자에 빠지게 된 이유 중 하나로는 ‘동학개미운동’이 있다. 동학개미운동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증시 폭락 상황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가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현상을 1894년 일어난 반외세적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것이다. 

  A 학우는 주식투자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코스피(종합주가지수)가 바닥을 칠 때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니, 주식을 사는 게 어떻겠냐는 부모님의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 저축의 낮은 이율  

  지난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1년 만기 기준 은행권의 총 39개 정기예금 중 6개의 상품을 제외한 33개 상품이 연 3.5% 기준금리(예금의 이자나 그 비율) 이하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낮아진 금리의 영향으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저축의 매력이 떨어졌다. 이에 주식투자는 대학생들에게 재테크 수단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2021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식투자를 시작하게 된 이유’로 ‘재산을 늘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44.8%)’이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주식투자를 한 경험이 있는 우리 학교 C 학우는 “저금리 시대에 돈을 은행에 저축하는 건 손해라고 생각해 주식투자를 해봤다”고 말했다.  

  - 접근 경로의 다양성 

  대학생이 주식투자를 접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대학생들은 주로 ▲지인 ▲주식 관련 동아리 활동 ▲금융아카데미 ▲도서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서 주식투자에 관한 정보를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2022년 대학·대학원생 430명을 대상으로 주식투자를 접하게 된 경로에 대해 물어본 결과, ‘지인의 권유’가 4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문·잡지·도서가 14.4%, 유튜브가 14%, 온라인 커뮤니티·SNS·블로그가 13%를 차지했다.  

  C 학우는 주식투자를 접하게 된 경로에 대해 “주위 사람들을 통해 주식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주식투자의 시작에 있어서 주변 지인들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또한 우리 학교 D 학우는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학교 동아리에서 주식투자를 접하며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학생 주식투자의 득  

  - 금전적 이득 

  주식투자를 시작한 대학생들은 이를 통해 금전적 수익을 얻고 있다. 2021년 한경비즈니스가 2030세대 주식투자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주식투자로 수익을 얻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73.6%를 차지했다. 이는 2030세대 주식투자자들의 금전적 이득을 보여주고 있다. D 학우는 주식투자를 통해 가장 뿌듯함을 느낀 부분에 대해 “직접 번 돈으로 투자를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년들은 주식투자를 통해 얻게 된 수익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거나 개인적 목표 달성을 이루는 데 사용하고 있다. 현재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우리 학교 박건(철학·1) 학우는 “주식을 통해 얻은 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생활비 마련에 보탠 적이 있다”고 답했다. 

  - 경제적 지식과 경험  

  주식투자는 대학생들에게 사회에 진출하기 전 경제적 지식과 경험을 쌓게 해준다. 주식투자를 진행하는 주식시장은 경제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그동안 경제성장률과 경기 침체 등의 경제적 상황은 증권시세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주가가 하락하고, 이러한 미국 주가의 하락은 국내 증시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같은 주식투자와 경제의 연관성은 대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경제적 상황을 분석하는 기회를 준다.  

  박건 학우는 “주식이라는 것 자체가 금리나 정부의 경제 정책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기초적인 경제 지식을 배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 학우 역시 “주식투자 경험을 통해 돈을 잃어도 기업 분석과 경제 상황에 대한 공부가 돼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대학생 주식투자의 실 

  - 금전적 손실 

  주가는 유동성이 크다는 특징으로 인해 금전적인 손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2020년 주식 열풍이 분 후, 너도나도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유행이 번졌다. 이에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식투자를 하는 주변인들을 따라 투자에 대한 사전 공부 없이 주식을 사는 사람이 생겨났고, 금전적 손실을 경험한 대학생이 증가했다. 2020년 쿠키뉴스가 국내 대형 증권사의 연령별 고객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1월부터 10월 말까지의 20대 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0.55%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령대별 투자자 수익률은 ▲40대(17.1%) ▲60대(4.35%) ▲30대(1.74%) ▲20대(-0.55%) ▲50대(-7%) 순으로, 20대의 수익률이 뒤에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실제로 A 학우와 C 학우 모두 주식투자를 통해 잃은 것으로 금전적 손실을 언급했다. 특히 C 학우는 “내가 주식를 위해 투자한 시간 대비 높은 수익을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약간의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 잘못된 경제관념 형성

  몇 년 전부터 20대 사이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영끌’과 ‘빚투’ 열풍이 불었다.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빚투는 ‘빚내서 투자’의 줄임말로, 대출을 받아가며 무리하게 투자하는 행동을 뜻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21년 전국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70.4%가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노력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9.6%에 불과했다. 

  따라서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버는 불로소득의 수단으로 주식투자가 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됐다. 나아가 주식투자에 집착하며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주식투자를 하는 대학생이 늘어났다. 대학생 E 씨는 2021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생활비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한 150만 원에서 절반 가까이 잃은 사실을 밝혔다. E 씨는 “대출 원금을 다 잃더라도 취업을 한 후 차차 갚으면 되므로 당장의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이 더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식투자, 공부가 필요하다 

  대학생들은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과 경제적 지식 및 경험을 얻게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대학생들이 주식투자로 인해 많은 돈을 잃거나 올바르지 못한 경제관념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대학생 개개인이 주식투자에 대한 신중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주식투자 관련 교육의 필요성 또한 촉구되고 있다.   

  - 주식투자를 대하는 대학생의 자세 

  전문가들은 주식투자 유행에 따라 무모한 투자를 하는 행위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8일 개최된 제155회 FSS 금융아카데미에서 MZ세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금융투자는 자산증식의 주요 수단이기도 하지만 과도한 투자는 원금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대상과 상품을 잘 알고 시작하는 것을 기본으로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대학생들은 주식투자에 대한 허황된 꿈을 가져서는 안 된다. C 학우는 “주식투자를 경험하며 주식을 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환상을 깰 수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토로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건 학우는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처음 해보는 사람들에게 “주식투자는 100% 수익을 보장하는 재테크 수단이 당연히 아니고,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해주는 재테크 수단도 아니다”며 “극적으로 수익률이 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 큰 욕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 주식투자 교육의 필요성 

  현재 금융감독원과 여러 증권사에서도 대학생 주식투자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해 금융 관련 세미나 및 모의투자 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박건 학우는 주식투자를 하기 전, 한화투자증권에서 제작한 앱 STEPS를 통해 모의주식투자를 하면서 ▲재무제표를 보는 법 ▲보통가 매매 ▲시장가 매매 ▲호가창 보는 법 ▲차트 보는 법 ▲시세포착주문 등 필수적인 투자 요소들을 익히며 큰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주식 동아리 내에서도 학우들을 대상으로 모의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투자동아리를 통해 모의투자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D 학우는 “모의투자를 진행하며 매수, 매도하는 방법부터 차트 보는 방법까지 직접 경험하게 되니 실제로 주식 거래를 할 때 필요한 지식을 익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답하며 주식을 시작하기 전 주식투자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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