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 기자는 SNS를 통해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를 실천하는 ‘용기내 챌린지’를 처음 접했다. 진부한 핑계일 수 있겠지만, 당시 기자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무뎌져 당장 챌린지에 동참해야겠다는 열의가 쉽게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가 2배로 급증했다는 뉴스를 본 후 ‘환경보호에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환경오염에 일조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그간 미뤄온 용기내 챌린지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용기내 챌린지는 ‘용기(勇氣)를 내서 용기(容器)에 포장해오자’는 뜻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장을 볼 때 발생하는 포장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챌린지 참여 방식은 간단하다. 본인이 챙겨간 다회용기에 구매한 음식이나 식재료를 담아 사진을 찍은 후 ‘#용기내’, ‘#용기내 챌린지’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게시물을 업로드하면 된다.

  챌린지 첫날에는 신문지와 에코백을 챙겨 아침 식사를 위한 장 보기에 나섰다. 마침 집에 라이스페이퍼가 있어 채소를 사서 월남쌈을 만들어 먹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집 앞 마트에 도착해보니 플라스틱 포장 없이 진열된 채소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기자는 채소 대신 과일이라도 포장해 가기로 했다. 무료로 제공되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 굳이 신문지로 과일을 포장하려는 기자를 직원분은 의아하게 보셨지만, 용기내 챌린지에 참여 중이라는 설명을 들으시고는 같이 포장해주셨다.

  둘째 날, 다회용기를 챙겨 제과점에 방문한 기자는 제빵사님께 케이크와 빵 포장을 부탁드렸다. 다회용기 포장 요구가 번거롭지는 않냐는 기자의 물음에 제빵사님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환경오염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봉투를 사용하고 있는데 같은 뜻을 가진 손님분들을 만나면 힘이 난다”고 말씀하셨다. 또 “포장 비용에도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가기에 다회용기 사용은 오히려 고맙다”고 하셨다.

  이처럼 환경과 더불어 소상공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용기내 챌린지. 이제는 큰 용기가 없어도 누구나, 어디서나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비록 기자는 미뤄왔지만, 더 나은 독자들은 지금 바로 ‘#용기내 챌린지’에 동참해보는 게 어떨까.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