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최지수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최지수 기자

 충대신문은 1954년 설립된 우리 학교의 공식 언론기구로, 현재 서로 다른 학과의 학생들이 모여 학내 사안을 취재하며 기자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충대신문을 졸업한 뒤 현직 언론인으로 나아가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지역 신문사 ‘충청투데이’에서 8년 차 기자로 일하고 있는 국어국문학과 11학번 최윤서 기자와 KBS 대전총국에서 시사교양 PD로 일하고 있는 정치외교학과 14학번 곽효원 PD다. 충대신문은 편집국장으로서 학보를 책임졌던 이들을 만나 학보사에서의 기자 생활과 현직 언론인의 삶을 들어봤다.

KBS 대전총국 곽효원 PD,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은지 기자
KBS 대전총국 곽효원 PD,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은지 기자

Q. 현재 근무하시는 언론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최윤서: ‘충청투데이’는 지역 일간지 신문이라 매일 신문 기사를 발행하는 게 주 업무예요. 저는 ‘교육문화부’에 속해 있어 교육청에 주로 출입하는데, 서브로 문화부나 복지부 출입도 같이 하고 있어요.

 A. 곽효원: KBS 대전총국의 시사교양 PD로서 ‘시사N대세남’이라는 지역 시사 프로그램 내 ‘이럴수이슈’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이슈를 취재해 VCR을 편집·제작하는 역할을 해요. 여기에 격주로 스튜디오 촬영을 거쳐 30분 분량의 방송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거의 프로그램 제작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Q. 언론인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최윤서: 언론사에 입사하려면 일명 ‘언론고시’를 봐야 하는데, 그중 논술은 꾸준한 노력이 중요해서 논술 스터디를 만들었어요. 당시 주요 이슈나 의제를 선정해서 글을 쓰고, 스터디원과 서로 피드백하면서 실전 연습을 했습니다. 

A. 곽효원: 학교에 다닐 때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학보사가 끝난 후에는 지역에서 잡지를 만드는 활동을 했고, 구글 코리아에서 주관하는 언론인 교육과정에도 참여해서 관련 역량을 기르려고 노력했죠. 

  대학 졸업 후에는 주로 언론사 인턴 기자로 활동했어요. 현직 언론에서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몸소 깨닫고 싶어 한겨레21, 연합뉴스, 조선일보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여러 언론사를 드나드느라 취업 준비를 약 3년 정도 했어요. 동시에 토익이나 한국어 능력 시험도 준비했습니다. 

Q. 학보사 기자랑 현직 언론인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최윤서: 가장 큰 차이는 학보사 기자들은 ‘학업’이란 또 다른 짐을 안고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학보사에서 기자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학생은 학생이잖아요. 주된 일은 학업이고, 대학생으로서의 신분을 잊지 말아야 하죠. 그러면서도 학내 기자로서 사명을 다해야 하고요. 그런 점에서 취재가 본업인 현직 기자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이클. 현재 충대신문은 학기에 3~4번 정도 발행을 한다고 하잖아요. 사실 이건 우리가 떠올리는 일반 신문은 아니에요.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달라져서 신문 제작 환경도 열악해지고, 기자를 구하기도 힘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학보사는 존폐 위기에 놓여 있고, 발행주기는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죠. 제가 학보사 할 때는 2주에 한 번이었는데, 이것조차도 선배들이 ‘나 때는 일주일에 한 번 했다’, ‘너희 이거 편한 거다’ 그랬거든요. 근데 지금은 발행주기가 더 길어졌잖아요. 

  이게 결국은 관보로 전락하느냐, 단순 잡지가 되느냐, 아니면 그마저도 없어지느냐의 문제로 이어질 거예요. 그리고 이 문제는 독자가 얼마나 있는지, 학보사를 유지하는 인력은 어느 정도인지, 학교에서 관련 지원을 얼마나 해주려고 하는지에 달려있어요. 발행주기가 계속 길어진다는 건 기존의 상황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해요.  

A. 곽효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학보사 기자는 조금은 실수해도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현업에서는 잘못된 보도를 냈을 때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오보를 내거나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는 등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이게 돼요. 

  그런 점에서 어쩌면 현직 언론인보다 학보사 기자가 움츠러들지 않고 취재하고 싶은 분야를 힘차게 파고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충대신문에서의 경험이 직무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최윤서: 발행주기나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학보사도 언론사와 포맷은 비슷해요. 그렇기 때문에 충대신문에서 3년간 자연스럽게 축적된 경험들이 실제로 언론사 입사를 준비할 때 굉장히 도움 됐어요. 단순히 글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취재 중 돌발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능력까지 기를 수 있었고요. 지금까지도 그때의 경험을 발판 삼아서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A. 곽효원: 기자는 비교적 혼자 할 수 있는 직업인 반면, PD는 협업이 매우 중요해요. 스튜디오 녹화 하나를 하는 데도 MC, 촬영 감독, FD 등 많은 직군의 기술자들이 참여하고요. 이때 PD는 진행 상황을 원활하게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요. 아무리 제가 연차가 낮은 막내 기수라고 하더라도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충대신문을 통해 많은 기자들과 협업했던 경험들이 PD라는 업무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특히 제가 맡았던 편집국장은 여러 기자들과 함께 어울리고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는데, 이렇게 20대 초반에 15명 남짓 되는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경험은 흔치 않았다고 생각해요. 

Q. 언론계에 종사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화는 무엇인가요? 

 A. 최윤서: 저희 충청투데이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러브투게더’라는 공동 캠페인을 한 적이 있어요. 지역의 소외계층이나 환우를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그들의 사연을 기사로 담아내는 방식으로 연계해서 모금 활동을 하는 캠페인이에요.

