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사설

  우리 대학교의 캠퍼스도 겨울방학을 뒤로 하고 다시 2023년 봄 학기 개강을 했다. 바로 얼마 전인 2월 24일에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개최해 그동안 형설지공의 학업을 연마한 3,500여 명의 졸업생들을 떠나보냈다. 곧이어 지난 2월 28일 입학식을 통하여 5,000여명의 신입생들을 맞아들였다. 이제 캠퍼스는 강의실과 도서관에 바삐 오가며 학문적 열정을 불태우고 다른 한편으로 동료, 선후배들과 삼삼오오 함께 어울리는 학생들로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물론, 대학본부의 교직원과 교수들 모두 새로운 준비와 각오로 새 학기 강의에 돌입하고 있다.

  이번 봄 학기 개강이 어느 때보다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지난 3년 동안의 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시기를 지나 정부의 방역지침이 완화된 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2019년 12월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발생해 전세계적으로 급속 확산돼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팬데믹으로 규정된 COVID-19는 우리 인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우리 대학교도 COVID-19 상황 하에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COVID-19 첫해인 2020년 봄 학기에 개강이 20일 정도 지연됐었다. 곧이어 서둘러 개강했지만 대학의 중심적인 교육방식인 강의실 대면 수업들은 모두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돼 대체로 2021년까지 지속됐다. 다행히 2022년 봄학기가 돼서 다시 강의실 대면수업이 상당한 정도로 회복됐지만 일부는 여전히 온라인 수업과 병행됐다. 

  COVID-19 전파 시기에 또한 잊을 수 없는 것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의 일환으로 각 학과의 학생 자치회 방들과 대학 전체의 다양한 동아리 방들이 폐쇄됐다. 2022년 강의실 대면수업이 전면 재개됐어도 학생들은 서로 한 자리씩 띄어 앉아야만 했다.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들도 거의 모두 중단되거나 실행되는 경우도 대체로 온라인 수강으로 전환됐다. 물론, 지금까지 그 여파가 남아있는 것처럼 강의실 등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은 기본적인 의무사항이었다. 이례적인 COVID-19 상황에서 이러한 제한 조치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 정부, 학교 행정당국, 그리고 교수자와 학생들 모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COVID-19 방역 상황 속에서 대학 생활의 상당한 부분을 보낸 학생들을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젊은 날 왕성한 학습의 시기에 2~3년 동안 비대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일부 학습 효능성의 저하가 있지 않았을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활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교우관계에 있어 원격 수업 또는 강의실 내 의무적 마스크 착용으로 인하여 같은 과목을 수강한 학우 간에도 서로 누가 누구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보통이었다.

  이제 천우신조로 세계적인 방역 완화 추세에 따라 우리 정부의 방역 당국도 COVID-19 관련 방역지침을 완화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교의 교육환경도 COVID-19 이전 시기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됐다. COVID-19 상황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대학에서 교수, 학생, 교직원이 서로 흉금을 터놓고 국가 및 인류사회의 제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이제 더 이상 COVID-19와 같은 위험요인에 억눌리지 않고 마음껏 연구, 교육, 학습에 임할 때가 도래함에 깊이 감사하게 된다. 이제 우리 대학의 교수, 학생, 교직원 등 각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우리 대학과 같은 교육공동체에 가해지는 시대적 도전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국가와 인류 공동체가 우리 대학교와 같은 교육 공동체에 기대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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