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디지털 플랫폼 수 디지털 플랫폼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포/ 권나연 기자

  예로부터 우리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부,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왔다. 이러한 사회 참여 방식은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롭게 변화했다. 최근 ‘소셜 임팩트’ 플랫폼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부상하고 있다.

우리 학교 CES 동아리 농경대 뒷산에서 말레이즈 트랩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 CES 제공

  디지털 시대 이후 변화

  소셜 임팩트는 사회·경제·환경 등 모든 영역에서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지향한다. 이는 사회적 가치만을 추구하며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과 달리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 그렇다면 소셜 임팩트 플랫폼은 어떻게 등장했을까?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디지털 플랫폼 수는 지난 2020년, 약 1400개에 도달했다. 코로나19로 새롭게 형성된 언택트 문화는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을 촉진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따라 우리는 쇼핑, 일정 관리, 취미활동 등 여러 방면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은 사회 참여 형태에도 영향을 끼쳤다. 개방·참여·공유의 형태로 발전된 디지털 시대는 사회의 물리적·정신적 장벽을 허물고, 언제 어디서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과거 오프라인 환경은 개인의 목소리를 규합하는 데 비교적 오래 걸렸지만, 현재는 이러한 움직임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사람 간의 ‘연결’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힘을 만들어냈으며, 디지털 플랫폼이 사회 참여의 수단으로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리 학교 언론정보학과 김재영 교수는 소셜 임팩트 플랫폼이 확산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받으며 많은 사람이 자신이 가진 일부를 보태거나 공유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시대 속 사회 참여 양상

  과거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진 사회 참여가 이제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방식으로 진화했다. 매년 모금을 통해 취약 계층에 희망을 나눠주는 ‘구세군 자선냄비’는 QR코드 등으로 기부할 수 있는 ‘디지털 자선냄비’로 발전했다. 이처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사회 참여는 앞으로 더욱 활발한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함께 하자!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는 디지털 시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작년 우리나라의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89.3%로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용률이 증명하듯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 및 기관은 홍보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덕분에 챌린지’는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진행됐다. 이용자는 ‘존경합니다’를 뜻하는 수어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은 후 ‘#덕분에캠페인’, ‘#덕분에챌린지’, ‘#의료진덕분에’ 등의 해시태그를 게시한다. 덕분에 챌린지는 문재인 전 대통령, 김연아 선수 등이 동참했으며, 관련 게시글이 총 11만 3000여 개에 달할 만큼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편하게 하자!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에 깊이 침투한 만큼 생활 속에서 가벼운 실천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했다. ‘빅워크’는 이용자의 걸음 수만큼 기업 및 비영리단체가 진행하는 캠페인에 기부할 수 있는 참여형 걸음 기부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의 진동을 통해 걸음 수를 측정한 후 목표 금액에 따라 기부하는 방식이다. 작년 12월 한 달간 진행된 한국수자원공사의 ‘함께 걸어 코로나 극복’ 캠페인으로 기부된 걸음은 약 13억 보로 3만 4000여 명이 참가했다. 목표 걸음 수인 1억 보를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코로나19로 지역아동센터 이용이 제한돼 결식 우려가 있는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에게 영양 도시락을 제공했다. 
  직장인 유승환(37) 씨는 빅워크를 통해 매주 평균 약 10만 보를 기부하고 있다. 유승환 씨는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자기 계발 활동을 기부와 연계할 수 있는 것이 빅워크의 장점”이라 말했다. 또한 “더 많은 걸음 수를 기부하기 위해 러닝과 같은 걸음 수가 측정되는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즐겁게 하자!
  ‘네이처링’은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자연 활동 공유 플랫폼이다. 네이처링에는 이름, 관찰 위치 등과 함께 관찰한 생물 사진을 올리면 다양한 생태정보가 제공되는 ‘자연관찰’ 기능과 학교 생태지도 만들기 등 네이처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미션’ 기능이 있다. 특히 이용자들은 자연관찰 기능을 활용해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네이처링 이용자들이 야생 조류가 투명한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것을 발견해 새 종류, 사체 사진, 발견 위치 등을 기록하면, 이를 본 다른 이용자들은 그곳에 조류 충돌 저감 스티커를 붙인다. 지난 한 해 동안 900여 명의 이용자가 기록한 개체 피해는 총 173종 2만 6000여 마리에 이른다.  
  우리 학교 곤충학 동아리 CES는 작년 5월부터 1년간 학교를 중심으로 곤충 종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했다. CES 부원들은 곤충을 발견할 때마다 네이처링에 자유롭게 기록하며, 위치 기반 서비스를 참고해 교내에 트랩을 설치한 후 이를 주기적으로 회수해 생물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총 117종 552마리를 관찰해 CES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CES 회장 이송준(응용생물학·3) 학우는 “생물조사는 전국에서 이뤄져야 좋은 자료를 축적할 수 있는데, 네이처링을 통해 이용자들과 함께 전국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인도 부담 없이 참여해 생물을 보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 참여의 새로운 변화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플랫폼의 영역을 확장한 동시에 사회 참여 형태를 새롭게 변화시켰다. 일각에서는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정보통신기술(이하 ICT)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오는 2023년도에 출시 예정인 ‘리비월드(Re-Be world)’는 세계 최초 ESG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다시 생명이 시작되는 곳’을 뜻한다. ESG는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사회와 환경에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한다. 이용자들은 각 브랜드의 에코 제품을 구매하고 보상을 획득한다.
  우리는 리비월드와 같은 ICT 플랫폼을 활용해 사회 참여를 간접적으로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솔직 챌린지’와 같이 국민이 사회문제 해결책을 직접 제시하는 방안도 있다. 솔직 챌린지는 국민이 사회문제 ‘솔’루션을 ICT를 활용해 ‘직’접 개발한다는 의미로 국민 생활편의를 향상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일례로 작년 우수상을 받은 T.Q팀은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해 AR 기술로 무인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당신의 속도에 맞춰가는 거북이’를 개발했다. 이용자가 플랫폼에 내재된 카메라로 무인기기를 찍으면 영상과 글 2가지 형태의 사용법을 제공받는다.  
  김재영 교수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는 주기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시대는 사람과 사람 간 관계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회의 관계도 더욱 투명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더 나은 공동체 사회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사회 참여는 기존 사회 참여 방식의 틀을 깼다. 이용자는 시‧공간적 제약 없이 간편한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며, 다른 이용자와 사회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네이처링을 이용하는 우리 학교 김해인(응용생물학·3) 학우는 “플랫폼 접근이 용이해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다”며 디지털 사회 참여의 장점을 언급했다. 
  앞으로 사회는 무궁무진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 참여 형태의 발전까지 수반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속담처럼 작은 참여가 사회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모두 함께 더 나은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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