  그 캠페인으로 썼던 기사 중에 수영 영재인 중학생이 있었는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수영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 학생과 부모님을 만나서 들은 사연을 토대로 이 친구를 왜 도와줘야 하는지, 지역에서 왜 관심을 두고 키워줘야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보도했어요. 보도 이후에 대전시나 대기업에서 기사를 보고 학생에게 후원이 많이 들어왔다고 들었어요. 

  그 뒤, 연말에 학생 아버님께서 저에게 손 편지를 써서 보내주셨어요.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적은 편지를 받았을 때,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보람이나 사명감이 들더라고요. 이래서 내가 기자를 하는구나, 하고. 이런 식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이 잘 성장해 지역사회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지역 언론이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걸 그때 많이 느끼고 배웠던 것 같아요. 

Q. 충대신문이 주목해야 하는 지역 사회 의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최윤서: 충남대는 지역 거점 국립대학교잖아요. 그런데 학우들이 졸업 이후 대전이나 충남 지역에 남지 않고 다른 지역, 특히 수도권에서 취업을 하는 지역 인재 유출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요. 지역 거점 국립대학은 지역 내에서 선순환이 돼야 지역 거점대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서울에 가서 더 좋은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충남대는 지역 인재 유출 현상이 유독 심한 것 같아요.  

  반면 부산대 학우들은 졸업 후에도 부산에 남아서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나가며 성장해요. 지리적인 위치상 그럴 수도 있는데, 유독 충청권의 좋은 인력들이 서울로 빠져나가려고 하고, 그래야만 잘된 것으로 생각하잖아요. 이렇듯 청년 인재들이 왜 지역을 떠나는지에 대해 다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출산이나 기후위기 같은 아이템도 좋고요.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모두 무척 중요한 사회 의제니까요. 

 A. 곽효원: 저는 20대라서, 대학생이라서, 학보사 기자라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따로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여러분들이 관심 가지고 싶은 것, 관심 가는 모든 것들 다 관심을 가지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관심 자체가 곧 여러분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보사가 관심 가져야 하는 사람들은 같이 대학 다니는 학우들과 교직원분들이에요. 이런 독자들에게 기자로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엄밀히 따지면 학내 보도에 집중하는 것도 되게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사회 이슈는 기사 매체들이 이미 보도하고 있는데, 그걸 비슷하게 따라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잘 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거든요. 

  우리가 관심 있고 내가 해보고 싶은 학내 사안들을 취재하고 그걸 기사화해보는 것도 되게 유용한 기회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다양한 측면에서 해보되, 그게 독자를 위해서 하는 건지 아니면 대학이라는 공간 내에서 나의 역량들을 키워보고자 하는 건지는 스스로 고민하면서 방향성을 잡으면 될 것 같아요.  

Q. 학보사의 위기에 대한 대책이나 학보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조언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최윤서: 일단 지금 학보사가 겪는 많은 문제들이 단순 학보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언론사도 그 위기들을 동시에 겪고 있거든요. 저는 언론이 흔들리니까 학보사도 도미노처럼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것이라고 봐요. 유튜브가 나오면서 가짜 뉴스가 많아지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팩트 체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잖아요. 그 결과로 언론 자체에 대한 신뢰나 필요성이 하락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학보사도 필요 없어지는 거죠. 독자가 없으면 언론이 살아남을 수가 없는데 독자들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고, 학생들은 본인이 왜 학보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재하니까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언론의 위기는 학보사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전국의 신문사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또, 이제 신문보다는 유튜브가 훨씬 접근성이 좋은 걸 다들 잘 알잖아요. 충대신문도 전환이 필요한 단계인 만큼, 유튜브 채널이나 뉴미디어 체제로 발을 넓혀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의식 있는 학생들이 학내 권리 주장이나 인권 증진 등을 위해 학내 언론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느끼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A. 곽효원: 종이매체의 위기가 계속 언급돼 온 만큼 학보사의 위기 역시 무시할 수 없어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보사는 스스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줘야 해요. 요즘 많이 보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잘 활용해서 형식적인 변화를 꾀하는 방법이 있을 테고요. 

  질적인 측면에서는 우리 학교 학우들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다루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학교에서 보내는 보도자료만 수동적으로 기사에 담아내서는 안 되고요. 학보사는 학교 홍보팀과는 별개의 역할을 갖는 기관이니까요. 어찌 되든 학보사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단순 존속에만 그치지 않고 기자로서의 뿌듯함을 느끼려면 적극적인 직접 보도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사안을 신문에 담아내려는 태도가 중요할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언론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최윤서: 후배들이 학보사를 비롯해 많은 경험을 쌓아봤으면 좋겠어요. 우선 언론인이라는 꿈 자체가 신문에 국한되지 않는 것처럼, 충대신문 활동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걸 추천드려요. 그리고 그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을 기반으로 언론인으로서의 마음가짐, 혹은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길 바랍니다.

 A. 곽효원: 언론사도, 방송국도 두드리면 열리는 곳이니까 그 문을 두드리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애초에 자신의 꿈을 너무 낮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언론·방송 계열은 학벌을 중요시하고 언론고시와 같이 진입 장벽도 높아서 ‘내가 어떻게 그런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겠어‘라며 자책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도 진짜 못하는 거 많았거든요. 토익 점수는 죽어도 오르지 않았고, 학벌이나 정량 점수도 인서울 대학생에 비하면 부족해요. 그래서 전 ‘경험’으로 이겨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학교 다닐 때 지역 일간지를 발판으로 경험을 차차 쌓아서 이렇게 올라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흔히 대학생분들이 ‘휴학하는 게 좋을까요?’, ‘취업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해요. 기회비용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도전해보면 될 것 같다고 저는 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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